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히 세상에 나올 수 있다.
어제는 모닝페이지를 쓰는데 특이한 페이지가 나를 반겼다. 파본이었다.
나는 모닝페이지를 쓸 때 절취선이 있는 A4사이즈 노트를 사용하는데, 그날의 페이지는 절취선 안쪽으로 줄이 찍혀있었다.
절취선 안쪽으로 파고든 줄을 따라 내 글씨도 점점 안쪽으로, 안쪽으로 향했다. 절취선을 넘어갈 땐 암묵적인 규칙을 은밀하게 깨는 듯한 희열이 있었고 살짝 지루하던 모닝페이지가 재미있어졌다. 마치 파본이라는 서프라이즈 이벤트에 당첨이 된 것 같았고 뭔가 잘 풀릴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모닝페이지를 쓰고 난 뒤 묵혀둔 브이로그의 썸네일을 만들고 업로드했다. 아무 형체도 없는 두려움 앞에서 이렇게 하면 어떡하나, 저렇게 되면 어떡하나 마음 졸이던 나는 온 데 간데없었고 세상에 나온 나의 첫 브이로그를 보내자 후련함과 기쁨이 넘쳤다. 마침 그날 읽은 책도 '도전'에 대한 주제여서 하길 잘했다는 확신이 들었다. 모든 것이 나에게 용기를 준 것 같아.
혹시나 이 글을 보는 당신에게도 묵혔던 무언가가 있다면 눈 질끈 감고 한 번 시도해 보면 좋겠다. 파본도 Born(...)이니까.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히 괜찮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