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영화리뷰

[영화리뷰]더 테이블

진심이 전해질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고 행운이다

by 병아리 팀장

영화 <더 테이블>은 네 개의 인연이 같은 카페, 다른 시간, 같은 테이블에 앉아 이야기로만 진행되는 영화입니다. 70분의 상영시간, 4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소품같은 영화이지만 전해지는 메세지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네 개의 이야기는 해피엔딩도 새드엔딩도 이도저도 아닌 엔딩도 있지만 마음에 전해지는 무게감은 어느 하나 예외없이 부족하지 않습니다.
짧은 시간 두 사람간의 말의 오고 감만으로도 다양한 해석과 수많은 의미부여가 나올 수 있는 작품입니다. 색다른 컨셉의 영화인만큼 이번 리뷰 역시 평소와는 달리 줄거리 위주로 작성해보겠습니다.

1. 오전 열한 시

성공한 배우 유진(정유미), 평범한 직장을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 창석(정준원). 둘은 과거 사랑했던 사이다. 창석의 용기아닌 용기어린 부름에 응한 유진은 창석을 만나기 위해 어느 카페의 테이블에 앉는다. 서로 하고 싶은 말, 듣고 싶은 말은 따로 있지만 걷도는 마음과 생각없는 말로 두 사람의 시간은 헛되이 지나가는데...

2. 오후 두 시 반

3번의 불같은 만남 후 떠나버린 남자 민호(전성우)의 연락에 찾아온 경진(정은채). 무작정 해외여행을 떠나고픈 맘에 회사도 그만두고 떠났던 민호의 철없는 이야기를 들으며 경진은 민호의 안에는 자신이 없다고 생각하는데...준비한 말이 잦아질 때쯤 비로소 잔잔히 흘러나오는 진심, 이해, 그리고 다음을 위한 기약...둘은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요?

3. 오후 다섯 시

사기 결혼을 준비하기 위해 만난 은희(한예리)와 숙자(김혜옥). 은희는 상견례 자리와 결혼식 자리에 초대할 부모님과 친구들이 없어 숙자에게 돈을 지급하며 사람섭외와 어떤 말과 복장을 해야될지에 대해 알려줍니다. 철저히 갑과 을의 위치에서 이야기가 오가던 중, 은희의 고백과 숙자의 과거가 교차하며 두 사람은 마음을 열게 되는데...

4. 저녁 아홉 시

결혼을 눈앞에 둔 혜경(임수정)과 그의 전남친 운철(연우진). 마음이 가는 길과 사람가는 길이 다른지 모르겠다는 혜경, 누군가를 책임지는 선택을 하는 것이 두려운 운철. 서로에게 마음이 남은 것을 알면서도 운철은 선택을 주저하고 혜경은 운철의 선택을 유도한다. 웃으며 말하지만 그 속에 담긴 서로간의 진심, 선택을 바꿀 수 있는 티타임은 점점 시간이 다되어 가는데...

이 영화는 투자를 받지 않고 배우들 역시 대부분 출연료를 받지 않고 참여한 것으로 압니다. 7회차, 단 3일만에 촬영이 완료된 작품이고 작년 전주국제영화제의 출품용으로 기획된 작품이었지만 반응이 매우 좋아 상업영화로 정식 상영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상영시간은 짧아도 보고나면 (남녀간에) 정말 이야기할 꺼리가 많은 영화입니다. 그 때 그 말을 할 때의 배우의 표정과 관객의 느낀 점, 배우의 행동과 위치를 보며 그들의 진심과 의미를 되새기며 서로 이야기를 해보면 시간을 재밌게 보낼 수 있을 겁니다. 본격 정기모임을 위한 영화라고 해도 좋을 것 같네요. 박진감 넘치고 볼거리 많은 왠만한 영화보다 훨씬 남는 느낌이 많은 영화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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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영화를 보고난 후 ''미안하다'라는 말, 힘들다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어렵게 용기내서 불러냈으면, 멋있게 마음에 와닿게 할 수 없더라도 그래도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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