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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영 aka 김냥덕 Nov 27. 2019

여자는 아무리 근력운동 해도 근육 안나온다고?

헬스 3년차 내추럴 취미러 여자 운동


 요새 운동 유튜브들이 많이 늘면서 "여자들도 징징대지 말고 근력운동을 해라. 그래야 너네가 좋아하는 몸매 나온다"는 말이 많다. 


 여기서 '너네가 좋아하는 몸매'란 대체로 배에 아주 미세하게 11자 복근이 생기면서 힙업된 탄탄한 엉덩이, 잘록한 허리 군살 없이 우락부락하진 않은, 탱탱한 피부의 마른 몸 등을 일컫는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진 않다. 


 여자도 근력운동 열심히 하면 분명히 근육이 나온다. 여자도 근합성에 필요한 남성호르몬이 조금 적을 뿐이지 같은 사람인데 아무리 운동을 빡시게 해도 근육이 전혀 안 올라올리가 있나.


 나는 전형적인 외배엽 체형이라 원체 살도 안붙고 근육도 안붙는 전형적인 멸치 몸매로 30년을 살았다. 내가 될 정도면 태생적으로 프레임이 좋고 힘이 좋은 분들이라면 훨씬 더 잘 근육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식습관을 바꾸고 근력운동을 열심히 하면서 몸의 변화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단계다. 숫자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3년간 근육량은 운동 시작하기 전보다 5kg가 넘게 늘었고 몸무게는 약 10kg가 늘었다(착한 아이라면 나머지 5kg는 뼈나 뇌척수액으로 갔다고 믿어봅시다). 내가 꿈꾸던 몸매가 근육질의 강인한 몸매였기 때문에 루틴은 대체로 남자멸치/초보들이 하는 루틴에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내가 몸의 바뀐 부분에 대해서 아무래도 몸이 좋은 것도 아니고 인스타를 하는것도 아니니 자세히 드러내진 않는 편이었는데, 워낙 내가 처음 운동 시작할 때 나와 비슷한 몸에 비슷한 생활방식이었던 여자 일반인이 운동을 빡세게 하는 롤모델을 찾을 수가 없었어서 답답하고 힘들었기 때문에 참고용으로 기록해두는 부분도 있다.


 가장 크게 바뀐 부분을 느끼는 건 다음과 같다. 


(참고로 나는 식단을 빡세게 유지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데피는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아마 나와 비슷한 근량에 체격인 사람이 식단을 어느정도 조절하면 훨씬 데피가 좋은 몸이 나올 것이다)



1.어깨~가슴이 떡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번에 휴가가서 태우다가 찰칵. 화질이 구린데다가 몸도 구리긴 하지만 일단 떡대는 커졌다..

=머리너비가 어깨너비와 거의 비슷했던 과거의 라운드숄더 콩나물 머리였던 나의 모습을 생각하면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다. 얼마전엔 인터넷쇼핑몰에서 휴가 때 입을 나시티 4종세트를 샀는데 어깨가 너무 넓어서 '뽱'한 느낌이라 엄마랑 거울보고 한참 데굴거리다가 그중 절반은 택도 안뗀채로 옷장에 밀어넣었다. 

=가슴의 경우 윗가슴 위주로 먼저 모습이 잡히기 시작하는데 확실히 만져보면 윗가슴이 딱딱하고 근육이 만든 가슴골이 잡히면서 브라를 안해도 가슴이 크게 움직이지 않는다. 다만 나는 아직 그단계까진 못갔지만 선수 수준으로 운동을 빡세게 할경우 윗가슴 근육이 발달하면서 지방이 아래로 몰려 가슴 모양이 이상해질수 있다. 근데 지레 겁먹을 필요 없는게 3년동안 죽어라 해도 그만큼 안됐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가능성은 없어보인다.

=지금의 내 몸은 아마 마른 남자들의 패션근육 수준 정도일텐데, 운동 시작하기 전엔 내 몸이 이렇게 되는걸 상상도 못해봤지만 제법 괜찮다. 지금까지 어떤 내 구남친들 몸매보다도 내 상체가 더 섹시한것같다(...)


2.등근육 보여주고 싶어서 헬스장 가는 기분 알랑가몰라

=처음에 헬스 다닐 땐 'Y백 나시(등부분이 Y자로 파인 나시)'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이해를 못했는데, 등 근육이 잡혀가기 시작하니까 나의 제2의 피부가 된 소중한 옷이다. 참고로 우리집 장롱엔 Y백 나시만 수십개가 있다.

운동할 때 사진이나 영상을 거의 안찍는편이라 올 여름에 찍은 매드그립 개봉 영상 일부 캡쳐..

=첫단계는 등이 조금씩 울룩불룩해지는 것이고, 이땐 랫풀다운이나 좀 땡겨야 근육이 미세하게 자기주장을 하는 게 보인다. 두번째 단계는 등에 힘을 주고 있지 않아도 등이 제법 울룩불룩해진다. 지금 내가 아슬아슬하게(?)이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데 랫풀이나 풀업을 땡기면 '마음만'은 선수다. 

 내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그나마 상체 발달이 좋은 편이라서 아무래도 내 몸중에 가장 자신있고 좋아하는 부위가 어깨랑 등라인인데, 등 근육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이번 휴가때 등을 태닝오일 발라 고등어등처럼 굽고 왔다. 

소금쟁이 수준인 비포 사진..ㅋㅋ 취재땜에 클라이밍 원데이 클래스 갔을 때.심지어 이게 본격적으로 PT로 헬스 시작한지 반년차라서 5kg정도 쪘을때다.


3.어휴 님 팔뚝이...

=팔운동을 잘 하면 팔도 당연히 커진다. 내 자신있는 부위 중 하나가 삼두이기도 하다. 비루한 지방낀 몸매이지만 삼두만큼은 워낙 커서 조금만 힘을 줘도 데피가 꽤 잘 나온다. 얼마전엔 철이 바뀌어 예전에 사놨던 반팔을 입는데 원래 헐렁했던 반팔이 쫄티가 됐다. 당시 너무 기뻐서 출근 준비하다가 기념사진도 찍어놨다.

=본인의 팔이 얼마나 성장 잠재력이 있는지는 손목 둘레를 보면 어느정도 나온다곤 한다. 내 손목은 여전히 얇긴 하지만 그래도 팔뚝만 보면 운동하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는 됐다. 


4.다리는 아직은 멀긴 했지만서도

=다른 모든 부위도 아직 10년은 더 운동해야 '운동 했습니다' 싶을 정도긴 하지만, 다리는 유독 더딘 편이다. 하체 운동을 꾸준히 하긴 했는데 유연성이 워낙 안좋은 편이라 스쿼트를 효율적으로 잘 하지 못했던 것 같다. 다양한 루틴을 포함시키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다만 요샌 원래 볼품없는 11자 다리에서 어느정도 굴곡이 생기고 있다. 특히 허벅지는 많이 커져서 예전에 입던 스키니진이 허벅지때문에 하나도 맞지 않는다. (웃긴 건 비죽비죽 겨우 진공포장된 쏘세지 수준으로 바지를 끄집어 올리면 허리는 잠기긴 한다. 다리만 커졌다는 거) 궁디 운동은 내가 주력으로 하지 않았기 땜에 크게 눈에 띄는 변화는 없지만, 확실히 레깅스 입으면 궁디 존재감이 뽱. 

=원래 옛날부터 내가 스키니진을 광적으로 좋아하던 사람이라 마른 다리핏을 포기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다리가 두꺼워지는 과정에서 그만큼 내 파워가 늘고 안정성이 늘고 드는 무게가 늘어나는 게 차곡차곡 실감이 되면 스키니진 버리는거 따윈 1도 안아깝다. 



 물론 이런 몸이 된 것은 내가 이런 몸을 목표로 루틴을 짜고 골고루 근력운동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런몸을 원치 않는다면 3년 운동하면서도 나와 전혀 다른 몸을 가진 분들이 있을 수 있다. 


 목적에 따른 몸만드는 방법에 대해선 이전글 링크를 참고해보시길

https://brunch.co.kr/@goyoung/35


 하지만 이말 만큼은 틀렸다는걸 말하고 싶어서 글을 썼다.


 [여자가 아무리 빡세게 운동해봤자 근육 안나오니까 걱정하지 마세요]는 틀렸다.


 방향을 잡아서 열심히 하면 (프로 보디빌더 수준은 못될지언정) 여자도 얼마든지 근육 나오고 몸도 바뀐다. 


 나의 이 글이 많은 분들에게 한시름 안겨줄지 희망을 안겨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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