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꺾마, 駑馬十駕, 則亦及之

순자荀子도 말했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by 고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잘하는 게 아니라 점점 더 못하게 되는 거 같아. 되려 작년이 더 나았던 것 같고."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S가 말했다.

나도 그렇다고, 나이를 먹는다는 게 하루하루 다르게 느껴진다고 대답했다.


부상으로 강제휴식기가 있기는 했지만 풋살은 어느덧 3년차, 구력에 비해 좀처럼 늘지 않는 실력에 풀죽어 있던 적이 나도 한두번이 아니었다. 나는 왜 이렇게 못할까, 일주일에 두 번 이상 꾸준히 훈련을 하고 있는데 왜 늘지 않을까, 자책하고 한탄에 빠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날은 며칠전 읽었던『순자荀子』 권학편勸學篇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騏驥一躍, 不能十步 기기일약 불능십보

駑馬十駕, 則亦及之 노마십가 즉역급지

功在不舍 공재불사


준마라도 한 번 뛰어 열 발자국 갈 수 없고

노둔한 말이라도 열 배로 수레를 끌면 준마를 따를 수 있으니

성공은 포기하지 않는 데 있다.



40대 위주의 팀에서 훈련을 하다보면 나와 비슷한 고민에 빠진 동료들을 자주 보게 된다. 꾸준히 훈련에 참여하고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데도 드리블이 안 되고, 1대 1 상황에서 늘 조급해지고, 볼 간수가 안 될 때 느끼는 자괴감과 답답함. 요즘은 훈련을 하면서도 그렇고 내 부족함을 마주하게 될 때면 주문처럼 노마십가를 되내이곤 한다. 그러고 나면 준마가 아닌 노둔한 말인 나를 좀더 겸허히 받아들이게 된다.


오늘의 훈련으로 분명 어제보다 한 뼘이라도 나아졌을 거라고 믿으며,

우리 모두 화이팅.



알고 보면 더 흥미로운 한자의 세계
躍 뛸 약, 빨리 달릴 적

꿩이 푸드득 도약하거나 폴짝거리며 뛰어다니는 걸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발 족' + '꿩 적' 으로 구성된 '躍 뛸 약'자의 자형을 좀더 재밌어할 것 같다.

'翟꿩 적'은 '羽깃 우'와 '隹새 추'의 합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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