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꽃

우리는 호박꽃이 되었다

by 고요정



벼랑 끝에 홀로 서서 나를 기억해 줄 것만 같은 백년지기 솔나무를 생각했다.


타국 살이에 골이 깊은 주름은 등짝에 짊어지고,


가슴팍엔 솔향기를 담고 살아온 우리 친구들이


소쿠리에 한가득이다.




가르마도 없는 친구들의 머리카락이


대서양 바람에 흐느적 노래 가락을 타도,


우리는 부러지지 않는


솔향기로


호박꽃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