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자후이 공원

by 생각의정원

상하이에 온 지도 몇 개월이 되었다. 처음에는 낯설었던 도시도 이제는 익숙해졌다. 고층 건물들 사이로 들어서면, 항상 그곳이 있었다. 쉬자후이 공원.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


주말 오후면 나는 공원으로 산책을 나간다. 특별한 목적은 없다. 그냥 걷는 것이다. 공원의 산책로를 따라 조용히 걸으면, 상하이라는 도시가 한 발씩 뒤로 물러난다.


공원 입구의 나무들이 내를 맞아준다. 엄청나게 큰 나무들이다. 이 나무들이 상하이의 발전을 모두 봐왔을 것이다. 고가도로가 생겼을 때도, 수십 개의 쇼핑몰이 들어섰을 때도. 그런데도 나무들은 거기 있었다. 움직이지 않고, 계절만 바꾸면서.


호수가 있다. 깊지 않은 호수인데, 물이 맑다. 오리들이 떠다닌다. 때로는 새들이 날아온다. 이 순간만큼은 이것이 상하이임을 잊을 수 있다. 이것이 어디인지 상관없이, 그냥 호수이고, 새이고, 햇빛이다.


벤치에 앉으면 다양한 사람들이 지나간다. 중국인 할머니들은 팬을 흔들며 춤을 춘다. 젊은 커플들은 손을 잡고 산책한다. 혼자 오는 사람도 많다. 나처럼. 이곳에서는 모두가 조용하다. 서로를 방해하지 않는 것이 이 공원의 예의인 것 같다.


내가 이곳을 좋아하는 이유는 아마도 그것 때문일 것이다. 상하이는 매우 빠르다. 지하철은 항상 만석이고, 거리는 항상 소음으로 가득하고, 모두가 어딘가로 가고 있다. 하지만 이 공원에서만큼은 그런 서두름이 없다.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


어제는 비가 내렸다. 나는 우산을 쓰고 공원으로 나갔다. 빗소리가 좋다. 아스팔트에 내리는 빗소리, 나뭇잎에 떨어지는 빗소리. 모두 다르다. 호수의 수면도 빗방울로 일렁인다. 이 순간 나는 상하이에 있다는 것이 감사했다. 이 공원에 있다는 것이.


공원의 끝자락에는 작은 다리가 있다. 그 다리를 건넌 후 돌아보면, 공원 전체가 보인다. 저 멀리 고층 빌딩들도 보인다. 하지만 이곳에서만큼은 그것들이 멀게 느껴진다. 마치 다른 세상에서 온 것처럼.


상하이는 내 도시가 아니다. 나는 여행자다. 언젠가는 떠날 것이다. 하지만 그 날이 올 때까지, 주말 오후마다 이 공원에 올 것이다. 나무들과 호수와 새들과 함께. 그들은 이미 나를 알고 있는 것 같다. 매번 나를 환영하는 눈빛으로.


혹시 상하이에 와 본 사람이 있다면, 쉬자후이 공원에 한 번 가보길 권한다. 여기는 상하이가 아니다. 여기는 그냥 공원이다. 그리고 때로는 그것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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