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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규영 Sep 04. 2023

카피수집(17) 단 하루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JR큐슈, 오후의 홍차 등

1. JR큐슈 TV 및 신문광고 (1993)



愛とか、勇気とか、
見えないものを乗せている。

사랑이라든가, 용기라든가,
보이지 않는 것을 태우고 있다.



카피라이터의 신(コピーライターの神様)이라는 별명을 가진 일본의 전설적 카피라이터 나카하타 타카시(仲畑貴志 1947~ )의 작품 중 하나로 JR큐슈의 기업PR 광고입니다. 그는 이 광고가 소비자들을 향한 메시지이기도 하지만, 열차를 운행하는 직원들을 향한 것이기도 했다고 말합니다. 마음을 실어 나른다고 생각하면, 열차 기사들의 행동도 달라진다고 생각했다는 거죠.


기차에 타고 있는 것은 사람과 짐뿐만이 아닙니다. 성공을 기약하며 먼 길을 떠나는 젊은이의 꿈도, 가족의 생계를 위해 나선 어느 가장의 다짐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설레는 길을 나선 연인의 마음도 타고 있을 겁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평소 아무렇지도 않게 스쳐가던 길 가의 자동차들, 지하철, 기차가 예전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저 안에도 누군가의 꿈과 사랑과 희망이 실려 있을 테니까요.


이 캠페인의 TV광고도 인상적인데요, 미국의 포크송인 500 miles를 일본의 프로젝트 그룹 HIS가 리메이크한 곡이 배경음악으로 쓰였습니다.


<동영상 광고>




2. 오후의 홍차 TV광고(2023)



もし1日だけ人生のどこかに戻れるとしたら、
あの夏の午後がいい。

단 하루만이라도  
인생의 어딘가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
그 여름의 오후가 좋겠어.



일본 광고 속 여름은 곧잘, 아련한 추억의 대상으로 묘사됩니다. 이번 6월에 막 온에어한, 오후의 홍차 TV광고도 그렇습니다.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여름의 추억을 조용히 생각하게 합니다.

아름다운 시티팝 멜로디와 리듬에 얹어진 영상이 싱그러운데요. 시티팝의 대부 야마시타 타츠로(山下達郎)의 곡입니다. 기존에 히트한 곡을 쓴 것이 아니라, 신곡 <Sync of Summer>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했고, 이 곡은 광고가 온에어된 뒤에 싱글로 발매됐습니다. 그의 통산 53번째 싱글인데요. 1953년생으로 70세인 그가 아직도 신곡을 내고 있고, 데뷔 후 50년이 지난 지금도 과거의 추억이 아니라 신곡을 내는 아티스트로 대중과 광고업계에서 사랑받는다는 것이 정말 놀랍습니다.


<동영상 광고>


<Sync of Summer> 공식 뮤직비디오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x8TaOchkZN0



3. 슈에이샤(集英社) 신문광고 (2014)



夢は、口に出すと強い。

꿈은, 말로 하면 강해진다.




만화잡지를 내는 슈에이샤(集英社)가 낸 신년 맞이 신문광고의 헤드라인입니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이들의 가슴이 뜨겁게 만드는 카피입니다. 광고의 바디카피를 읽어보면 헤드라인에 담긴 뜻이 명확히 보입니다.  



1968년 창간호부터 지금까지 점프의 주인공들은
꼭 이루고 싶은 목표를 당당하게 입에 달고 살아왔다.
그것은, 다짐을 통해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과 함께
어려움을 넘어설 수 있다고 믿어왔기 때문이다.

자, 한 해의 시작, 꿈을 이야기해 보자.
아무리 작아도 좋다. 주저하지 말고 분명하게 말해보자.
분명, 그것이 당신의 소망을 앞당기는 힘이 될 것이다.



내가 가진 꿈을 부끄럽게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더 자신 있게 말하고, 도전해봤으면 하고 후회되는 날들이 있습니다. 입 밖으로 내서 말하면 더 힘이 나고, 더 꿈이 강해지고, 동료들이 생기고, 더 현실에 가까워지는 걸 몰랐습니다. 이제라도 내가 꿈꾸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더 자신 있게 말하면서 살아볼까 합니다.

혹시 지금 꾸고 있는 꿈이 있다면, 우리, 주저하지 말고 당당하게 이야기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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