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다 지나치는 머리긴 여자를 볼 때면 혹시 너인가 고개를 돌리곤 한다.
뒷모습밖에 보이지 않지만 그 앞의 얼굴이 너일까 상상한다.
그러다 빠른 걸음으로 그녀를 앞질러 뒤돌아본다.
역시 너는 아니다.
멈춘 나를 두고 낯선 여자는 지나간다.
나는 다시 뒤돌아서 그녀의 뒷모습을 본다.
보기전엔 그녀일지도 몰랐으나 보고난 후엔 확실히 아니다.
뒷모습만 봐도 아닌 것을 아는데 합리적인 판단을 못하고 늘 얼굴을 확인하는 나는 병에 걸린 것일까.
어느덧 떠나는 그녀의 뒷모습에 너의 얼굴을 겹쳐본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뒤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