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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Jan 08. 2022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읽기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경제학은 의식주의 해결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유사 이래 이 문제에 대해서 여러 논의가 있었지만 근대 경제학에서 이에 대한 해답은 대략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사회 전체가 계획에 입각하여 조직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 견해는 국가가 경제를 주도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견해를 국가 주도의 경제관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정부에 의한 경제의 완벽한 관리를 주장하는 사회주의는 정부 주도 경제관의 전형이다. 


또 하나는 이와 반대로 국가는 국방과 치안과 공공사업과 같은 최소한의 역할만 담당하고 경제는 기본적으로 민간의 자유로운 활동으로 이루어지는 시장에 맡기는 것이 좋다고 보는 생각이다. 


이를 시장 주도의 경제관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런 경제학적인 시선은 오늘날 정치에까지도 영향을 주고 있는데 대부분의 국가에서 이를 진보와 보수로 나누고 두 개의 양당이 번갈아가면서 사회를 이끌어가고 있다. 


과거 고속 성장의 시대에는 보수주의 성향의 정당이 자유로운 시장 경제 체제를 옹호하면서 사회 발전을 이끌어갔다.


하지만 현재의 경제 환경은 풍요로움을 넘쳐 양극화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진보주의 성향의 정당이 나서면서 삶의 질 향상 같은 복지 문제를 기조로 사회를 이끌어가고 있다. 


이처럼 경제의 문제를 여러 가지 시선으로 바라보면 우리의 삶이 어떻게 발전될 것이고 변형될 것인가에 대해서도 예상해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적인 문제에 대해서 다양한 시선을 가지는 것이 좋은데 금번은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국부론 자체를 읽는 것은 아니지만 해설이 복합적으로 가미되어 있어 오히려 현대 경제 문제를 좀 더 면밀하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유용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럼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은 무엇이며 현대에는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알아보자. 


  Ⅰ. 시대 배경


상업 자본주의 발전과 시장 경제의 확립


시장 경제와 자본주의를 엄격하게 정의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지만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시장경제란 인간생활에 필요한 물자들이 분업을 통하여 생산된 다음 상품으로 시장에서 매매되어 교환되는 경제, 즉 시장을 통해 사회적 분업이 확립된 경제라고 볼 수 있다. 


자본주의 경제는 사유재산 제도 하에서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자본가가 임금노동자를 고용하여 상품을 생산하는 시장경제를 말한다. 즉 사유재산 제도, 그리고 임금노동자와 자본가로의 계급 분화라는 두 조건이 충족된 시장 경제가 자본주의 혹은 자본주의 경제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사유재산 제도와 계급 분화가 수반되지 않는 시장 경제란 거의 존재하지 않으므로 시장경제와 자본주의 경제는 사실상 같은 경제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서양에서 16세기경부터 시작된 자본주의는 역사적으로 상업자본주의, 산업자본주의, 독점자본주의 및 투기 자본주의의 순서로 발전해왔다. 


상업자본주의는 무역을 포함한 상업이 이윤창출과 자본축적의 주도적인 산업이며, 상인이 경제에서 주도권을 쥐었던 초기 자본주의를 말한다. 


대략 16세기에서 18세기까지 유럽은 상업자본주의 시대였다. 19세기 초에 구미에서 산업혁명이 이루어지면서 산업자본주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산업자본주의는 상업이 아니라 제조업에서 주로 이윤창출과 자본축적이 이루어지며 산업자본가가 경제의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자본주의를 말한다. 


산업혁명으로 증기를 이용하는 기계동력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새로운 대량생산기계들이 발명되어 이용되었다. 


따라서 임금노동자를 고용하고 기계동력을 사용하여 상품을 대량 생산하는 공장제 생산이 본격적으로 등장하였고, 그 결과로 노동자와 자본가로의 계급 분화, 중심 산업으로서의 공업의 등장, 무수한 중소기업들의 등장 등이 이루어져서 본격적인 자본주의 시대인 산업자본주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19세기 유럽과 북미는 산업자본주의 경제였다. 19세기 말부터 독과점화가 진행되면서 산업자본주의는 독점자본주의로 전환되었다.


독과점 대기업에 의한 산업의 지배와 금융자본의 발전이 독점자본주의의 주요한 특징이다. 


특히 1980년대 이후에는 금융투기가 전 세계를 휩쓸어 투기 자본주의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요즘 세계 외환시장의 하루 거래량은 4조 달러가 넘는데 99% 이상이 투기자금의 이동이라고 한다. 


요즘 선진국들의 대자본들의 주 이윤 원천은 금융투기이다. 


투기는 생산보다 단기간에 손쉽게 훨씬 큰 이윤을 낼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이렇게 된 데에는 19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금융규제가 대폭 완화된 것이 크게 작용하였다. 


분배가 편중되고 시장이 불안정하다는 것이 투기의 기본 속성이다. 요즘 분배의 양극화와 경제의 불안정이 과거보다 훨씬 심화된 기본 원인도 세계 경제가 금융투기 자본에 의해 지배되고 있기 때문이다. 


Ⅱ. 국부론


애덤 스미스가 자신이 강의하였던 도덕 철학 과목의 마지막 부분인 정치경제학의 강의 내용을 발전시켜서 쓴 것이 국부론이다. 


19세기 말까지 경제학은 정체 경제학이라고 불렸다. 법학의 결론에서 고찰한 바와 같이 상공업의 발전이 사회의 질서와 자유를 위한 기본 조건이다. 


상공업의 발전은 부의 축적 과정이다. 따라서 부의 본질과 원인, 바꾸어 말해서 경제발전의 본질과 원인을 탐구하는 것이 그의 도덕철학의 마지막 과제이자 결론이다. 


이것은 국부론의 원래 제목을 국가들의 부의 본질과 원인에 대한 탐구라고 붙인 데서도 잘 알 수 있다. 


국부론은 모두 다섯 편으로 되어 있다. 


제1편은 시장경제의 기본적인 특성을 분업에서 찾고 분업의 이점과 분업의 결과로 형성되는 시장에서의 가격 결정, 그리고 가격을 구성하는 세 요소인 임금, 이윤과 지대의 결정을 설명함으로써 자본주의 경제에서의 가격과 분배의 결정 과정을 설명하였다. 


제2편은 경제발전을 초래하는 자본축적을 설명하고 이와 관련하여 자본 화폐 및 금융을 설명하였다.


제3편은 농촌과 도시와 상공업의 발전을 역사적으로 고찰하였다. 


제4편은 중상주의를 비판하고 중농주의를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제5편은 정부의 재정을 논하였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보이고자 했던 핵심 내용은 하나이다. 


그것은 정부의 잘못된 경제규제를 모두 철폐하여 자유롭고 공정하며 경쟁적인 시장경제를 확립하는 것, 즉 자유방임주의를 시행하는 것이 경제를 발전시키는 최선의 길이라는 것이다. 


스미스의 국부론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은 아니지만 경제적 자유주의를 최초로 논리 정연하고 설득력 있게 정리하여 19세기 영국과 유럽이 경제적 자유주의 시대로 들어가는 길을 닦았다. 


 Ⅲ. 부의 본질 (노동 가치설)


국부론은 금은을 가치의 원천이라고 보았던 중상주의의 중금주의를 비판하고 노동이 가치의 원천이라는 노동가치서를 주장하였다. 


가치의 원천이 노동이고 상품의 가치는 그 상품의 생산에 투입된 노동의 양과 비례한다는 이론이 노동 가치설이다. 


스미스는 이러한 노동 가치설의 입장에서 금은의 증가는 경제번영의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며 금은의 해외유출은 경제 쇠퇴의 결과이지 원인이 아님을 정확하게 지적하였다. 


화폐란 단지 재화 간의 교환을 원활히 해주는 매개체일 뿐 그 자체가 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화폐의 유일한 용도는 소비재를 유통시키는 것이다. 


 Ⅳ. 소득과 가격결정


노동의 가치의 원천이라고 보았지만 스미스는 자본주의 경제의 사유재산 제도를 인정하여 자본과 토지도 생산에 기여함을 인정하였다. 


스미스는 노동, 자본 및 토지를 3대 생산요소로, 노동자, 자본가 및 지주를 3대 계급으로 임금, 이윤과 지대를 3대 소득으로 보는 근대 경제학의 관점을 최초로 정리하였다. 


노동, 자본 및 토지를 자본주의에서의 3대 생산요소로 노동자, 자본가 및 지주를 3대 계급으로 보는 스미스의 견해는 아직도 현대의 대부분 경제학 교과서가 가르치고 있는 통설이다. 


스미스가 이렇게 생각하였던 것은, 스미스 시대에는 아직 지주가 사회적,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계급이었고, 자본의 소유와 경영이 일반적으로 분리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20세기 이후 지주는 더 이상 중요한 사회계급이 아니다. 또한 현대 자본주의에서 기업은 얼마든지 자본을 자본 지상에서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자본과 경영이 분리되어 있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현대에서는 자본가를, 단순히 재산을 기업에 빌려주는 재산가와, 위험을 감내하면서 기업을 만들고 운영하는 기업가의 두 계급으로 나누어야 할 것이다. 이 두 계급의 역할과 소득원천은 질적으로 다르다. 


그리고 토지든, 돈이든, 재산을 생산에 제공하고 재산소득을 받는다는 점에서 지주와 재산가는 동일하다. 


따라서 현대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노동, 재산 및 경영을 자본주의의 3대 생산요소로 노동자, 재산 소득자 및 기업가를 3대 계급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Ⅴ. 분업과 노동생산성의 향상


스미스가 말한 부의 증대 과정은 경제발전과정이며 이는 생산의 증대 과정이다. 스미스가 지적한 대로 생산을 증대하는 길은 두 가지일 것이다. 


하나는 생산에 참여하는 노동자의 고용을 늘리는 것이고, 둘은 고용된 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한 나라의 토지와 노동의 연간 생산물의 가치는 오직 생산적 노동자의 수를 늘리거나 이전에 고용된 노동자들의 생산성을 증가시킴으로써만 증대될 수 있다. 


 Ⅵ. 자본축적과 고용증대


노동생산성의 향상과 더불어 스미스가 지적한 자본주의 경제의 또 다른 발전요소는 자본축적이다. 스미스는 경제발전에 자본축적이 필요한 이유로 두 가지를 들었다. 


하나는 고용증대를 위해서이다. 노동자를 고용하려면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둘은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이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기계와 도구의 추가와 개선이 이루어지거나 분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한데 이 모두가 자본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Ⅶ. 자유로운 경쟁시장의 효율성


분업의 이익을 실현시키는 것이 교환이고, 분업은 교환하려는 성향이라는 인간 고유의 성향으로부터 나온다고 그는 보았다. 이 본능은 다른 동물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인간에게만 존재하는 독특한 성향이다. 


교환이 이루어지는 것이 시장이므로 시장이 발달할수록 교환과 분업이 발달한다. 스미스는 시장 중에서도 독과점 시장이 아니라 경쟁시장만이 효율적임을 강조하였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생산성 향상과 자본축적이 경제발전의 동력이다. 


스미스에 의하면, 자본주의 경제에서 이 두 가지를 모두 효율적으로 실현시키는 것이 자유로운 경쟁시장이다. 


시장이란 분업으로 생산된 생산물들이 교환되는 물리적 추상적 공간이다. 시장이 발달될수록 분업은 촉진된다. 자기가 만든 것만을 소비하는 자급자족의 경제에선 시장도 분업도 없기 때문이다. 


시장의 크기는 교통의 발달에 비례한다. 따라서 운수가 발달한 곳에서 시장이 넓어지고 그 결과로 분업과 상공업이 발달한다. 


   [ 글을 마치며 ]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을 쓴 것은 개인과 국가가 부유해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 즉 경제발전의 길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서 정부의 잘못된 경제규제를 모두 철폐하여 자유롭고 공정하며 경쟁적인 시장경제를 확립하는 것, 즉 자유방임주의를 시행하는 것이 경제를 발전시키는 최선의 길이라는 것이다. 


결국 애덤 스미스는 경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장이 자유롭게 경쟁하고 작용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면 무엇이 국가의 부를 만들어내는 것인가? 그것은 노동이 부의 원천이 되어서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것으로 노동의 가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동시에 자본과 토지에서 발생되는 추가적인 이득 또한 경제의 요소로서 인정함으로써 노동, 자본, 토지의 3대 요소에 대한 정의를 수립하였다고 보인다. 


이 정도만 알아도 국부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했다고 생각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다시 요약을 해보면 국부론은 국가의 부가 어떻게 형성되는가에 대해서 정의한 책으로 노동, 자본, 토지의 3대 요소가 생산요소가 되고 그중에 노동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의 참여도는 최소한이 되어야 하고 규제를 모두 철폐함으로써 자유롭고 공정한 경제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자본주의의 발달이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이다. 


국부론에서 언급되는 내용은 아니지만 자본주의의 순서를 아는 것은 현대의 자본주의를 이해하는데 꽤 많은 도움을 준다. 


자본주의는 상업자본주의, 산업자본주의, 독점자본주의 및 투기 자본주의의 순서로 발전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무역을 기반으로 한 경제 발전이 가장 먼저였기 때문에 상업 자본주의가 발생되었고 이후에는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산업자본주의로 이어졌다. 


그리고 생산도구의 독점이 더 수월해짐에 따라 독점 자본주의가 발생되고 이후에는 금융의 발달이 경제 성장을 주도하면서 투기 자본주의로 발전되었다. 


결국 현대의 자본주의는 노동, 자본, 토지의 3가지 생산 요소 중에서 자본이라는 요소가 가장 크게 활동하는 시대로 노동이나 토지의 생산 요소보다 자본에 의한 부의 증가가 가장 크다고 보인다.


이런 시대적인 변화로 인해서 생산의 3요소가 계속 변화되는 것인데 당분간은 자본에 의한 경제 활성화가 지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생각이 된다. 


 참고 도서 :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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