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고, 시를 묻어두고

그대, 어디 있나요

by 고요정



[그대, 어디 있나요]

당신이 그리운 줄 알았습니다.

당신의 옷자락에 이는

흙 내음이 그리운 줄 알았습니다.

당신의 소매 끝에서 나오는 온기가

너무 깊은 침묵으로 흘러서

나는 당신만 기다리다

그리움을 동여맨 돌이 된 줄 알았습니다.

아, 그런데

나는 당신도 모르는 채

당신의 이름만 가지고

그립다 말했습니다.

당신의 얼굴

마주친 적 한 번 없었습니다.

당신의 땅을 밟고도

당신이 어떤 분인지 나는 몰랐습니다.

그래도 그리움이 이는 건, 당신이 주신 이름 때문입니다.

아, 어쩝니까.

나를 위해

당신이 있어야만 했기에,

당신이 있어야만

내가 살 수 있기에

당신의 이름만 들고

곳곳을 기웃거렸습니다.

당신을 그리워하는,

당신을 너무도 아리도록 사랑해서

그리워하는

그런 나를 만들어 주소서.

내가 살려고 찾아 헤매던 그 마음을 넘어서

당신만 있으면

봄날 흐드러진 벚꽃보다 더 사랑할 수밖에 없는

그런 나를 만들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