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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갓미 Sep 04. 2017

보지 못한 베르사유의 장미


 외관부터 화려한 베르사유 궁전. 정문 앞에는 위풍당당한 '루이 14세'의 동상이 분위기를 압도한다. 내부는 외관보다 훨씬 화려하다. 대리석도 색색이 마블링 되어서 아름답고 고급스러운 동시에 화려한 더한다. 거울의 방은 웅장할줄 알았는데 오히려 세련되고 하얗고 밝은 느낌.


왕실 예배당
정왕실예배당의 천장화


 '생 루이'에게 헌납된 이 예배당은 프랑스의 건축가 '아흐두앵 망사르'의 걸작품이다.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진 궁전의 다른 건물들과 달리 바로크양식으로 완공되었다. 이 성당의 주재료인 흰 대리석은 여러 문양의 대리석 바닥, 금도금된 제단, 하늘나라의 모습을 묘사한 화려한 천장화들과 대조를 이루어 더욱 하얗게 빛난다.


 독실한 카톨릭 신도인 '루이 14세'는 매일 아침 일찍 아침조례를 마치자 마자 거울의 방을 거쳐 큰 방들과 헤라클레스의 방을 통과하여, 왕족 전용 공간인 성당 2층에 자리잡고 새벽 미사에 참석했다고 한다. 백합 3송이가 새겨진 양탄자가 바로 왕의 자리!


 프랑스 왕자들의 세례식이 거행되기도 했고 '루이 15, 16, 18'세와 부르봉 가문의 마지막 왕 '샤를르 10세'의 결혼식이 거행된곳이기도 하다.


헤라클레스의 방 천정화
헤라클레스의 방을 지탱하는 대리석 기둥의 마블링


 왕실 예배당이 완공되기 전까지 예배당을 사용되었다는 헤라클레스의 방. '루이 15세'의 딸인 '루이즈 엘리자베스'와 스체인 왕자인 '필리페'의 결혼식 피로연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 곳의 천장화인 <헤라클레스의 결혼식>은 단일 천정화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314평방미터다. 신들의 제와인 제우스와 질투의 여신 헤라가 중앙에 있고, 영웅에게 걸맞는 청춘의 여신 헤베카를 헤라클레스에게 인도하는 장면이다. 또, 영웅의 12가지 시련을 암시하는 그림들이 삽입되어 있다. 142명의 등장인물을 포함하는 대작을 2년만에 완성한 화가 '프랑스와 르 므완느'는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이 작품 완성 후 자살을 했다고 한다(...)


비너스의 방 천정화
'루이 14세'의 동상


 비너스의 방은 양쪽 벽화의 대리석과 실제의 대리석이 함께 교묘히 공존하고 있어 좁은 공간이 더 넓게 보이도록 한다. '헤네 앙뚜완 우아스'가 그린 천정화는 공중에 떠있는  듯한 착각을 주고 '루이 14세' 시절에 일어났던 사건들을 고대 역사의 에피소드를 통해 표현했다. 올림푸스 산에서 제우스와 포세이돈과 헤리아토스가 지켜보는 가운데 꽃 왕관을 받는 미의 여신 비너스와 그의 아들 큐피터가 그려져 있으며, 하늘을 향해 열린 입구처럼 보이도록 의도했다.


 방의 정면에는 왕실 조각가 '장 바랭'이 조각한 고대 로마군 복장으로 무장한 '루이 14세'의 모습이 보인다.


사냥의 여신, 다아아나의 방


 비너스의 방과 함께 외국 사절단의 계단으로 통하는 입구 역할을 했지만, 외국 사절단의 계단이 없어지면서 '루이 14세'가 벨벳 천으로 장식된 당구대를 놓고 게임을 하던 방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흰색 바탕에 여러가지 색이 들어가 있는 대리석으로 치장되어 있고, 천장에는 당시 영광을 보여주는 화려함이 가득하다. (근데 왜 사진은 '루이 14세' 흉상밖에...) 정면에 놓인 '루이 14세'의 흉상은 이탈리의 거장인 무려 베르니니!가 파리에 잠깐 머물면서 제작한 것이라고 한다.


전령 신, 메흐뀨흐의 방의 천정화 중앙

 국왕의 공식적인 침실이기도 했던 이 방은 '루이 14세' 시절의 왕실 소장품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회화작품들을 전시했다. 8개의 샹들리에가 비추는 은으로 만든 난간에 둘러싸인 왕의 침대, 금과 은으로 장식되었던 화려한 왕의 침대는 '루이 14세'의 명으로 녹여서 전쟁 기금으로 쓰였다는데.


 '쟝 밥티스트 드 샹빼뉴'가 완성환 천정화 중앙에는 새벽 별과 함께 <두 마리의 수탉이 이끄는 수레에 오른 머큐리 신'을 볼 수 있다.

 

아폴론의 방 천정화


 태양의 신 아폴론에게 바쳐진 이 방은 권력의 중심인 왕을 상징하는 방으로 가장 심혈을 기울인 방이란다. 고대 신화에 등장하는 영웅들의 용맹과 지혜를 묘사한 그림들이 화려하고, '샤를 드 라 포스'가 천장 중앙에 그린 '사계절 신들의 호위 속에 4두마차에 오른 아폴론' 천장화는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왕이 일상적으로 신하들을 접견하는 장소였고, 겨울철에는 왕의 공식 침실로 이용되기도 했기에 훌륭한 작품들이 많다. 아침 문안 인사와 저녁 취침 인사를 하기 위해 줄지어 늘어선 귀족들을 연상해본다. 내실에서 만찬이 열리면, 춤을 좋아하던 왕이 이곳에서 무도회를 감상했다고 하는데, 춤추기롤 좋아했던 '루이 14세'가 직접 시범을 보이기도 하고, 왕좌에 앉아 구경하면서 사치풍조를 조성하는 귀족들 사이에 경쟁심을 유발시킨다. 최고급 대리석을 사용한 호화로운 실내장식과 가구가 유명한 이 방은 베르사유 궁전에서 가장 화려하며 계절이 바뀔때마다 벽지를 교체한것으로도 유명하다.


전쟁의 방의 부조


 태양계를 본따 주피터의 방으로 만들어진 것을 전쟁의 방으로 변형하면서 주피터를 위한 주요 장식들은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 거울의 방을 중심으로 다른 쪽 끝, 평화의 방과 대칭을 이룬다. 가짜 벽난로 입구에는 '국왕의 역사를 서술하는 클리오'가 황금빛으로 빛나고, 그 위로는 '앙투완 쿠와즈보'의 작품 '적들을 짓밟는 루이 14세의 기마상'이 부조로 장식되어 있다.


거울의 방

 베르사유 궁전에서 가장 화려하다는 거울의 방. 화려한 샹들리에 아래서 귀부인들과 귀족들, 왕족들이 화려한 옷차림으로 무도회를 열던 곳이다. 예배당을 건축하기도 했던 '망사르'의 설계와 '샤를르 르 브룅'가 장식했다고 한다. 또, 정원의 아름다움과 대운하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어서 루이14세가 기상과 동시에 미사를 가면서 이 방을 지나갔다고.

 주로 궁정 축제와 주요한 행사들이 열리거나, 외국 사신들을 접대하고, 1차 대전을 종식시켰던 '베르사유 조약'이 체결된 곳도 이 곳이다.


 '르 브룅'에 의하여 완성된 천장화는 '루이 14세'가 16세의 나이로 친정을 시작한 때부터, 1678년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전쟁을 종결시킨 '네이메헨 조약'을 통해 유럽 최고의 통치자가 되기까지의 업적을 묘사한 작품들이라고 한다. 왕은 고대 신들, 영웅들, 위대한 인물들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존대하도록 인물배치를 했다. 고개를 들어 우러러 보아야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공간을 분할했고,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을 무시하고, 오로지 작품 속의 '루이 14세'에게서만 빛이 나오는 듯한 기법을 사용했다고 한다.


왕비의 아파트 평화의 방 벽화


 왕비들이 출산을 했던 왕비의 침실을 포함해 접견실 등 4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왕비의 주거 공간도 눈부시게 화려하다.

 

 거울의 방을 중심으로 전쟁의 방과 대칭을 이루고 있는 평화의 방. 이 왕부터 왕비의 공간으로 나뉘어 진다. '루이 15세'의 왕비인 '마리 레진스키'는 음악회를 이 곳에서 열었고,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뚜와네트'가 놀이방으로 이용하면서 벽난로 앞에 사자상을 설치했다고 한다.


 벽난로 위에 '유럽에 평화를 가져다 주는 루이 15세>라는 벽화는 유럽의 군주들이 버린 무기를 밟고 유런의 여신에게 평화를 상징하는 올리브 나무가지를 거만한 모습으로 건네주는 '루이 15세'를 묘사하고 있다.


왕비의 침실 침대의 천정장식
왕비의 침실

 '마리 앙뚜아네트'가 사용하던 모습을 재현한 것으로 천장에는 왕비의 덕목인 자비, 풍요, 정숙, 신중을 상징하는 그림이 있다. 침대 위의 닫집에는 프랑스의 국조인 수탉이 놓여 있고 파리시가 '마루 앙뚜아네트'에게 선물한 보석상자가 있다. 침대 옆 벽면에 '소의 눈'이라는 비밀의 문이 보이는데, 바로 왕의 아파트로 연결이 된다. 벽 장식과 장식용 커튼은 매년 여름, 겨울 두 차례에 걸쳐 바꾸는데 여름에는 밝고 시원한 새틴 천으로, 겨울에는 온화한 색조의 빌로드 천으로 계절에 따라 실내의 분위기를 맞추었다고.


 이 침실은 왕비가 왕보다 먼저 사망할 경우 세자비가 들어오는데, 세 명이 왕비와 두 세자비의 침실이었으며, 훗날의 스페인 '필리비 5세', '루이 15세' 등 19명의 왕자와 공주들이 태어난 방이란다. 아이를 바꿔치기 할 수 없도록, 궁정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출산을 했다고 한다. 극한직업(...)

 

 

우울... 쓸쓸...
안개...


 가장 아쉬웠던건 아무래도 정원이다. 겨울이라 꽃이 없고 분수도 정지 상태. 그나마 아쉬움을 달래주는 것은 부슬부슬 내리는 비에 안개가 조용히 앉은 대운하와 숲길이었다. 그 숲길을 걸으며 따뜻한 커피 한모금을 마시니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그 길을(왕들은 걷진 않았겠지, 너무 커...) 거닐었을 베르사유 궁전의 사람들. 마치 그때의 그들이 된 느낌이었다.


왕비의 촌락으로 가는 길에 있는 프리 트리아농
프리 트리아농 사랑의 신전


 트리아농은 그랑 트리아농과 프리 트리아농이 있다. 트리아농은 '루이 15세'가 그의 애첩인 '퐁파두르' 후작 부인을 위해 만든 넓은 정원이다. '퐁파두르' 후작 부인은 평민 출신이지만 지성과 미모, 예술적 감각을 두루 겸비해 왕실의 공식 애첩인 된 후에는 사실상 정치적 실세를 거머쥐었다고 한다. 하지만 폐결핵으로 일찍 생을 마감해 트리아농의 완공은 보지 못했다고.


 비가 너무 와서 왕비의 촌락까지 가진 못하고 세시 반쯤 베르사유 궁전을 뒤로 했다. 베르사유의 장미는 비록 보지 못했으나, 쓸쓸한 베르사유를 만끽한 것으로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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