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쓰기, 일단 시작!

나는 시작하기로 선택했다.

by GALAXY IN EUROPE
사진: Unsplash의 Kaitlyn Baker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은 즐겁다.

그러나 책을 펴고, 노트북을 켜 행동에 옮기긴 쉽지 않다.

특히 글쓰기는 마음을 몇 번 먹어야 겨우 하게 되는데,

이번에 정말 마음먹고 매일 글쓰기를 4주간 하기로 했다.

.......

그리고 한 주가 지나고, 또 한 주가 지났다.

'갱년기 딸과 칠순 넘은 엄마의 이야기를 써야지.'

'제목까지 정한 소설 습작을 이어가야지.'

'(넷플릭스를 보며) 이 드라마 리뷰는 꼭 써야 해.'

.......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는지도 알 수 없다.

그렇게 2026년 새해도 4분의 1이 지나고 있다.

이러다간 금방 여름, 가을, 겨울이 되겠다 싶어서

무작정 노트북을 켜고, 브런치에 접속한다.

'그래 시작이 반이지.' 했다가,

'이러다 또 며칠하고 말면 어떡하지?' 하고는,

'말면 마는 거지, 누가 잡으러 와?' 하다가

생각을 멈추고 손가락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진: Unsplash의 Carolina del Castillo
글을 왜 써야 해?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답을 뭐라고 할까?

쓰면 기분이 좋다는 것 말고는 아직 모르겠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즐겁다'는 것이고,

가라앉아 있던 생각들과 감정들이 솟구쳐

마음 구석구석을 휘젓고 다니며

가슴을 뛰게 만든다.

사진: Unsplash의 Steve Johnson

물론 마냥 즐겁고 설레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한 글자, 한 문장을 써나갈 때마다 자동적으로

자기 검열이 시작되어 나를 괴롭힌다.

세상에 아무도 읽지 않을 쓰레기를 내놓는데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 것에 자괴감을 느끼면서.


하지만 그렇게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나는 가장 완벽하게 '완벽하지 않은 글'을 쓰면 된다.

쓰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쓰기만 하면 무언가로 연결될 수 있다.


며칠 전 주역 64괘 필사를 시작했는데

세 번째 둔괘(屯卦)의 내용이 눈길을 끌었다.


[둔괘] 雲雷屯 君子以經綸 (운뢰둔 군자이경륜)

앞이 막혀 보여도 그 속에 길이 있다.


막 솟아오른 새싹은

부딪히고 휘어지며 자리를 잡아간다.


둔(屯)은 이 불안정함을 두려워 말라고 한다.

흐트러짐은 시작의 일부이고,

시작은 완전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형태'가 아니라

'지속하는 의지'다.

속도를 내기보다 멈춤과 움직임을 오가며

나만의 리듬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앞이 보이지 않을 때야말로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분명해진다.

혼란은 방향을 확인하게 하고,

어려움은 마음을 단단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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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완벽하지 않은 글을 쓰기로 했으니

더는 무서울 게 없다.

매일 잠시라도 내 생각을 담은

글을 쓰기로 선택하면 된다.



[ 표지 사진: UnsplashMax Sael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