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잠에서 깨자마자 '아, 퇴근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아직 출근은커녕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않았고, 심지어 눈을 뜬 것도 아니고 잠에서 깨어났을 뿐인데 말이다. 어쩔 때는 잠을 먼저 깼는지, 퇴근하고 싶다는 생각을 먼저 한 건지, 그 생각을 실제로 한 게 아니라 꿈을 꾼 건가 싶을 때도 있다. 출근하고 하루 종일 회사에 있다가 퇴근할 때의 그 기분을 갈망하는 감정이다. 일명 '퇴근하고 싶다 증후군'이다.
퇴근하고 싶다 증후군의 심화 버전으로는 '집에 가고 싶다 증후군'이라는 게 있다. 말 그대로 '집에 가고 싶다'라고 느끼는 증상인데,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으로서 집에 가고 싶다는 것도 있지만 '집'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편한 공간에서 아무 것도 신경 안쓰고 쉬고 싶다는 감정을 의미한다.
집에 가고 싶다 증후군이 심해지면 집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이 집에 있음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도 모르게 '집에 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종종 그렇다. 어떨 때는 무의식적으로 육성으로 나올 때도 있다.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을 보다가 "집에 가고 싶다."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나오는 걸 들을 때는, 혼자 있음에도 꽤나 스스로가 민망하게 느껴진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를 생각하면 참 씁쓸하고 내 자신이 불쌍한 건데, 물리적으로 집에 있지만 마음은 집에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집에 있어도 마음이 편하지 못 하고 불안한 상태. 그렇기에 더더욱 갈 데가 없다고 느껴지는 상태. '내 마음은 어딜 가서 위안을 받아야 하는 건가.' 묻게 되는 상태. 물론 그 상태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는다. 찰나에 가까운 느낌이긴 하지만 확실히 존재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가족이 있고, 애들이 있어서 혼자만의 공간, 혼자만의 시간이 있고 싶다는 느낌은 아니다. 내 안의 고민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느낌에 가깝다. 고민이라는 건 집에 있어도 사라지는 게 아니니까. 이 세상에서 가장 편한 공간에, 가장 편한 자세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편하지 않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집에 가고 싶다는 말까지 튀어 나온거겠지.
갑자기 집에 가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