챠챠챠의 실패, 나의 또 다른 시작
지난 1월 사단법인 유쾌한 반란에서 진행하는
'챠챠챠(chachacha)',
청년들이 하고 싶은 일을 지원해주는
프로젝트에 지원했습니다.
운이 좋게 1차를 통과하였고,
재단 측에서는 약 두 달간 200만 원의 지원금을 주고
제가 하고자 하는 프로젝트를 얼마나 발전시킬 수 있는지,
얼마나 실패하고 깨지면서
자신의 프로젝트를 해나가는지를 지켜보았습니다.
그 과정들을 살펴본 후
2차로 30팀 중 10팀 만이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지난주, 4월 30일 토요일에
2차 선정을 위한 PPT 발표가 진행되었고,
심사위원들의 기나긴 고심 끝에 10팀이 선정되었고
추가로 2팀이 선정되었습니다.
2차로 선정된 팀은 2,000만 원의 지원금을 받아
자신의 프로젝트를
끝까지 도전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저희 팀은 2차에 합격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발표하는 그 순간에도
아주 약간의 희망을 품었습니다.
저도 사람이니까요.. 피피티를 수차례 수정했고,
발표를 매일매일 연습했고,
시간에 맞추기 위해 매번 초를 세며 맞추기도 했습니다.
프로젝트의 애정을 가지며 이런 사람들을 섭외해서 하자,
인터뷰는 언제, 프리뷰는 언제 나름의 계획을 짜면서
진행했고,
초반에는 프로젝트를 '왜'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머리가 터질 것 같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 하나하나가 모두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후회가 남지 않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열심히 했으나 과정들이 너무 뜻깊었고,
잠시라도 계산 없이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고마운 일이었는지 몰라요.
재밌던 하루하루와 설레었던 마음으로
두 달가량을 보냈습니다.
그걸로 괜찮았던 것 같아요 저는.
물론, 제 프로젝트는 잠시, 아주 잠시 멈추게 될 것 같아요.
아무래도 2차 타격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으니까요.
다만,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그 가능성을 보아버렸으니
어떻게든 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이제는 힘든 것보다, 놓친 것보다
얻은 것들이 잘 보이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살아내고 있었는데,
이제는 정말 살아가고 있는 중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