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울가를 걸었다.
크고 작은 돌멩이들이 가득해서 돌 위를 총총,
발끝으로 걸었다.
가끔 내 무게만큼 기우뚱 움직이는 돌도 있었는데, 춤추듯 균형 잡는 일에 익숙했다.
서울에서 온 친척 아이들은 돌 하나를 겨우 밟았다.
몸이 빳빳하게 굳어있어 우리들은 그 애들의 손을 양쪽에서 잡아주었다.
그럴 때 그 애들이 아주 소중한 느낌이었다.
그러니까, 화장실부터도.
나는 상상을 안 할 수 없는 아이였는데
뒷마당 저 끝에 어두컴컴한 구식 화장실을 어린
내가 어떻게 혼자 갈 수 있었겠어.
무서워서 못 간다고 하면 엄마아빠에게 혼이 났다. 무서운 게 혼이 날 일인가.
그런 엄마 아빠가 서울에서 온 친척 아이들에게
화장실 무서워서 못 갈 텐데 어떡하냐고,
앞집에는 화장실이 가깝고 환하니까
거기 쓸 수 있도록 말을 해놓겠다고 호들갑을 떨며 말할 때 내가 느낀 감정은,
난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구나.
소중한 아이는 따로 있는 거구나.
뭐 이런 기분.
그런 마음이 오래 남아서 실수를 참 많이 했다.
소중한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란 걸 참 늦게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