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교회, 이민자들의 슬픈 도피성

K-교회, 가방을 내려놓고 무릎을 꿇다

by 고요정


*고요정의 자작시*

남편에게 신앙은 탯줄과 같았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어머니의 하나님과 연결된 그에게 교회 가는 길은 순종의 기쁨이자 가벼운 산책이었다. 그러나 나의 눈에 비친 대도시의 'K-교회'는 전혀 다른 풍경이었다.

이민자 교회는 밤낮없이 재촉한다. 교회를 위한다는 명분 아래, 이 낯선 땅의 '마이너'들이 모여 만든 그들만의 도피성. 그곳에는 위로받고 싶은 상처 입은 영혼의 가시와, 이곳에서라도 뿌리내리고 싶은 야심이 뒤엉켜 있다.

내가 만난 교회는 '어불성설' 그 자체였다.

양을 치겠다던 목사는 횡령과 추문으로 얼룩졌고, 섬김을 맹세한 장로와 권사는 갓 이민 온 새 신자들의 영혼까지 털어갔다. 이제는 그마저도 귀찮아 챗GPT에게 설교를 맡기고 은퇴 연금만 계산하는 '월급쟁이 목사'들이 강단을 지킨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그 좁은 곳에서 서로를 찌른다. 태평양을 건너오며 가져온 '가방의 무게' 때문이다. 미국 사회에서는 통하지 않는 한국에서의 학벌, 지위, 체면이라는 가방끈을 펼쳐 보일 곳은 오직 이 격리된 섬, 교회뿐이다. 그곳에서라도 인정받지 못하면 자신을 잃을까 두려워 떠는 영혼들의 몸부림이다.

이곳의 도덕률은 성경이 아니라 돈과 학벌이다. 예배자로 부름 받았으나, 여전히 세상의 욕망과 싸우고 있는 슬픈 자화상들. 주님이 오실 때까지 우리는 얼마나 더 성경을 등지고, 그 무거운 가방을 껴안고 살 텐가.


**기도**

주님, 우리가 짊어진 세상의 가방끈이 너무 질기고 무겁습니다.

이곳이 나의 학벌과 야망을 증명하는 도피성이 아니라, 주님 안에서 참된 안식을 누리는 성소가 되게 하소서.

목사님의 입술에서 챗GPT의 활자가 아닌, 무릎으로 길어 올린 생명의 언어가 흐르게 하소서.

우리가 쌓아 올린 이 슬픈 바벨탑을 허무시고, 서로의 가방 무게를 자랑하는 대신 서로의 십자가를 나눠지는 진짜 교회로 회복시켜 주소서.

성경을 등지고 세상을 향해 걷던 우리의 발길을, 다시 십자가 앞으로, 십자가 앞으로 돌려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