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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레이스 최 Jan 09. 2019

[서평] 세상에 저절로 되는 것은 없다

'민주주의의 정원'(에릭 리우, 닉 하나우어)를 읽고

  민주주의는 정원과 같다. 저자는 전제를 달고 그의 책을 시작한다. 왜 민주주의가 정원일까? 나의 질문은 빠르게 해결되었다. 정원사가 정원을 가꾸듯 민주주의 역시 가꿔야 좋아지고 예뻐진다는 것이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는 누군가의 투쟁과 희생으로 얻게 되었다는 상투적인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았으나 지금도 가꾸어야 한다는 (그것도 내가!) 이야기는 신선했다. 그리고 바로 그 신선함을 느낀다는 사실에 대해 깊이 반성했다. 나는 그동안 이 민주주의를 얼마나 free-riding하고 있었단 말인가? 그러면 민주주의를 만들어가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시민의식, 미들아웃 경제학 기반 시스템, 빅 왓-스몰하우 정부체제라고 말한다.

 


  시민의식은 개개인이 가져야할 것이다. 모두가 리더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건강한 사회는 책임있는 중간리더십이 많아 관계의 느슨한 연결이 사회를 안정적으로 만들어준다. '나만 아니면 돼' 보다는 '내가 먼저 해야해' 라는 마인드가 중요한것 같다.

             “시민의식 새롭게 이해하면  내면의 힘 강해지고, 우리 주변의 사회와 네트워크에 더욱 책임감 있는 자세 갖게 될 것”

             “사회는 우리가 행동하는 대로 만들어 진다”


 세상에 저절로 되는 것은 없다. 언젠가 철들때 깨달았던 사실, 집안 화장실은 저절로 깨끗해지는 것이 아니고 내 방이 저절로 정돈되는게 아니었다는 깨달음이 생각났다. 그 순간 엄마의 수고가 고마웠고 감사하다고 한 순간 나는 "이야 철들었네"라는 말을 들었던것 같다. 그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도 내가 민주주의의 정원사가 되어 가꾸지 않으면 민주적인 세상으로 나아갈수 없다는 것이 마음 무겁게 다가왔다. 그럼 무엇을 해야 하지? 저자는 우리에게 6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가만히 보니 예의바른 신사적인 중간리더다. 건강하게 느슨한 소그룹을 이끌어 가는 리더, 너무 강한 네트워크도 안된다. 느슨하고 작을 수록 좋다. 나는 그런 리더일까? 돌아보았다.


  미들아웃 경제학 기반 시스템은 사회 구성원들의 동의와 인식 개선, 시민운동을 통해 서서히 가지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강력한 공공의 손을 통해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특정한 방향을 향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정부가 시장을 보살펴야 시장이 보편적 부를 전할 수 있다고 한다. 이익과 손해가 강화되면서 집중 되는데 이러한 집중의 불공정함과 반생산적 효과에 정부가 대응해야 한다고 한다.

                “모든 사람이 교육, 건강, 사회적 자본, 재정적 자본에 대한 접근성 등에 있어서 공정한 기회를 가지고 있는지 따져보고 새로운 정보와 아이디어가 만들어 질 수 있도록 해야”

                 “혁신은 개인의 천재성이 꽃피도록 허용되는, 그리고 천재성이 사회에 기여하도록 협력을 통해 극대화해주는 비옥한 환경 속에서 나온다”

  결국 시민의식을 가진 몇몇 개인만으로 안되는 것이다. 결국 정부의 역할은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교육에서는 교육청, 교육부의 역할이 교육을 바꾸는데 중요할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빅왓-스몰하우 정부체제는 중앙정부 뿐만 아니라 지자체, 교육청, 교육지원청 등도 가져야할 시스템을 시사한다고 볼수 있겠다. 경험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교육청이 해야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빅왓을 위해서는 먼저 교육행정직과 전문직이 우선 교육혁신을 위한 목표에 대해 광범위한 합의를 갖도록 학습공동체와 연수를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얼마 전 교컴연수에서 들었다....) 부서별 업무경쟁보다 협력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신뢰를 장려해 사회적 자본, 즉 네트워크와 상호신뢰, 호혜적규범을 만들어내야 한다. 또한 교육의 수혜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없도록 학교밖 학생들을 위한 교육에도 신경써야 하며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위한 안전망 장치를 다각도로 마련해 모든 학생들의 역량이 계발될 수 있는 기회가 공정하게 주어지게 해야 한다. 스몰하우를 위해서 교육청은 정책적인 면에서 글로컬한 시각을 유지하고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지역사회나 시민단체와의 MOU를 통해 학교에서 필요로하는 자원과 전문가를 확보하고 적절한 상황에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장학사들은 행정업무는 줄이고 정책공부를 더욱 많이해서 현재 실행하고 있는 정책의 성과를 측정하고 지속가능하게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가져야 한다. 다양한 교육단체와의 연계를 통해 긍정적인 피드백 루프를 강화하고 시민들이 삶의 힘이 자라게 하는 교육을 더 많이 선택할 수 있도록 넛지를 만들어 내야 한다. 학교폭력이나 위기학생의 문제에서는 다양한 예방책을 마련하고 회복적 생활교육, 학생자치활동은 널리 퍼지도록 장려해야 한다. 경계를 명확히 해 사전규제와 사후 처벌을 강화하고 우수성과에 대해서는 포상하는 시스템을 확산시켜야 한다. 매년 불필요한 업무는 폐지하거나 줄이고 업무를 재배치하는 평가회를 열어 합리적인 업무 배정이 자리잡혀야 한다.

   


   이렇게 정부, 교육청, 지자체, 교육지원청이 잘 하고 교사, 학생, 학부모들도 시민의식을 가지면 학교도 민주주의의 정원이 될수 있을까? 요새 학교에서 학교 민주주의 얘기하는데 아직 갈길이 멀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그래도 꿈꾸다 보면 달라지겠지. 최소한 세상에 저절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불변의 진리는 알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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