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게 생각못하는 친구

by 병아리 팀장

그는 무언가 하나에 골똘히 생각을 오래 하는 것을 못하였다. 깊이있게 들어가야 하는데 뇌는 멈춰버리고 마음만 불안함에 겉돌는 것이 눈에 보였다. 대학 때부터 발생된 이 증상은 어떻게 치료해야하는 것인지 그는 줄곧 내게 하소연하곤 했다.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인지 치료가 아닌 극복을 해야하는 것인지 나는 확신이 서질 않았다. 그렇게 그는 제 때 도움을 받지 못하였고 대학 전공 공부 때도, 고시 공부 때도 그는 이 싸움에서 패배했었다. 그의 본능이 원한 것은 정착이었고 관성에 의한 목표 달성이라는 잘못된 습관은 그를 현재의 상태까지 몰고 왔다.

그는 지극히 평범한 인간이다. 떠벌리길 좋아하면서 깊게 생각하긴 싫어하고 생각이 깊은 척하면서 고민하는 건 피하고 싶어한다. 좋은 사람인 척 하지만 작은 것을 베풀고 째째하게 셈하고 있으며 변화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 말하면서도 자신은 예외이길 바란다. 스스로를 망망대해에 던져놓는 혈기는 있을지언정 바다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에 대한 고민은 일체 없다.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어떻게든 되겠지하고 자신을 놓아버리는 무책임한 모습. 뿌린대로 거둔다는 것은 그의 인생을 통해 철저히 증명되고 있다.

지금의 그를 위한 진단은 자신에 대한 거품을 걷어내고 그 자신이 그나마 할 수 있는 영역에서 가장 끝까지 버티며 할 수 있는 것을 택하는 것이다. 그것이 비록 비전이 없거나 화려한 것이 아니더라도 그 작은 영역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남들에게 얘기하기 부끄럽거나 일이 초라해보이는 것은 스스로 반문하며 극복해야한다. 세부적인 것까지 깊게 팔수록 그 안에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찾을 수 있다. 스스로를 예외라고 생각하거나, 시간이 지나면 지나가겠지라 생각말고 이번에 끝낸다는 생각으로 결정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P.S : 그는 역시 나의 충고를 귀담아 듣지 않았다. 그의 머릿 속 어딘가에는 이 세상은 거대한 게임이고 자신의 성패는 본인의 노력보다는 외부의 운에 의해 조율되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일까. 분명 그게 진실이어도 그런 삶의 태도는 결코 생산적이지 않을텐데. 그래도 그가 마지막 쥐고 있는 자신감만큼은 내려놓지 않길 속으로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