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oi / 하노이
도착하자마자 허겁지겁 먹은 국수
(하노이보다 조금 더 북쪽의 국수 요리)
반미 집을 찾아서!
길거리의 진짜 반미를 맛보겠다고 선택한 집.
나중에 알고 보니 맛집이면서 라오스식 반미를 만드시는 분!
아무래도 하노이가 북쪽이다보니, 고수나 향신료의 사용은 덜한 편.
이건 완전 서울 명동에서 삼겹살 구워 먹는 듯한 관광객 모드였겠지만,
이 음식만큼은 완전 추천!
버터를 먼저 두르고 그 위에 온갖 고기, 해물, 야채 등을 구워 먹는데,
어찌 이것이 맛이 없을 수 있겠는가!!!
버터의 고소함과 향이 가득 베어 있는 요리가 맛 없으면 반칙! :)
사실 이 요리의 키포인트는 저 소스!
굵은 소금, 생라임즙, 후추, 베트남 고추 등이 어우러진 저 소스가 궁극의 맛이었다.
저 쌀바게트는 말해 무엇할까.
그냥 비행기에 한가득 싣고 와서 매일매일 쟁여 두고 먹고 싶은 맛이다.
겉은 그렇게 바삭하고, 속은 또 그렇게 촉촉하고 부드러울 수 없다.
첫 입을 베어 물면 바사삭 하면서 기분 좋게 부서지는 그 느낌이 어찌나 반가운지.
저 바게트에 요리된 재료들을 올려서 소스와 먹으면, 흠.....ㅠㅠ
무엇보다 쌀이라 그렇게 소화가 잘 될 수가 없다.
빵을 사랑하지만 먹고 나면 늘 부대껴 하는 내게 최상의 빵, 궁극의 빵이었다. :)
Mixed Rice Noodle!
이것은 그저 천상의 맛!
두고두고 매일 매일, 특히 아침마다 먹으면 전 날 마신 술도 다 해장되어 버릴 것 같은 깔끔한 육수! :)
무엇보다 나는 저렇게 부드럽고 야들야들하게 맛있는 고기를 먹어 본 것이 처음이었다!
다시금 생각해도 어쩌면 저렇게 맛있게 만들까 비결을 알고 싶을 만큼 맛있는 집이었다.
들어간 허브와 육수 스타일 등을 볼 때, 전형적인 북쪽 쌀국수인 듯하다.
베트남도 칠레처럼 남북으로 쭉 길게 뻗은 지형이기에, 남쪽 호치민과 북쪽 하노이는 매우 다른 미식의 기준을 갖고 있다.
우리는 통칭해서, '베트남 음식 너무 맛있어'라고 얘기하지만 사실 우리가 아는 고수가 많이 들어 가고 진한 육수 맛이 나는 쌀국수는 남쪽 호치민 스타일인 듯하다.
들은 바로는 음식을 두고서 호치민은 하노이를, 하노이는 호치민을 서로 저평가한다고 들었다.
서로 '맛있는 게 뭔지도 모르면서' 뭐 이런 식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랄까? :)
하노이 음식은 확실히 깔끔하고 담백한 느낌이 강하고, 우리가 아는 고수나 민트같은 허브가 덜 들어가고 쪽파같은 깔끔한 야채가 깔끔한 풍미를 만들어 주었다.
개인적으로 호치민을 또다시 방문하기 전에는 하노이 스타일이 나의 입맛에 맞는 음식이라고 말하고 싶다! :)
친근한 풍경들.
조그마한 슈퍼가 아침 시간에는 12시간은 푹 끓였을 것 같은 육수의 국수를 파는 곳으로 변신하고,
차도 바로 옆에서는 아저씨가 분짜를 위한 고기를 의연하게 구우신다.
여행자들이 모여 있는 곳을 조금만 벗어나도 이런 풍경이 보이는 것은 여전히 한 발짝은 여행자 거리에, 다른 한 발짝은 현지인들의 지역에 둘 수밖에 없는 이유다. :)
모든 지역이 그럴 테지만,
베트남 거리의 진정한 매력과 생기는 아침에 피어나고 있는 듯했다.
분짜와 넴잔 (남쪽의 짜조, 스프링롤)은 그저 궁극의 맛!
한국에서 딱 한 번 먹었던 분짜와 같은 음식이라고 절대 생각할 수 없는 그런 현지의 맛.
나는 예전에 한국에서 무엇을 먹었던 것인가.ㅎㅎ
하노이의 요리라고 일컬어지는 분짜는 먹고, 그 다음 날 또 먹고,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을 그런 맛!
여행지의 좋아하는 음식 사진을 계속 보는 것은
행복하면서도 참 괴로운 일이구나ㅎㅎ 하는 것을 실감하는 비가 촉촉히 내리는 토요일 아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