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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nie Volter Oct 12. 2017

물과 숨

골반이 틀어진 것 같아 자세교정 센터를 방문했다. 원장님이 누워보라고 한 후 이런저런 주문을 하였다. 언제쯤 티비에서 보는 것처럼 딱딱 소리나게 교정해주나 기다렸는데 의미없어 보이는 문답만 계속 반복되었다. 내 마음을 눈치 챘는지 원장님은 문답을 하는 이유를 말해주었다.

일시적으로 뼈를 맞추는 것은 자세를 영구히 고치는게 아니라네. 잘못된 자세는 분명 잘못된 습관에서 온 것이기에 자네와 함께 그걸 확인해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네. 자네와 얘기하면서 자세를 유심히 살펴보니 윗배가 올라와있고 오른쪽 다리가 틀어져있네. 이는 뼈가 틀어진 것보다는 불편한 자세가 오래 유지되며 나타난 증상일세. 
자네 평소에 물을 얼마나 마시나? 하루에 1리터 마신다고? 사람은 최소 하루에 4~5리터의 물을 먹어야한다네. 수분이 부족하면 뼈의 연골에 있는 수분을 몸이 빨아들여 사용한다는군. 그렇기에 평소 물을 많이 먹게나. 
자네 한번 크게 숨쉬어보겠나? 비염기가 있나보군. 입으로도 평소 숨을 쉬나? 안쉬나보군. 호흡량이 적다보니 횡경막이 좁혀지고 늑골은 위로 올라가고 위에 부담을 주어 소화도 잘 못킬게야. 자네, 위가 많이 안좋지? 역시 그랬군.
자세 교정도 좋지만 제일 중요한 두 개를 명심해두게. 물과 숨일세. 물을 4리터씩 마시고 숨은 늘 충분히 쉬게나. 귀찮다고 게을리하면 안되네. 잘못된 자세는 잘못된 습관이 만들고 잘못된 습관이 부정적인 정신도 만드는 것이네.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게나.

거금 7만원을 들여 자세교정 잠깐, 맛사지 약간, 설교를 많이 듣고 나왔다. 다음에 다시 갈지 모르겠지만 물과 숨만큼은 꼭 명심하고 살아야겠다. 귀신같이 내 문제점을 맞췄으니. 물과 숨을 잘 마시다보면 내가 쓰는 글도 좀 더 나아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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