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와 딸과 엄마와 할머니

나의 우주였던 너에게, 또 다른 우주가 찾아왔구나

by 고요정

**나의 우주였던 너에게, 또 다른 우주가 찾아왔구나**

처음 엄마가 되던 날, 나는 마치 온 우주를 품은 듯했지.

광활한 우주가 내 안으로 들어와 별처럼 반짝였고, 나는 그 황홀한 우주를 유영하듯 두려울 것이 없었어.

달나라 토끼 이야기, 별나라 코주부 이야기를 속삭이며 나는 여행에서 도착할 아기별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연습을 했었어.

지나간 옛이야기 같지만, 마음속 비디오테이프를 되감으면 그날의 감동은 여전히 선명하기만 하단다.

그렇게 나의 우주가 되어주었던 첫째 딸, 네가 이제 엄마가 된다는 소식은 여전히 내게 기적처럼, 때로는 낯선 설렘으로 다가온다.

나의 몸 안에서 숨 쉬던 생명이, 이제 또 다른 생명을 품고 세상 밖으로 내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니.

솔직히 고백하건대, 엄마는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기도 했어.

네가 겪어야 할 그 산고의 무게를, 그리고 세상 밖으로 나온 아이를 사랑으로 키워내며 겪게 될 인내의 시간을 잘 견뎌낼 수 있을지... 받기보다 주는 것에만 익숙해져야 하는 '엄마'라는 이름의 그 고단하고 숭고한 길을 네가 잘 걸어갈 수 있을지 말이다.

하지만 이제 걱정 대신 기도를 심으려 한다.

나의 걱정보다 하나님의 계획이 더 완전하심을 믿기 때문이다.

너는 내 딸이자, 하나님의 귀한 자녀이니 그분께서 너를, 그리고 네 안의 작은 우주를 가장 안전하게 지키시리라 믿는다.

나는 이제 너의 뒤에서 기도로 돕는 할머니가 되려 한다.

너는 잘 해낼 거야. 너는 사랑으로 빚어진 사람이니까.



**축복 기도** 생명을 빚으시는 주님을 신뢰하며

주님, 제게 처음 찾아왔던 우주의 신비를 기억합니다.

제 안에서 별처럼 빛나던 첫 딸이, 이제 또 다른 우주를 잉태했습니다.

때로는 어미 된 마음이 앞서, 딸이 겪을 해산의 고통과 양육의 무게를 염려했습니다.

받기보다 주는 것에 익숙해져야 하는 엄마의 길을 내 딸이 잘 걸어갈 수 있을지 걱정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시편의 고백을 의지하여 저의 걱정을 믿음으로 바꿉니다.


"나의 형질이 이루어지기 전에 주의 눈이 보셨으며

나를 위하여 정한 날이 하루도 되기 전에 주의 책에 다 기록이 되었나이다." (시편 139:16)


주님, 주님의 만드심은 완전하십니다.

제 딸의 태중에 있는 생명을 친히 빚으시고, 그 뼈 하나하나를 숨김없이 지으신 줄 믿습니다.

제가 할머니가 된다는 것은, 염려하는 자리가 아니라 하나님의 이 완전하신 솜씨를 찬양하며 기도하는 자리임을 깨닫습니다.

제 딸이 품은 생명이 주의 은혜 안에 건강하게 자라게 하시고,

딸 또한 넉넉히 이겨내고 사랑할 힘을 주시옵소서.

주의 기이하고 놀라운 솜씨를 기대하며, 감사함으로 첫 손주를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