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듯한 시구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이윽고 사라지고 만다. 머릿속 조그만 손이 두개골 아래 천장을 활공하는 영감의 씨를 잡으러 힘껏 뻗어보지만 손에 닿자마자 바스라져 버린다. 실체화되고 싶지 않아서 이 세상의 모습으로 때묻고 싶지 않아 씨앗은 언어의 그물과 생각의 낚시줄을 피해다니며 머릿 속 창공을 훨훨 날아다닌다. 머릿속이라는 한계가 분명히 있음에도 무한한 우주처럼 자유로이 비행하는 영감의 씨는 유한한 조건 속에서도 무한의 선택을 만들어내는 '바람'이다. 오늘도 씨를 따라 머릿속 대지를 뛰어본다. 끝내 닿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