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 씁쓸하게...차를 만들까?
차 한대 없는 논가에 예쁜 들국화가 한창입니다.
다른 사람들도 오고가다 혹여 볼 수 있으니
저는 소량만 뜯어옵니다.
집에와 흐르는 물에 솔솔씻고
찜기에 얹습니다.
증기에 쪄질 꽃이 아플까봐...가만가만 놓습니다.
참 이기적인 모습에 잔인합니다.
뽀얀 김을 내뿜고 꽃이 증기에 젖습니다.
저 얇디얇은 꽃잎이 익는 걸까요?
베란다 한켠에 화선지를 몇 장 깔고
평수 넓혀 가며 널었습니다.
화선지에 꽃잎의 파란물이 들었습니다.
그림같아 참 좋습니다.
이 가을은 저 들국화 마냥 씁쓸할것 같습니다.
들국화는 일반 국화보다도 성질이 차다 합니다.
이것 먹고
이 가을 더 추워지면 어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