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를 한다는 것, 버틴다는 것

나의 오랜 벗, 어둑어둑 이자까야에서 나눈 소담.

by Martin Kim

친한 지인이 있다.

2년 전, 꿈에 그리던 와인샵을 열었다.


"여기면 될 것 같아."


그가 가게를 차린 곳은, 지역 내에서 손꼽히는 상권 중심.

서울에 강남이 있다면, 부산엔 서면과 해운대가 있고, 대전에는 둔산동이 있다.

그는 그런 거리의 '핵심 입지'에 매장을 열었다.

가게 앞에는 음식점과 술집이 줄지어 있다.

주말 밤이면 거리 전체가 북적거린다.


와인에 어울리는 요리도 많고, 고객층도 분명 있어 보였다.

"이 정도면, 장사 안 될 리가 없지 않을까?"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오픈 초기부터 매출은 기대에 못 미쳤고,

이후에는 매출이 하루 2만 원에 머무는 날도 생겼다.

마트보다 비싸고, 와인바보단 밋밋하다는 평가.

게다가 지나가던 고객의 한마디,

“여기 와인샵 있었어요?”

그 말 한마디가 심장을 내려앉게 했다.


창업 비용은 7천만 원.

인테리어에만 수천이 들었고, 브랜드 네임, 수입 와인 계약, 전시 방식까지…

모든 걸 직접 구상하고 만든 공간이었다.

그런데 2년이 지나도록 원금도 못 건졌고, 매달 적자가 쌓여갔다.

결국 그는 매장을 내놓았다.


권리금 4천만 원.

하지만 돌아오는 제안은 “2천이면 넘기시죠?”

5월 계약 만료를 앞두고도 새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건물주는 단호했다.

"연장 안 하면 그냥 비워요."

기댈 구석도 없었다.

그는 결국 계약을 1년 더 연장했다.


물가도 오르고, 공과금도 오르는데, 버틸 여유는 점점 줄어든다.

지금은 오전엔 배달일을 하고, 오후에 와인샵 문을 연다.

“언제까지 이걸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의 말에는 무기력함이 담겨 있었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은 많다.

온라인에도 ‘망한 가게’에 대한 글이 넘쳐난다.

하지만 가까운 사람이 직접 겪는 이야기는 다르다.

무겁고도 현실적이다.

장사는 자리가 전부가 아니다.

제품만 좋아선 안 되고, 브랜드만 있어도 안 된다.

결국은 '필요한 사람이, 제때, 찾아와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건, 너무도 어렵다.


성공한 창업 이야기도 많다.

하지만 어쩌면, 대부분은 그렇게 ‘버티는 사람’들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소수만이 반짝이고, 다수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요히 흘러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가게 불을 켜는 사람들이 있다.

매출이 적자여도 문을 여는 이유,

그건 ‘나를 지키기 위해서’ 일지도 모른다.


그들의 용기를 나는 리스펙 한다.

정말 멋지다.

그리고 오늘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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