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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지영작가 Oct 08. 2018

뽀얀 국물속 속내

믿고 먹어야 살로 간다지.

일요일과 한글날을 사이에 둔 오늘은 재량휴업일로 각기 다른 학교를 다니는 쌍둥이도 쉬고, 나도 쉬는

괜히 들뜬 날이다.

점심은 중1인 막내가 나이에 걸맞지 않게 좋아하는 설렁탕집이다.


오늘따라 뽀얀 국물을 보자니 어찌 이렇게 뽀얄수가 있을까란 의문점이 든다.


쌍둥이가 워낙에 설렁탕에 밥 말아 먹기를 좋아해

여러번 집에서 끓인적이 있는데 우선 '한살림' 에 가  한우뼈를 예약을 하고,2주정도 시간이 흐른다음 뼈를 받아와 찬물에 담가 핏물을 뺀다.

그리고,물을 팔팔끓여 뼈를 한차례 삶으면 남아있던 피가 까맣게 응고 되어 둥둥 뜨거나 불순물이 나오기에 첫물은 버리고, 찬물부터 다시 끓이기를 며칠을 한다.

피가 있으면 색도 안 좋지만, 잡내가 심하니

핏물빼기에 심혈을 기울일수밖에 없다.

상황보며 물이 너무 졸았다 싶으면 물을 조금씩 넣어가며 끓여준다.

나중엔 사골에 구멍이 뻥뻥 뚫어질만큼 고아댄다.


물론 사골은 비싸기도 하고, 잘 우려지지도 않지만,

깊은맛과 함께 좋은걸 주고 싶은 엄마마음이겠다.

며칠을 고아도 이렇게 색이 뽀얗기가 쉽지가 않다.

20만원짜리 사골을 사 봤자

희멀건하게 아이들 며칠 먹을 분량이 나오는데

이렇게 애기 속살 만큼 뽀얀걸 보면 '사골분말'을 탄거겠지 싶다.


내가 지금 뭘 먹고 있는건지?

원산지도 모를 사골을 분쇄해 인공조미료를 넣은 분말을 탄걸 맛있다고 먹고 있으니 말이다.


어른들은 그러신다.

''알면 먹을거 없다.모르는게 약이다.''


이제 찬바람 부니 한살림에가서 한우사골 하나

예약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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