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아한삼십대 Jul 21. 2020

조언대로 살았봤더니 되려 채울 수 없는 공허함이 왔다.

#커리어에세이 / 사회가 원하는 성공 vs 내 꿈 간의 괴리

<인생의 신호등이 켜질 때, 난 어떤 선택을 해야했을까>



어른들이 추천하던 안정적인 대기업에 입사했다. 그리고 회사  생활을 시작한 지 6개월 정도가 흘렀을 때 갑자기 인생의 신호에 경고등이 켜졌다. 


고등학교, 대학교, 직장. 이 렇게 앞만 보고 달리던 경주마의 생활이 끝나자 ‘내 인생 이대 로 흘러가도 되나?’라는 생각이 불현듯 머리를 스쳤다. 그러면서 내가 어린 시절부터 품어온 꿈이 다시 가슴 한켠에 서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다. 눈앞에 주어진 목표를 하나하나 달 성하는 데 집중하느라 한동안 잊었던 설렘이 일었다. 동시에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이제 당분간 꼭 해내야 하는 목표가 없기에 지금이 꿈을 이룰 수 있는 본격적인 기회야!’라는 생각과
‘꿈과 관계없는 일을 하고 있는 지금도 충분히 만족스러운데,
꿈이라는 걸 꼭 이뤄야만 하는 걸까?’란 생각이 공존했다.


다들 회사 생활을 오래했다면 한 번 즈음 겪어보는 일이라 생각이 들어, 평소 존경하던 멘토분들께 의견을 구했다. 그 분들의 답변은 한결 같았다.


<밖은 춥다. 지금에 만족하며 커리어 측면에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할 것을 추천한다. 그 예로는, 회사의 임원이 되는 것과 대학원에서 공부한 후 연봉이 높은 기업으로 이직하는 것 등이 있다>


내가 평소 멋진 삶을 살고 계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모 두 입을 모아 ‘현재의 삶에 만족하고 충실할 것’, 그리고 ‘임원을 목표로 유사한 경력 내에서 발전할 것’을 추천하신 것이다. 그분들은 나보다 오랜 세월을 살아오신 분들이고, 주변의 여러 성공 사례도 보셨기 때문에 넓은 견문을 갖고 계셨다. 그런 분들이 같은 생각을 갖고 계신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한 번 조언을 믿고 따라 보기로 했다. 멘토님들의 조언처럼 현재에 충실해서 최고의 성과를 올리며 살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나도 궁금해지기 시작 했다.










보통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지 금 이곳에서 다시 한번 경주마가 되어 회사일에 최선을 다했다. 끈질기고 박력 있게 일을 했을 때 어른들의 조언이 나에게 맞는 것인지 확인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인지 내가 회 사 생활하는 내내 같은 팀의 멘토 선배들은 이런 평을 하셨다. 



난 오매니저가 임원을 꿈꾸는 줄 알어.



평일에 매일같이 야근을 하면서도 주말 출 장을 자처해서 갔다. 혼자 떠나는 지방 출장에도 불만 하나 없이 적극적으로 다녔다. 담당 멘토 선배는 이런 후배가 얼마나 뿌듯했는지 항상 고맙다는 말을 아끼지 않으셨다. 이렇게 1년 정도 생활을 하니 살이 쑥쑥 5kg나 빠졌다. 면역력이 약해져 겨울 내내 감기를 달고 살았을 만큼 몸이 안 좋았어도, 결국 해냈 다는 마음에 안도하고는 했다.










그런데 이렇게 현재에 몰입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내 방향성 이 뚜렷해진다는 점을 느꼈다. 어른들 말씀대로 열심히 살아봤는데 뭔가 부족하고 갈증이 났다. 객관적으로 주어지는 성과에 대한 보상을 받았을 때의 만족스러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보상을 받을수록 오히려 채울 수 없는 삶의 공허함이 느껴졌다. 






이렇게 계속 지내는 편이 맞을까?’ 란 의문이 자꾸 들고는 했다. 삶의 방향성을 재편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가득해졌다.








작가의 이전글 [북하이킹5번째] 진달래능선에서 우리의 소설같은 순간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