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첫 휴가를 마친지도 어느덧 한달이 되어 간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사우디의 삶이 일상이 되어 버렸다.) 생각해 보니 이룬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4개월을 뭘하면서 보냈지 라는 생각에 헛헛함이 밀려 왔다. 물론 나름의 핑계를 대 보자면 새로운 곳에서 적응하느라 바빴다고 할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남는다면 개인적인 성장, 무엇인가를 해냈다는 뿌듯함을 느끼고 싶어졌다.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결과가 보고 싶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두번째 휴가 가기 전까지 4개월이라는 시간을 무엇인가를 하나 하나 이뤄나가는 알찬 시간으로 만들겠다고.
휴가때 다이소에서 사온 자그마한 수첩에 위시 리스트를 적었다. 일하고 숙소에서 편하게 할수 있는 것들, 일상에서 소소하게 할수 있는 것들에 중점을 두었다. 다행이 숙소에는 수영장이 있다. 물론 전에도 간간히 사용을 했지만 이번엔 무엇인가를 이루고 싶다는 생각에 Allan에게 연락했다. 알란은 컴파운드에서 일하는 필리핀계 사람인데 수영, 테니스, 배드민턴 등 다양한 스포츠를 가르친다. 시간당 30리얄, 우리나라 돈으로 만원이다.
꽤 괜찮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 수영을 잠깐 한적있는데, 접영을 하는 살람들이 그렇게 멋져 보이더라. 나도 멋 좀 내고 싶었다. 그래서 다짜고자 접영을 배우고 싶다고 연락했다. 휴가 끝나고 스케쥴은 거지 같지만 그래도 나이트 끝나고 한시간씩 과외 받기로 했다. 일주일에 2-3회.
그렇게 시작한 나의 수영레슨은 5회차를 기준으로 마무리 했다. 간단한 테크닉과 요령은 알았으니까 이제 남은건 연습만 하면 된다. 알란도 더 이상 가르칠게 없다고 한다. 아, 너무 솔직한 사람. 총 150리얄을 내일 지불 할 예정이다. 5월 휴가 마치고 뭔가를 시작하고, 뭔가를 마무리 한다는 느낌이 참 좋다.
일상에서 소소하게 새로운 경험을 쌓아 가야 겠다. 내가 할수 있는 범위를 늘려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