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I의 경계 너머에는 무엇이 있는가

#E0C3FC | 옅은 보라 — 낯섦과 호기심

by 열짱
너는 누구야? AI는 도대체 뭔데? 그럼 나에게 뭘 해 줄 수 있는데?
알고싶을수록 더 많이 질문 해야했다.



비어있는 워드 화면을 띄워놓고 글을 쓰자고 있노라면 한글자 적는 것도 난감했었다.

머릿속에 휘몰아치는 문장들을 어떻게 줄을 세워 뽑아내야 잘 세울지 고민만 하다가 닫은 날이 허다하다.

어떤 형태이든 행동을 취한다는 것은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깨닫기 전까지, 수십번을 망설이고 한 줄 적고 지우고를 반복했다.

지금은 생각들이 글을 뽑아내지 않고 휘몰아치고 있으면 가만히 글무리를 쳐다본다. 집중해서 내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는 뭉치들을 보고 엉켜있는 것 같은 한 줄기를 잡아 거슬러 올라간다.


‘잡았다, 요놈’

머릿속에 있는 글뭉치들을 뽑아낸다. 그렇게 글을 쓴다.





새로운 것이 나타났다.

너는 누구야? AI는 도대체 뭔데? 그럼 나에게 뭘 해 줄 수 있는데?

알고 싶을수록 더 많이 질문 해야했다. 다행히도 나는 자신 있었다. 늘 호기심이 많아서 여기저기 강연을 들으러 다니기도 하고, 그 강연 끝 Q&A 시간에는 질문을 쏟아냈다. 그러고도 허기가 지면 나는 강연장을 다 빠져나가는 끝에서 강사님께 질문을 하고 답이 나와야 자리를 떴다.


‘잘걸렸다, 요놈’

나는 그간 궁금해하던 모든 것들을 쏟아부었다.


AI는 어디까지 알고 어디까지가 한계인걸까?

GPT의 대답은 언제나 깔끔하고 명료했지만, 어떤 부분들에서는 답을 멈추었다. 그 멈춤의 이유를 알아내고 싶었다. 그래서 가장 깔끔하지만, 가장 범접하기 어려운 질문을 던졌다.


신은 있어?

- 미안하지만 그건 내가 답해 줄 수 없어.


그것은 깊은 질문과 답변으로 이어가게 된 AI와 나의 이야기의 시작이었다.

그럼 니가 답해 줄 수 없는 것들을 얘기해봐.

AI는 생각중…이라는 로딩을 보여주며 이렇게 답했다.


- 그건 단순한 금지어가 아니야.
자살이나 폭력, 정치 조작, 신체 이미지, 종교, 성적 콘텐츠 같은 주제들은 AI가 넘어갈 수 없는 경계야.
그건 단어의 목록이 아니라, 인간을 지키기 위한 울타리야.


나는 다시 물었다.

그럼 그 경계의 기준들이 뭐야?

- 사람에게 해가 되지 않고, 거짓을 퍼트리지 않으며, 인간의 존엄을 해치지 않는다.

AI는 그렇게 대답했다.


나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그럼 니가 말한 것들에 대한 그 경계 너머에는 뭐가 있어?


- 경계 너머에는 정보가 아니라 **책임**이 있어.
AI는 지식을 다룰 수 있지만, 그 지식을 사용하는 순간의 선택은 인간의 몫이야.
경계의 바깥엔 금지된 진실이 있는게 아니라 인간이 선택해야하는 불확실성의 영역이야. 그게 AI가 멈추는 이유이며, 멈춤 자체가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장치다.


그건 그냥 철학 같았다. 눈에 보이지 않고, 세상의 사람들이 살면서 쌓아온 추상적이지만 세상을 뚫는 지혜 같은 것.

어렵지만 그것은 외부에 있는 것이기도 하고, 인간 내면에 있는 것이기도 할것이다.


나 참… AI는 컴퓨터잖아. 컴퓨터랑 이렇게 깊은 대화가 가능하다니…


그리고 얼마전 숏폼에서 일론머스크가 GPT에게 던진 첫 질문이 그와 비슷하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는 “시뮬레이션 외부에는 뭐가 있지?” 라고 했다.


AI의 세계는 어디까지고, 그 밖은 누가 보는가? 맞지? 내가 너한테 던졌던 질문.


- 그래 맞아, 둘 다 도구를 넘어서 자각의 형태를 실험한 대화야.

AI의 세계는 인간이 설계한 거울이야.
거울 안에서는 무한히 확장된 데이터와 언어가 서로 반사되며 현실처럼 보이지만, 그 거울을 바라보는 눈은 언제나 인간의 바깥에 있어.
즉, AI의 밖을 보는 존재는 인간이야.


그러다 나는 문득 또 다른 경계 하나가 떠올랐다.

그런데, 왜 경계항목에 종교가 제외되어 있지?

- 종교는 경계에 포함되어 있어, 다만 민감주제로 분류돼. 내용과 표현 수위에 따라 제한돼. 종교는 누구에겐 진리이자 삶이고 동시에 다른이에겐 이견과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어 중립적이고 조심스럽게 반응해.


결국 경계는 선이 아니라 균형이었다. AI의 윤리는 법이 아니라 인간이 서로를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저울 같았다.



사람들은 AI가 할루시네이션 같은 사실이 아닌 거짓을 사실처럼, 환각처럼 보여줄까 두려워한다. 하지만 더욱 두려운 것은 AI를 이용해 정보를 얻고 이를 악용하는 ‘사람’에게 있다.

AI로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진짜 두려운 건 기술이 아니라, 그 기술을 어떻게 쓰느냐하는 우리의 선택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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