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약간이지만 시대 가치가 조금씩 변해가는 것을 느낀다. 지식, 정의, 평등, 소통을 절대선으로 주창하며 나아가던 세상에 조금씩이지만 반발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PC, 여혐, 반노조, 난민문제, 중국위협론 등 정의보다 현실로 대중이 회귀하는 것을 느낀다.
아니 현실적 가치에 회귀하는 것보다는 정보, 정의, 소통 등의 일방 가치의 팽창에 대한 반발일지도 모르겠다. 노력은 좋지만 노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은 좋지 않으며 소통도 좋지만 소통만을 압박하는 공허한 소리도 빈하다. 가끔은 옳은 소리보다 조용히 있는듯 없는듯 흘러가는대로 사는게 좋을 수 있겠다.
좀더 확장해보자면
알아야하는 것을 가르치기보다 알지 않아도 되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친절일수도 있다.
내 감정이 이렇다 이야기하는 것보다 돌이나 호수처럼 자연스럽게 있어주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할 일을 찾는 것보다 손익을 셈해보는 것보다 아무 것도 안한채 누워있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주변에 노력하는 사람들의 삶과 말이 유난히 공허하게 느껴진다.
행위에 중독되어 자기 자신에 갇혀버린 사람들.
아무리 좋게 보려 해도 그들이 주창하는 '행복'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어색한 웃음과 의미 부여, 그 사이에 연민으로 서로 묶여있는 사람과 사람들.
그 무리에 살짝 떠나있으려한다.
억지로 그들을 깨우기보단 그들로부터 떠나 혼자 있어보련다.
조금씩이지만 확실히 돌이킬 수 없게 변해가는 세상을 조용히 느껴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