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만 1권 145번, 148번 / 스즈키 3권 유모레스크, 가보트
- 23일 수요일 : 145,148 (15-16) (23-24) (37-40) (26-31) (40-44) (55-62) (72-79)
- 24일 목요일 : 145, 148 / 유모레스크
- 30일 수요일 : 145. 148 / 유모레스크, 가보트
휴가를 다녀왔다. 남은 건 다시는 여행을 가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 친구들과 싸운 것도, 재미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여기서 풀어낼 감정이 꽤나 많다. 짧게 말하면 나는 여행과 반대되는 사람. 내가 발을 딛고 있는 공간을 가꾸는 것으로 충분한 사람이라는 것.
그새 자라난 손톱을 깎아버리고 싶었다. 원래도 짧게 깎던 손톱이지만, 바이올린을 시작하고 나서 더 짧게, 자주 손질하고 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살이 드러날 정도로 깎았다. 여행에서 돌아온 다음날은 가족들과의 약속이 있었다. 여기서도 감정적으로 시달렸다. 이것도 쓰면 한 편이 나올 거다.
그렇게 4일 정도 공백이 생겼다. 다시 잡은 족제비는 튜닝이 어려웠다. 매일 만나다가 며칠 비웠다고 삐지기라도 한 건지. 평소와는 다르게 오랜 시간이 들었다. 새 악기치고 많이 연주한 덕분인지 소리는 더 맑아지고 있다. 서드 포지션은 자주 쓰지 않아 소리가 깔끔하지 않다. 처음 족제비로 겹음을 했을 때의 느낌과 현재의 느낌은 확연히 다르다. 이래서 사람들이 올드 악기를 선호하는 걸까? 고작 몇 개월 차이인데 전혀 다른 소리가 난다.
손가락이 헤맬 걸 알아서 일찍 연습실로 향했다. 역시 개방현부터 활이 떨려왔다. 어째 힘이 더 실려서 돌아왔네. 의식적으로 힘을 빼봤지만 그대로다. 하다 보면 돌아오겠지. 천천히 하나하나 짚어갔다. 음정이 나가고, 활이 휘고, 손가락이 버벅거렸다. 가성비 최악 바이올린. 하루 쉴 때마다 3일 전으로 퇴화한다.
가족들과 만나던 날. 새벽에 아빠의 체육관을 따라갔다. 내가 8살 즈음, 방학이 되면 아빠의 체육관을 따라다녔다. 스마트폰도 없는 시기에 어떻게 몇 시간을 견뎠을까. 기억나는 건 어른들이 간식 하나씩 쥐여주며 귀엽네. 귀엽네. 하던 모습들. 성인이 돼서 따라가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대충 예상했지만, 나오는 반응은 너도 라켓을 잡아라. 온 김에 운동을 해라. 나이가 몇 살이냐. 너네 아빠가 얼마나 잘하는지 아느냐. 등등 어릴 때와 다르지 않은 대화가 이어졌다. 조금 달라진 건 내가 능청스럽게 받아칠 수 있는 사람이 됐다는 것. 여기 계속 앉아있다가는 국회의원처럼 악수하고 인사만 하다 쓰러질 거 같았다.
직업상 그 나이 대 분들을 많이 마주친다. 꾸준히 무언가를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눈빛. 고객을 볼 때도 느끼지만, 여기 모여있는 사람들의 눈빛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날 만난 분들은 4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했다. 나는 그들의 나이를 가늠할 수 없었다. 얼굴에 주름은 있는데. 생기가 끓어오르는 모습을 보니 긴가민가 했다.
오래도록 생기 있는 얼굴들을 보고 왔다. 나도 더욱 공들여서 취미를 다듬어가야지. 나는 아빠만큼 활동적인 취미를 가지지는 않을 거다. 정적인 운동과 취미를 좋아하니까. 하지만 생각이 바뀌어서 오케스트라를 한다거나. 앙상블을 하고 싶다거나 하는 마음이 생길 수도 있다.
아직 손가락이 적응을 못했다. 굼뜨게 움직이지 말고 산뜻하게 옮겨가기. 느리게 시작해서 속도를 올려보자. 활을 넉넉하게 써야 여유 있어 보이는데. 음정 신경 쓰느라 정신이 없다. 일주일 안에 원상 복귀되도록 집중!
50~100BPM
활 넉넉하게 쓰기
쉬운 거 노이로제 걸리겠어요. 부드럽게 연결해 보자. 통통 튀는 느낌이 나도록 시도해 보기. 스타카토 잊지 말고 살려내기.
통통 튀어 오르기
스타카토 살리기
가장 회복이 빠른 유모레스크. 지겹도록 해서 손에 금방 붙는다. 다음주에 무사통과 되기를 바라며. 맛깔나게 악상 살리는 데 집중해보자. 또롱또롱 굴러가는 소리 내보기.
또롱또롱 굴러가는 소리
그새 잊어버렸나. 잘하던 부분도 손가락이 헛돈다. 여기도 스타카토 살려내기. 활 비율 계산해놓고 쓰기.
스타카토 살리기
활 비율 미리 짜놓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