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대로 살아진다는 말, 정말일까. 너는 ‘영원’이라는 이름을 달고 내 앞에 나타났고, 나도 모르게 그 말의 무게에 기대를 걸었나 보다. 이 세상에 영원이란 없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너는 마치 그 말이 틀렸다는 걸 증명하듯, 그렇게 곁에 머물러주었다.
‘이름이 영원이니, 그 이름값은 하고 싶다’ 던 네 말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래서였을까. 나도 모르게, 영원이란 게 정말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믿음을 품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작년 여름이었다. 네가 조심스레 가장 소중한 무언가를 꺼내 내게 건네주며, “이거 참 귀한 거라, 너한테 주는 거야.” 그렇게 말하던 너의 얼굴을 오래 기억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 찰나가 얼마나 짧고 선명하던지, 너는 알까.
당연한 수순처럼 지금의 너는 내 곁에 없다. ‘인생은 강물 같아라’라는 말처럼, 모든 건 흘러가고 제자리에 머무는 법이 없다. 나도 이제는 너와의 기억을 강물에 씻겨 보내보려 해. 서서히. 잘 지내지? 나는 아직도 널 떠올리며 ‘영원’이라는 단어가 참 예쁘고도 부스러지기 쉬운 뜻 같다는 생각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