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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지영작가 Oct 11. 2018

오솔길에 핀 들국화꽃을 딴다.

이 가을 씁쓸하게...차를  만들까?

차 한대 없는 논가에 예쁜 들국화가 한창입니다.

다른 사람들도 오고가다 혹여 볼 수 있으니

저는 소량만 뜯어옵니다.


집에와 흐르는 물에 솔솔씻고

찜기에 얹습니다.

증기에 쪄질 꽃이 아플까봐...가만가만 놓습니다.

참 이기적인 모습에 잔인합니다.

뽀얀 김을 내뿜고 꽃이 증기에 젖습니다.

저 얇디얇은 꽃잎이 익는 걸까요?

베란다 한켠에 화선지를 몇 장 깔고

평수 넓혀 가며 널었습니다.

화선지에 꽃잎의 파란물이 들었습니다.

그림같아 참 좋습니다.


이 가을은 저 들국화 마냥 씁쓸할것 같습니다.


들국화는 일반 국화보다도 성질이 차다 합니다.

이것 먹고

이 가을 더 추워지면 어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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