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랑주리 미술관, 몽마르뜨 언덕, 샤크레 퀘르 성당
오랑주리 미술관에 도착했다. 사실 규모가 너무 컸던 루브르 보다는, 작지만 내용이 알찬 오랑주리가 훨씬 더 좋았다. 오랑주리 미술관에 대해 잠깐 알아보고 가자.
1852년 건축가 피르망 부르주아(Firmin Bourgeois)에 의해 건축된 오랑주리(Orangerie) 미술관의 건물은 원래 루브르 궁의 튈르리 정원에 있는 오렌지 나무를 위한 겨울 온실이었다.
이때 완공된 두 개의 건물이 현재 주드 폼 국립 미술관과 오랑주리 미술관이다.
1921년 주 드 폼(Jeu de Paume)처럼 오랑주리는 당대 예술품을 위한 모던 갤러리로 지정되면서 미술관의 용도가 변경되었다.
1914년 클로드 모네(Claude Monet)가 미술관에 그의 대작 수련(Water Lilies)을 기증하며, 미술관은 모네의 거대한 작품을 전시하기 위한 공간 설계에 들어간다.
이후 60년대와 21세기 초반에 오랑주리 미술관은 리노베이션을 단행한 후 2006년 재개관을 했다.
1층은 모네의 작품을 위한 전시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그 외의 전시관에서는 피카소, 마티스, 드랭, 르느와르, 세잔, 루소, 모딜리아니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교통
지하철: Concorde
오픈 시간
수요일부터 월요일까지 09:00 - 19:00
매달 첫 일요일 09:00 - 18:00 (무료)
입장료
일반 요금 : 9 €
할인 요금 : 6.5 €
18세 미만 : 무료
오랑주리는 모네의 작품 전시실로 유명하다. 모네는 자신의 수련 연작을 자연광이 들어오는 방에 전시할 것을 바랐었는데 그의 뜻에 맞게 만들어진 전시실이 바로 오랑주리에 있는 것이다.
전시실에 들어가면 둥그련 벽면에 모네의 수련 연작이 있고, 가운데에 있으면 마치 연못에 있는 수련을 보는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오래 있고 싶은 곳이다.
안타깝게도 필자의 사진기에는 모네 전시실의 사진이 단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왜 였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사람이 너무 많았고 작품이 너무 길어서 사진에 담기 어려웠기 때문일 것이다. 독자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진을 퍼와본다.
지하로 내려가 보면 다른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우리 가족이 갔을 때는 르느와르의 작품들도 있었다. 어쩌면 이렇게 푸근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 너무 따스한 그림들이다.
그다음 작품은 바로 필자가 제일 좋아하는 모딜리아니 작품들이다.
유럽여행을 떠나기 전에 미술 작품들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 위해 서양의 명화들을 찾아보고 있었는데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던 작가들 외에 필자의 관심을 끄는 작가가 하나 있었으니 그가 바로 모딜리아니다.
얼굴도, 코도, 목도 길쭉길쭉 한데 눈동자를 그리지 않은 그의 그림은 한 번 보면 잊기 힘든 독특함이 있었다.
모딜리아니가 어떤 작가인지 궁금하여 정보를 찾던 중 서정욱의 미술 토크를 보게 되었고, 차분한 그녀가 소개하는 모딜리아니 스토리를 듣고 그의 그림에 더욱 빠지게 되었다.
그와 아내의 슬픈 사랑 이야기 때문에 그림이 더 애잔하게 보이는지도 모른다.
아래 서정욱의 미술 토크 링크 걸어드리니, 모딜리아니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듯싶다.
https://www.youtube.com/watch?v=zBDXOD1yeuE
필자가 방문했을 때는 모딜리아니의 아내, 잔느 사진이 없었는데 아쉬운 마음에 인터넷에서 퍼와본다.
모딜리아니의 그림은 눈동자가 없는 것이 특징인데, 상대방의 영혼을 알았을 때 눈동자를 그리겠다고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아래 잔느의 그림에는 눈동자가 있는데, 아마 잔느의 영혼까지 알게 되었을 때 그린 그림인 듯하다.
집사람이 좋아하는 화가 마리 로랑생 (Marie Laurencin)의 작품도 볼 수 있어 좋았다.
마리의 친구였던 샤넬을 그린 그림이다.
오랑주리 미술관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와보니 여전히 맑고 파란 하늘이 우리를 반긴다.
콩코드 광장에 우뚝 서있는 오벨리스크.
뒤를 돌아보면 정말 아름다운 뛸르히 공원이 펼쳐진다. 미술작품도 아름답지만 바깥 풍경도 너무 아름답다.
이제 몽마르뜨 언덕을 가기 위해 지하철 역으로 가는 도중에 슈퍼카들을 만났다. 관광객들에게 시승을 시켜주고 차비?를 받는 것 같았다. 관심을 보이는 둘째를 위해 사진만 찰칵. ㅎ
이제 지하철을 타고 몽마르뜨 언덕으로 간다.
지하철보다는 버스 편이 더 좋은 것 같다. 지하철이 생각보다 지저분하고 사람도 많았다.
게다가 몽마르뜨 역에서 내려 몽마르뜨 언덕까지 가는 길은 가파른 계단의 연속이었다. 계단이 어찌나 가파르고 끝이 없던지. 정말 힘들게 올라갔다.
필자가 네이버 유랑 카페의 파리 여행기들을 보며 정보를 수집할 때 특히 주의해야 할 곳이 몽마르뜨 언덕이라고들 했다. 샤크레쾨르 성당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는데 흑형 팔찌단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관광객을 상대로 말을 붙이고, 가던 길을 멈추고 쳐다보면 피할 틈도 없이 손에 팔찌를 끼워준다는 것이다. 말도 잘 안 통하는 그들이 팔찌를 찼으니 무조건 사야 한다고 윽박지른다는 것이다.
말도 잘 안 통하고, 안 산다고 해도 이미 팔에 차 버린 팔찌라 돈을 내야 한다고 우기는 흑형들을 상대로 이길 수는 없는 노릇이니 정말 난감한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는 것이다.
바로 앞에 샤크레쾨르 성당이 보이는데 다행해도 우리가 갔던 그 시간에 흑형 팔찌단은 보이지 않았다. ㅎ
계단 끝까지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보면 이렇게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샤크레쾨르 성당을 둘러본 후에 우리 가족도 저 아래 푸른 잔디밭에 않아 한참 동안 파리 시내를 내려다보다가 아래로 내려오려 하는데 그때 흑형들이 나타났다. 이번에는 팔찌가 아닌 맥주를 팔고 있었는데 다행히 우리 쪽으로는 오지 않았다. 휴~ 가슴을 쓸어내리고 아래로 내려간다.
몽마르뜨 언덕 바로 앞에는 작은 식당들이 많은데 필자는 맥주를 한 잔 하고, 출출한 아이들을 위해 크레페를 사준다.
맥주 한 잔 하면서 바라보는 몽마르뜨 언덕과 샤크레쾨르 성당도 정말 멋지다.
관광을 마치고 아래로 내려가는데 정말 많은 기념품 가게들이 골목 좌 우로 펼쳐지고 수많은 관광객들이 지나다니고 있다. 그런데 이곳이 바로 소매치기가 자주 발생하는 곳이니 주의를 해야 한다.
울 큰 딸 가방 열릴 뻔하고, 필자도 배낭을 메고 가고 있었는데, 누가 배낭을 당기는 느낌이 들어 휙하니 뒤 돌아보니 관광객처럼 카메라를 목에 메고 있던 사람이 자기 아니라는 식으로 두 손을 번쩍 들어 보이는 것이었다. 분명 누가 배낭을 건드렸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보니 소매치기 들이 관광객처럼 위장해서 다닌다고 한다. 소매치기당하지 않아 다행이긴 하지만 정말 중요한 물건은 숙소에 두고 다녀야 할 것 같다.
원래는 몽마르뜨 근처에서 프랑스 가정식을 먹으려 했는데 아이들이 프랑스 음식은 싫고 숙소에서 한국음식 먹고 싶다고 보챈다. 숙소로 출발한다.
루브르 가는 버스 타야 하는데 관광지에서 좀 벗어난 곳까지 걸어가야 했다. 늦은 시간이 아닌데도 상점들 셔터가 내려가 있고 다니는 사람도 많지 않아 분위기가 쌔 했다. 파리 외각에서는 강도를 조심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얼핏 둘러봐도 우범지역인듯한 느낌이 들어 긴장이 많이 되었다. 버스 정류장에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인상이 험악한 것처럼 느껴져 마음이 불편했다. 오래지 않아 버스가 와서 정말 다행이었다.
이렇게 파리 여행 셋째 날은 잘 마무리되었다.
내일은 베르사유 궁전과 에펠탑을 보러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