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캐논과 니콘은 왜 EUV를 못 만들까?

by Grandmer


한때 노광장비 시장의 70~80%를 장악했던 니콘(Nikon)과 캐논(Canon)이 ASML에 뒤처지게 된 과정은 기술적 선택과 비즈니스 모델의 차이에서 극명하게 갈렸다.


2026년 현재의 관점에서 그 이유와 향후 전망을 정리해 보자.


1. 니콘과 캐논이 뒤처진 결정적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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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일본 기업들은 수직 계열화와 자체 기술을 맹신했다.


반면 ASML은 전 세계의 천재들을 파트너로 끌어들이는 전략을 썼다.


기술적 판단 미스 (이머전 vs EUV) : 2000년대 초반, 차세대 기술로 액침 노광(Immersion)이 떠올랐을 때 니콘은 기존 방식을 고수하려다 뒤늦게 뛰어들었다.


반면 ASML은 TSMC와 손잡고 액침 노광을 선점하며 시장의 주도권을 뺏어왔다.


EUV라는 거대한 도박 : EUV 기술은 개발에만 수십 년과 수조 원이 드는 돈 먹는 하마였다.


니콘 캐논은 당시 일본 반도체 산업의 쇠퇴와 맞물려 이 막대한 리스크를 감당할 여력이 없었다.


반면 ASML은 인텔, 삼성, TSMC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아 리스크를 분산하며 올인에 성공했다.


폐쇄적 생태계 vs 개방적 생태계 : 니콘은 부품의 상당수를 직접 만들려 했지만, ASML은 독일의 자이스(렌즈), 미국의 사이머(광원) 등 각 분야 세계 최고들과 동맹을 맺었다.


결국 일본 연합이 글로벌 연합에 패배한 셈이다.


2. 니콘과 캐논이 EUV 장비를 만들 가능성은?


결론부터 말하면, 두 회사가 ASML 방식의 EUV 장비를 직접 만들 가능성은 매우 낮다.


대신 이들은 EUV가 아닌 방식으로 반격하거나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① 캐논: 도장 찍기로 승부 (나노임프린트, N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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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은 빛을 쏘는 노광 대신, 마치 도장을 찍듯 회로를 직접 찍어내는 나노임프린트(Nanoimprint Lithography)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장점 : EUV보다 전력 소모가 1/10 수준이며, 장비 가격도 훨씬 저렴하다.


전망 : 2024~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 테스트에 들어갔으며, 최근에는 5nm 이하 공정 적용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EUV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 복잡하지 않은 층(Layer)부터 대체하며 점유율을 뺏어오려 한다.


② 니콘: 성숙 공정의 강자 및 고도화


니콘은 최첨단 EUV 전쟁에서는 발을 뺐지만, 여전히 반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성숙 공정(ArF, KrF) 시장에서는 강력하다.


전망 : 2027년까지 차세대 액침 노광 장비를 출시해 3D 낸드나 파워 반도체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어드밴스드 패키징용 장비 등 새로운 먹거리에 집중하고 있다.


3. 요약 및 전망


ASML은 EUV 시장을 100% 독점하고 있고 High-NA EUV로 초미세화를 선도하고 있고 EUV를 이미 제작하고 있다.


캐논은 나노 임프린트 상용화 중이지만 EUV는 너무 비싸서 도전하지는 못하고 있다.


니콘은 성숙 공정 장비 및 패키징에 집중하고 있지만 실속 있는 시장에서 점유율을 회복하고 있지만 EUV를 만들 가능성은 현재 없다.


전망 : 일본 기업들이 ASML의 EUV 아성을 무너뜨리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캐논의 나노임프린트기술이 수율 문제를 해결하고 안착한다면, 반도체 제조는 무조건 비싼 EUV를 써야 한다는 공식을 깨뜨리는 유일한 대항마가 될 수도 있다.


캐논의 나노 임프린트(NIL) 기술이 초미세 공정의 주류가 되기에는 넘어야 할 거대한 산들이 존재한다.


반도체 업계의 최신 상황을 바탕으로 NIL의 한계와 EUV의 미래를 정리해 보자.


1. 나노 임프린트(NIL)의 치명적 한계점


NIL은 도장을 찍는 방식이라 이론적으로는 1nm 패턴도 가능하지만, 양산 공정에서는 다음의 세 가지 문제로 인해 초미세 로직(Logic) 공정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버레이(Overlay) 정확도 : 반도체는 수십 층의 회로를 쌓는데, 아래층과 위층의 정렬 오차가 1~2nm 이내여야 한다.


NIL은 마스크(스탬프)를 직접 접촉시키기 때문에 기계적 압력으로 인한 미세한 왜곡이 발생하며, 이를 실시간으로 보정하기가 광학 방식(EUV) 보다 훨씬 어렵다.


결함(Defect) 관리 : 마스크와 웨이퍼가 직접 닿으므로 미세한 먼지 하나가 마스크에 박히면, 그 뒤에 찍히는 모든 웨이퍼에 똑같은 불량이 발생한다.


마스크 수명과 비용 : 마스크를 직접 찍어 누르기 때문에 마모가 빠르다.


초미세 공정용 마스크는 개당 가격이 매우 비싼데, 이를 자주 교체해야 한다면 NIL의 최대 장점인 경제성이 퇴색된다.


현실적 결론 : NIL은 정렬 오차에 상대적으로 너그러운 3D 낸드플래시(NAND)나 단순 반복 패턴이 많은 메모리 분야에서 먼저 도입되고 있으며, 2nm/1.4nm와 같은 최첨단 로직 공정에서는 여전히 보조적인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2. EUV 장비의 현재와 미래 (로드맵)


반면 ASML의 EUV는 인류가 만든 가장 정교한 빛의 연금술로 불리며 다음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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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현재 : Low-NA에서 High-NA로의 전환 (2025~2026)


현재 공정 : 삼성과 TSMC는 기존 Low-NA EUV(0.33)를 사용하여 3nm 양산을 안정화하고 2nm 공정을 준비하고 있다.


High-NA EUV (0.55) : 2026년 현재 인텔, 삼성, TSMC가 도입하기 시작한 최신 장비다.


렌즈의 구경(NA)을 키워 더 선명하게 회로를 그린다. 이 장비를 통해 2nm를 넘어 1.4nm(A14) 공정을 구현하게 된다.


② 미래: Hyper-NA EUV의 등장 (2030년 이후)


목표 : 1nm 미만의 옹스트롬(Angstrom) 시대를 열기 위한 장비다.


발전 방향 : NA 값을 0.75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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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장비 크기가 지금보다 훨씬 커지고 가격 또한 대당 7,0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어, 기술적 한계보다는 경제적 한계가 더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3. 초미세 공정의 주권 다툼


나노 임프린트는 기계적 각인을 사용하고 5nm 급으로 메모리 위주 공정에 사용되지만 오버레이 정렬 및 결함을 제어하기 어려워 앞으로도 주요 초미세 공정에 사용되기는 어렵다.


틈새시장이나 메모리 특화 공정에 사용될 전망이다.


High-NA EUV는 광학적 노출을 사용하며 2nm~1.4nm의 로직/메모리 공정에 사용된다.


장비의 천문학적인 가격과 생산성이 낮아 보급이 빠르게 확산되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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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nm 이하 옹스트롬의 유일한 해법이다.


결론적으로, 캐논의 NIL은 EUV보다 저렴하게 5nm 이하를 만들 수 있다는 가성비를 내세우지만, 수율과 정밀도가 생명인 2nm 이하 초미세 파운드리 공정에서는 ASML의 High-NA(및 향후 Hyper-NA) EUV가 여전히 대체 불가능한 절대 강자로 군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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