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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집엄마 Aug 02. 2021

잠들기 전 바빠지는 머릿속

허공에 발차기














하루 종일 정신과 몸이 바빴다가

자기 전

모든 걸 쉬게 만들 수 있는 시간이 오면

왜 이리도 쓸데없이 자신을 괴롭히는 건지..


아무리 씩씩 거리고

허공에 의미 없는 발차기를 해도

다시금 선명해지는 기억들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라는 영화의 제목을 지은 사람은

아무래도 천재가 아닌가 생각했다.

간단한 문장 안에

얼마나 많은 의미와 암시가 전달되는지

그리고

15년은 더 지난 지금까지도

이 말이 얼마나 많은 글들과 상황 속에서 인용되는지

제목을 지은 사람은 알았을까?


많은 사람들이

내 머리 속에 지우개가 있길 바란다고 많이들 말한다.

나 역시 그렇다.

영화에서처럼 알츠하이머를 앓고 싶다는 말은 아니다.

내가 원하는 부분만 지우개로 지워내든

가위로 오려내고 싶은 것이다.


바쁜 일상을 보낸 뒤

지친 몸과 머릿속을 쉬게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자기 전 나만의 시간

하지만 한 번 사로잡힌 잊고 싶은 기억들은

날 다시 지치게 만든다.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어쩌면 조금 무서운 일이겠지만

나는 괴로운 기억을 붙잡고 되새김질하며

내 머리 속의 지우개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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