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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카피 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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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규영 Apr 19. 2023

카피수집(6) 남자는 먼저 죽는다.

JR청춘 18티켓, 파르코 백화점 등


1. JR 청춘18티켓 (2002)


冒険が足りないと
いい大人になれないよ。

모험이 부족하면
좋은 어른이 될 수 없어.



청춘18 티켓은 1980년대 초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 사회인이 되는 젊은이들을 타겟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표 한장으로 5일 동안 신칸센과 급행을 제외한 보통등급의 열차를 무제한으로 탈 수 있게 한 상품입니다. 청춘18티켓에 관련해서는 그동안 수많은 명작 광고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청춘들에게 여행을 떠나야 하는 동기부여를 해주는 카피들과 함께 말이죠. 청춘18 티켓의 명 카피들은 스무살의 청년들 뿐 아니라 한 때 스무살이었던 모든 사람들에게 마음을 울리는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이 카피를 보고 생각했습니다. 아마도 내가 좋은 어른이 되지 못한 이유에는, 어린 시절 더 충분히 모험을 해보지 못한 것도 있는 게 아닌가 하고. 


2. 파르코 백화점 (1988)


男は先に死ぬ。
남자는 먼저 죽는다.


파르코 백화점의 이 강렬한 카피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임팩트를 줬나봅니다. 2011년 선전회의에서 출간한 '일본의 카피 베스트500"은 이 문구를 전후 일본광고 60년사의 베스트 100안에 드는 카피로 선정했습니다.


 7080시대의 일본의 명카피를 리뷰하는 한 사이트(catch-copy.info)에는 이렇게 해설하고 있습니다. "타잔처럼 차려입은 강인한 여성이 아기와 함께 평원에 굳게 서 있는 비주얼. 어느 시대나 결국은 여자가 살아 남는 법이죠"


이 해설이 맞는 말인지, 틀린 말인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통계적으로는 그런 것 같네요. '男, 女보다 6년 일찍 사망.." 이라는 제목의 기사에 따르면, 2020년 현재 기대수명은 남자 80.5세, 여자 86.5세라고 합니다. 1970년엔 남자 기대수명이 58.7세 밖에 안됐다고 하네요.  (중앙일보 2023년 3월 27일)



3. 산토리 버드와이저 (1987)


ビールは人生の一部を
スローモーションにしてくれる。

맥주는 인생의 일부를
슬로우모션으로 만들어준다.


인쇄광고의 카피를 읽고 있는데, 왠지 초고속으로 촬영한 행복한 일상이 영상으로 펼쳐지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텍스트 만으로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르게 하는 멋진 표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술을 잘 못 마시고 특히 억지로 많이 마셔야했던 저는 슬로우모션이 아니라 롤러코스터를 탄 것 처럼 어지러웠던 기억이 더 많이 나네요.ㅎㅎㅎ.


4. 토요타 넥스트원 오스트레일리아 2014 (2014)


壊れないヤツより、
立ち直るヤツのほうが強い。

깨지지 않는 녀석보다
다시 일어서는 놈이 더 강하다.


뒤돌아보면, 고집부리거나 버티는 것보다, 실패를 받아들이고 다시 일어서는 쪽이 끝내 이기는 것을 많이 본 것 같습니다. 그것이 강할 뿐 아니라 효율적이기도 하죠. 스포츠든, 공부든, 사업이든, 관계든.


이 캠페인은 더 좋은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토요타 직원이 직접 운전대를 잡고 호주대륙을 횡단해 보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찍은 사진과 시적인 카피들로 많은 포스터가 만들어졌습니다.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공개되어 큰 호응을 얻었고, 이후 오프라인 전시회로까지 이어졌습니다.




5. P-Mate (2011)


無口になるのは、
話したいことがないからじゃない。
その反対。

말이 없어지는 건
하고 싶은 말이 없어서가 아니다.
그 반대다.


정말 많은 경우 그랬던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없어서, 할 말이 없어서 말을 안 한게 아니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하지 못했던 수많은 순간들이 스쳐지나갑니다. 깊이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카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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