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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실 Dec 21. 2020

작고 쉽게 시작하라

습관 설계의 법칙1

습관은 몸에 밴 행동이다. 저항감 없이 자연스럽게 나오며 익숙함 속에 편안함을 느낀다. 한 번 형성된 습관은 바꾸기 어렵고 유지하려는 강한 본능이 작용한다. 따라서 새로운 습관을 만들려면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루고 싶은 행동의 수준을 낮게 정하고 쉽게 시작하는 거다. 기존 습관과 새로운 습관 사이에 마찰을 줄이는 게 관건이다. 문턱이 높으면 나도 모르게 겁이 난다.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오만가지 걱정이 앞선다. 걱정은 걱정을 가져오고 결국 걱정의 무게에 짓눌려 포기하게 만든다. 반대로 문턱이 낮으면 어떤가? 나도 해볼 만하겠는걸? 자신감이 붙는다. 심지어 지금보다 좀 더 난이도 높여서 도전해볼까? 다음 스텝을 준비한다. 그래서 많은 습관 책에서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이야기가 스몰 스텝이다. 두려움을 우회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로버트 마우어의 저서인 <아주 작은 반복의 힘>에서 자세히 소개된다. 작고 사소한 변화를 꾸준히 반복하는 게 목표한 계획을 달성하는 데 효과적이다는거다. 작게 시작해야 하는 이유는 뇌의 편도체와 관련이 있다. 이 편도체는 변화 자체를 위협과 위기라고 느끼기 때문에 이를 무척 싫어하고 되도록 피하려고 한다. 그렇기에 '현 상태에서 벗어나려는 행동을 계속 억제하고 결국 성공의 문턱에서 실패를 맛보게 한다. 따라서 편도체의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는 선에서 아주 작게 시작해야 한다. 변화라고 느끼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작게 더 작게


2020년 8월 초에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언택트 강사 스킬 업' 주제로 한 강의 요청이었다. 지금 돌아보면 감사한 전화였지만 그 당시는 큰 부담을 주는 전화였다. 주제도 생소하고 관련 자료나 정보가 많지 않은 상황이기에 정중히 거절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강의주제는 누구나 처음이고 미래 교육 방향과도 일치했기에 나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지 않을까? 기대감에 차올라 얼떨결에 해보겠다는 답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일단 해보겠다고 말로 통화를 마무리했긴 했지만 막막함이 밀려왔다. 고요한 속에 심장 소리는 멈출 줄 몰랐고, 걱정뿐이었다. 오프라인 강의에 익숙했던 나에게 온라인 라이브 강의는 생소한 분야였고 잘 할 수 있을? 자신감 또한 없었다. 뇌의 편도체가 변화라고 인식하는 반응이었다. 어떻게 하면 마찰 요소들을 제거할 수 있을까? 최소한의 노력으로 작게 시작하는 방법을 찾아 나의 컴포트 존을 넓혀 가려 했다.


첫 번째는 친한 지인들과 비대면 교제 모임을 만들었다. 불편한 공간도 편한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친숙한 공간으로 느껴지기에 비대면 환경에 익숙해지는 가장 낮은 문턱이었다. 매 주 함께 모여 한 주의 근황부터 고민까지 속 시원하게 터놓고 이야기했다. 참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어쩜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가던지 비대면이지만, 대면처럼 대화를 나눴다. 한편으로는 디지털 기술을 매개로 한 만남으로 불편함도 있었지만, 비대면만의 매력도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만남은 계속될수록 점점 비대면 환경에 조금씩 익숙해져갔다. 두 번째는 비대면 강의를 찾아 들었다. 그 당시 개설된 과정이 많지 않아 선택의 폭이 좁았지만, 최대한 수강하려고 개설 문의도 하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교육에 참여할 때는 학습자 입장에서 느껴지는 세심한 부분까지 점검하며 어떻게 하면 비대면 환경에서 학습자 중심의 교육 설계와 상호작용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의 폭을 넓혀갔다. 세 번째는 비대면 강의 연구 모임에 참여했다. 서로 알고 있는 지식과 실제 교육 현장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노하우를 공유했다. 같은 고민을 안고 있었기에 분위기는 뜨거웠으며 집단지성의 힘이 놀라웠다. 단시간에 많은 것들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며 몸으로 체화할 수 있었다. 네 번째는 직장 동료들을 대상으로 비대면 강의 리허설을 했다. 교육 중 발생 가능한 상황을 예측하고 문제 발생 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문제해결 역량을 키워갔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어느새 비대면 강의에 자신감이 붙었고 디지털 도구를 자유롭게 사용하게 됐다. 어색했던 비대면 환경이 익숙해진 거다. 그리고 며칠 후 실제 강의를 진행했는데 놀랍게도 결과는 교육 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 아직도 그 기쁨을 잊지 못한다. 이루고 싶은 행동의 수준을 낮게 정하고 쉽게 시작한 결과였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작은 눈덩이가 구르고 굴러 거대한 스노우볼이 되는 것처럼 새로운 습관을 만들고 싶다면 단계별 행동을 작게 만들고 쉬운 방법으로 꾸준히 실천해 나가자! 습관의 힘은 강력하다. 습관을 정하고 발전시켜 나간다면 내가 원하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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