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감정을 온전히 느끼고 받아들이다
감정은 늘 예고 없이 찾아온다.
어떤 날은 아무 일도 없는데 마음이 꺼져 있고,
어떤 날은 사소한 말 한마디에 오래 감춰둔 감정이 묵혀온 종기처럼 터져버린다.
그럴 땐 이유를 따져봐도 소용이 없다. 어떤 원인도 찾을 수 없다.
그냥 오늘의 나에게 무게가 너무 많았던 거다.
예전에는 그 감정에 휩쓸렸다.
”왜 이렇게 예민하지? “
“이 정도도 못 버티는 내가 싫다.”
그렇게 스스로를 자책했고, 채찍질하며 감정을 억누르며 버티는 데만 집중했다.
하지만 그렇게 무시했던 감정은 켜켜이 쌓여서 더 크게 돌아왔다.
나중엔 사소한 일에도 숨이 턱 막혔다.
그래서 이제는 정면으로 감정을 마주하기로 했다.
터지면 터지도록 두고, 울고 싶으면 운다.
그리고 꼭, 나에게 말해준다.
“지금 이 감정은, 내가 열심히 살아왔다는 증거야. “
“괜찮아, 이 감정이 너를 무너뜨리지 않아.”
“조금은 흔들려도 돼, 어차피 잠깐이니까, 사람인데. 그저 잠깐 눈만 감고 귀 기울여.”
어쩌면 이 말들은 너무 흔하고 평범한 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평범한 말들이
무너진 나를 다시 붙잡는 밧줄이 되어주었다.
어느 날엔 이런 말도 꺼낸 적 있다.
“이 감정을 느낄 만큼, 너는 이제 더 이상 무딘 사람이 아니야.”
운동만 하던 시절에는 몰랐다.
감정을 느끼는 일이 이렇게 힘들고, 이렇게 대단한 일이라는 걸.
감정이 터지는 날,
내가 쓰는 회복 방법은
나를 혼내는 대신, 나를 이해해 주는 것이다.
내가 나에게 다정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것이다.
잘했다고, 오늘도 너무 훌륭했다고.
그 한마디가 쌓여,
다시 나를 일으켜 세운다.
눈물을 닦고 일어난 자리에서,
나는 또 하루를 살아낸다.
좀 더 어제 보다 유연하게, 그리고 단단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