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성장하는 사람들과 수초
저게 뭐 별거라고
수초를 키우다 보면 대충 던져만 놔도 엄청난 성장속도를 보여주는 아이들이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저 사람은 뭐든 쉽게 성공해 내고 자신의 길을 나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붕어마름: 물속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전 세계에 널리 분포한다. 원줄기는 길이 20-40cm로 가지가 갈라지고 밑부분이 합쳐지며 2개씩 갈라져서 실 같은 갈래조각이 된다. 갈래조각 가장자리에 돌기 같은 잔톱니가 있다. - 위키백과
붕어마름이라는 수초는 물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수초 중에 하나로 당근마켓 상위 1% 빈도수의 수초이다. 흙에 심지 않아도 되고, 그렇게 많은 광량이 필요하지도 않다. 그냥 물고기 몇 마리 있는 수조에 띄워놓기만 하면 수조를 잡아먹을 듯이 성장하는 수초다. 가만히 보고 있자면 얘는 진짜 쉽게 큰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 대학교 때 책을 슥슥 넘겨가며 보고 A+를 맞는 친구, 갑자기 술집을 한다고 장사를 하더니 엄청난 외제차를 끌고 다니는 친구. 유튜브에도 수많이 존재한다. 어쩌다 하나의 길을 발견해서 성공 괴도를 달리고 있는 사람들을 보자면 운이 좋았구나 뭐 나름의 노력을 했겠지만 "운이 없으면 절대 안 되었을 거다"라고 생각하게 된다.
붕어마름은 왜 쉽게 성장할까? 뿌리내려 안전하게 정착하는 삶을 포기하고, 멋지고 화려한 잎사귀 대신 표면적이 넓은 얇고 많은 잎사귀로 성장하기를 선택하였다. 사람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책을 슥슥 넘겨서 이해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책을 보았을 것이며, 대학교에서 배운 모든 전공을 포기하고 술집을 차려 무수한 도전에 맞닥뜨렸을 것이고, 어쩌다 하나의 길을 발견하기 위하여 수많은 잘못된 길을 오갔을 것이다.
우리는 결과만 보고 쉬워 보인다고 너무 [쉽게] 이야기하고 있는 건 아닐까.
나는 대기업과 공무원이라는 사회통념상 돈과 명예를 모두 내려놓고 박사과정을 목전에 두고 있다. 무수한 잘못된 길 중에 다소 거칠더라도 나에게 맞는 길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에서 오히려 누군가가 나에게 이렇게 말해줄 날을 기다리고 있다.
"운이 없으면 절대 안 되었을 거다"
이 말을 들을 때 나는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응원한다. 나 자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