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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학원생 남편 Jul 14. 2023

넌 왜 밥을 안 먹니?

베타.. 밥을 거부하다

 같이 사는 반려동물이 밥을 안 먹는다는 것은 내가 실수했거나 혹은 내가 실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맞다. 내가 실수한 거다.



베타 : 작은 강이나 연못에 산다. 새강() 윗부분에 공기호흡용 부호흡기가 있어 산소가 적은 물속에서도 잘 생활한다. 수컷은 투쟁성이 강하여 투어()라고도 하며 입을 무기로 써서 서로 물어뜯는다. 싸우기 전에는 흥분하여 지느러미나 아가미뚜껑을 세우며 몸빛깔이 선명해진다. 관상어류로 사육되며, 타이에서는 600년 전부터 한 어항에 수컷끼리 넣어서 싸우게 하여 즐기고 있다. 수온 26∼29℃에서 기르는데, 수컷은 다른 어항에 넣는다.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집 한편을 어항으로 체우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나름 꿈에 그리던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만반의 준비를 하였고 엄청난 양의 택배가 집에 쌓였다. 축양장을 만들고 어항을 놓고 하는 것까지는 정말 좋았다. 이번에 이사를 또 가야 하기 때문에 완전 풀 세팅은 하지 못했지만 베타를 위한 작은 룹통이라 불리는 어항과 꽤나 큰 수조에 물을 받고 준비를 마쳤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생겼다. 기존에 있던 어항은 약 1년 정도 전체 환수 없이 오래된 어항. 즉, 묵은 물이었는데 룹통으로 옮기면서 깨끗한 물에 들어간 베타가 밥을 거부하기 시작한 것이다. 먹뱉을 반복하였는데 도무지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아니 아침은 먹어놓고 왜 깨끗한 물에 들어가니까 밥 안 먹는 거야?"


 처음 이틀 동안은 새로운 환경에 이사를 와서 낯선가 보다 생각했는데 조금 더 논리를 따져보았을 때 다른 문제가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아마 박사과정의 직업병이지 않을까 싶다. 검색 결과 베타는 작은 강이나 연못에 산다고 나와있었는데 그 말은 맑은 물에서 사는 물고기가 아니고, 오래된 물에 더 편한 물고기가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일반적으로 베타샵에서는 전체 물을 갈아주고 컨디셔너를 첨가해 주는데 아마 컨디셔너에 그런 성분들이 들어있지 않을까 싶었다.



버릇 나빠진다고 하루 굶기고 밥을 주니까 잘 먹는다.. 일명 [사료순치]라는 방법인데 안 먹고 굶어 죽는 것 보다야 좋겠지만 사람으로 치면 가둬놓고 벌레양갱을 주는 설국열차 같은 느낌이랄까.. 물생활은 힐링보단 미안한 마음이 더 많이 올라오는 취미인듯하다



유튜브 채널 : https://youtube.com/@graduate_aquar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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