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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두두 Dec 21. 2022

뒤늦게 알게 돼 고생한 3가지

미리 알려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모임의 리더가 회원들과 같이 창작을 진행하는 것은 장단점이 있다. 장점은 서로 자극도 되고 도움도 되며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나 또한 도전하는 입장이니 도전자의 마음을 공감하고 서로 포기하지 않도록 지지해준다. 단점은 모든 과정을 먼저 경험해 보지 않았기에,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것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회원들보다 한 단계 훌쩍 먼저 앞섰어야 했는데, 한 두 걸음밖에 앞서지 않았던 것이 뒤늦게 반성하는 부분이다.


인디자인 작업을 시작하고서 뒤늦게 알게 돼 일부 재작업을 해야 했던 고생담을 풀어놓는다. 



먼저 표지 이미지 사이즈의 착오다.

최근 발간되는 그림책 표지를 보면 전면으로 바탕을 채운 이미지가 많다. 그리고 뒤표지와 책등, 앞표지가 하나의 그림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흔해졌다. 나도 왠지 트렌디하게 그렇게 하고 싶었다. 아이가 이불을 얼굴까지 끌어당겨 숨바꼭질하는 모습을 표지 디자인으로 선택했다. 이불을 3면에 걸치게 크게 그리고, 오른쪽 상단에 아이가 숨은 듯한 얼굴과 머리를 조그맣게 그렸다.


그런데 양장 제본의 표지는 원래 선택한 판형의 사이즈가 아니라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크라운 판형의 경우, 원래 가로 178mm, 세로 245mm에서 양장 표지는 뒤로 접히는 부분이 있어 여백을 위, 아래, 좌/우 25mm를 더해야 하고, 책등 사이즈에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미소'라는 부분이 있었다. 미소란 책등 양 옆에 접히는 부분인데 앞 뒤로 각 10mm를 더해주니, 전체 표지 펼침면 사이즈가 가로 198mm, 세로 305mm였다. 거기다 테두리에 도련 각 3mm까지 설정해주면. 


어쨌든 실제 보이는 표지 부분엔 이불 밖에 안 보였다. 숨은 듯한 아이가 뒤로 넘어가 버린 것이다. 그나마 다른 회원들이 표지 디자인을 아직 아무도 하지 않은 시점이었기에 미안함은 조금 덜었다. 나만 다시 그림을 그렸다.



뒤늦게 알아 고생한 점 두 번째는, 바로 CMYK의 변환을 먼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디지털 드로잉을 하면 어차피 이미지야 깨끗하고 크게 보정이 필요하지 않다. 인디자인으로 인쇄물 내보내기 설정에서 CMYK로 자동 변환된다는 어느 강사님의 말만 믿고 그냥 바로 RGB 이미지를 얹고 변환했더니, 색이 정말 우중충해졌다. 특히 내 그림책의 주 컬러가 보라색인데, 아주 우울한 보라색이 되었다. 


그제야 세밀히 검색해보니 다들 이미지 작업하기 전에 CMYK 색상 모드로 설정 후 작업을 하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버젓이 있었다. 내가 사용한 디지털 드로잉 어플은 색상 모드를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이 없었기에, 나는 포토샵으로 이미지들을 불러와 CMYK 색상 모드로 변경하고, 최대한 선명도와 명도를 조절했다. 썩 마음이 들진 않지만 더 이상은 욕심내지 않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교보 퍼플이 제공하는 판형은 "세로"만 있다는 것이다. 그림 작업을 시작할 때 회원들이 같은 포맷으로 하는 게 따라 하기 쉽겠다 하여 크라운 판형으로 통일했었다. 그런데 그림을 워낙 작은 사이즈로 그리신 L이 인디자인을 시작할 때쯤 본인은 국판(A5) 사이즈에 가로형으로 하겠다고 했다. 나는 사실 어떤 의심도 없이 정해진 판형은 몇 개 있지만 가로, 세로 정도는 선택할 수 있는 줄 알았다. 당연히 세로로 할 거라 꼼꼼히 챙기지 못한 부분이 드러났다.


L을 위해 국판(A5) 가로형 표지 및 내지 템플릿을 만들어 보냈다. 그리고 그 판형에 맞춰 인디자인 작업을 했다. 그런데! 인디자인 작업까지 마치고 원고 등록을 하려고 보니, 오직 세로형만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는 수없이 L은 다시 세로형 템플릿에 옮겨야만 했다.



미리 알고 공유했으면 좋았을 것을.

뒤늦게 알아 나도 고생, 회원들도 고생했다.

두 번째 책 만들 땐 진짜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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