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은 어떻게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가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변곡점이 발생하면 당연시했던 기존 전제들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고, 달라진 비즈니스 환경으로 인해 적절한 행동의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다.
변곡점이 저 멀리서 나타나면, 누군가는 이를 남들보다 먼저 알아본다.
거대하고 급격한 변화를 수반하는 변곡점이라 하더라도 거의 예외 없이 처음 한동안은 매우 천천히 그 모습을 드러낸다.
변곡점은 기회를 만들어낸다. 변곡점을 남들보다 먼저 알아본다면, 나아가 변곡점에 의한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낸다면 새로운 상황의 중심이 될 수 있다.
변곡점이 유발하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사업을 추진할 때는 새로운 정보가 입수되고 상황이 바뀔 때마다 사업 계획을 수정 보완해야 한다.
그래야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그럼 변곡점은 어떻게 발생되고 어떻게 해야 우리가 그 변곡점을 먼저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는지 알아보자.
Ⅰ. 변화는 언제,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페이스북의 성공, 전례 없는 빠른 성장
2006년 페이스북은 회원가입 자격을 일반에게 개방했다. 그러면서 경영자들은 페이스북을 전 세계 사람들의 인명록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드러냈다.
이때부터 이미 지배적인 사업자를 지향했던 것이다.
그 후 페이스북은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주식 공개를 했고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강한 압박이 형성되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회원정보를 이용한 타깃 광고를 추구하게 되었다.
악마와의 거래일까? 사람들은 자신의 개인정보를 넘겨주는 대가로 공짜 서비스를 이용한다. 그 결과는 개인정보의 무분별한 상업적 사용이다.
처음에는 재미있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지만 이제 소셜 미디어는 이용자에게 사회적 압박을 만들어내고 이를 중심으로 엄청난 규모의 광고시장이 형성됐다.
페이스북만이 아니다. 구글은 불공정 거래를 했다는 이유로 EU로부터 무려 50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구글이 휴대폰 제조사들에게 구글 앱들을 설치해 판매할 것을 요구하고, 휴대폰 제조사들이 각 사의 실정에 맞게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를 개선하지 못하도록 가로막았다는 이유에서였다.
구글 경영진은 이용자 정보 수집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용자 정보는 모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만들어주기 위해 철저한 관리하에 이용된다고 항변한다.
그런데 페이스북 경영진은 자신들의 수집한 이용자 정보가 어디서 어떻게 이용되는지 잘 모르는 듯하다.
변곡점이 나타난 걸까?
페이스북 앞에 새로운 경쟁자들이 나타날 가능성도 다분하다. 페이스북은 자사 서비스 이용자들과 깊은 관계성을 형성하고 있지만, 그들에게 직접 요금을 받는 것은 아니다.
페이스북은 자사 서비스 이용자들에 관한 정보를 광고업자들에게 팔아 이익을 창출하는데, 사실 이용자 정보의 상당 부분은 이용자가 뭘 좋아하고 뭘 클릭하는지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얻는다.
그런데 이는 아마존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오히려 아마존이 페이스북보다 더 정밀하면서도 직접적인 이용자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결정적으로 이용자들이 실제로 어디에 돈을 쓰는지 알 수 있다.
많은 전문가가 아마존이 구글과 페이스북의 광고 매출 상당 부분을 흡수할 수 있으며, 아마존이 제공하는 이용자 정보는 매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광고업자들이 더 선호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눈이 가장 먼저 녹기 시작하는 곳에 주목하라.
어딘가에서 눈이 녹기 시작했다면 당연히 그곳에 주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눈이 가장 먼저 녹기 시작하는 곳은 어떤 영역의 가장자리인데, 너무나 바쁜 경영자에게 가장자리를 돌아보게 하는 것은 후순위 중에서도 후순위다.
경영자들은 금번 분기의 목표 달성에 모든 시간과 관심을 집중하고 그 외에도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다. 게다가 성공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는 경영자라면 가장자리에는 더더욱 관심이 없다.
이들은 본사에 머물면서 새로운 전략을 구상하거나 직원들의 보고를 검토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가장자리에 나타난 위기의 징후들을 방치할 경우, 어느 시점에서부터는 걷잡을 수 없는 위기로 확대돼 우리 앞에 나타날 수 있다.
Ⅱ. 전략적 변곡점의 초기 신호
빌 게이츠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언제나 2년 후에 일어날 변화는 과대평가하고, 10년 후에 일어날 변화는 과소평가한다.
이런 잘못된 판단 속에서 아무 행동도 못하는 상황에 빠져서는 안 된다. 컨설팅회사 가트너는 이런 상황을 하프 사이클이라고 부르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새로운 기술이 미디어의 각광을 받으면서 대중의 상상을 사로잡고 그로 인해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단기적으로 결과물을 내는 데는 실패하고 사람들은 다가오는 새로운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데 실패한다.
빌 게이츠는 일찌감치 정보 슈퍼하이웨이를 전망했지만, 정작 그의 회사인 MS는 인터넷 시대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경쟁자들은 변곡점의 미약한 조짐을 파악하고 있을 때 우리가 그러한 조짐을 전혀 모르고 있다면 심각한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앞으로 발생할 변곡점의 조짐을 더 빠르게 파악할수록 효과적인 대응전략을 더 쉽게 준비할 수 있다.
때문에 미약하게 나타나는 변곡점의 조짐을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개념을 설명할 때 자동차 운전에 비유하곤 한다. 도로의 커브를 일찍 알아차릴수록 운전대를 조금만 조작해도 충분하다.
반면에 도로 커브를 임박해 발견한다면 운전대를 급격하게 조작해야 한다.
1. 후행지표
비즈니스에서 많이 활용되는 지표의 상당수는 과거 행동에 따른 결과를 알려주는 것이다.
이익, 매출액, ROI, 주당 순이익 같은 지표들만 하더라도 과거의 판단에 따른 결과를 알려주는 후행지표들이다.
2. 동행지표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시스템 활용. 자동차를 운전할 때 현재 위치가 어디고 목적지까지 얼마나 남았는지를 알려주는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다.
다양한 모니터링 시스템과 ERP 시스템 등이 쓰이는 이유도 다음 질문에 대한 답을 내기 위해서다.
전력 산업에서 중앙화 된 전력 공급망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과 규정이 유지된다면 이 지표들의 중요성 역시 유지될 것이다.
하지만 이 지표들은 전력 산업의 미래 변화에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시사하는 바가 별로 없다.
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전기차, 스마트 냉난방, 전력시장의 낮아진 장벽 등이 만들어낼 전력 산업의 미래상이 전혀 반영돼 있지 않은 것이다.
직원 인센티브가 이 지표들에 중점적으로 연계된 상황에서는 직원들이 미래 변화에 관심을 둘 이유가 별로 없다.
이는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조직의 준비 부족으로 이어진다.
특정 산업에 변곡점이 발생하면 해당 산업의 근간이 바뀌고, 핵심적인 지표들 역시 달라진다.
따라서 변곡점의 조짐이 보이는 상황에서 현재의 핵심 지표들에만 집중하는 방식은 그리 좋은 접근법이 아니다.
3. 선행지표
현실로 나타나지 않은 상황을 미리 가늠해볼 수 있도록 해주는 지표다.
그렇기 때문에 지표에 가정이나 추측이 수반되는 경우도 있고, 정량적 특성보다는 정성적 특성이 강조된다.
선행지표는 명확한 파워포인트 도표보다는 이야기로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한 경우가 많고 그래서 선행지표를 토대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어렵다.
하지만 기존 산업 양상을 완전히 바꿀 중요한 변곡점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너무나 안타까운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새로운 미래를 위한 좋은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선행지표들이기 때문이다.
Ⅲ. 희미한 신호를 먼저 발견하는 법
경쟁우위의 종말에서 기업이 가진 기존 경쟁 우위가 소멸되고 있음에 대한 초기 신호들을 찾는 예시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 회사 직원들이 우리 회사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지 않는다.
업계 평균 이상으로 투자하는데, 이익증가율이나 이익의 크기는 업계 평균 이하다.
고객들이 품질이나 기능이 적당한 값싼 제품을 찾는다.
우리 고객을 빼앗는 경쟁자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나타난다.
고객들이 더 이상 우리 제품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우리가 원하는 인재들에게 우리 회사는 가장 매력적인 직장이 아니다.
우리 회사는 최고 인재들이 회사를 떠난다.
신기술이 우리의 비즈니스를 크게 바꿔놓을 거라고 전한다.
헤드헌터들이 우리 회사 직원들에게 접근하지 않는다.
Ⅳ. 고객에게 답이 있다.
휴대폰과 전통적인 카메라
사람들이 하려는 작업에 뒤따르는 제약들을 살펴보고 이를 없애줄 방법을 찾는다면 전에 없던 고객들을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다.
사람들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방해하는 것들이 뭔지 살펴보라. 바로 거기에 다음번 변곡점에 대한 해답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사람들의 삶을 관찰할 필요가 잇다. 사람들의 뭘 하고 싶어 하는지, 실제로는 그 결과가 어떤지, 그 원인이 뭔지 등을 파악하는 것이다.
오늘날의 스마트폰은 많은 분야에서 변곡점을 만들어내고 있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2002년과 2018년의 타이거 우즈 경기 광경을 비교해보자. 2002년에는 현장 관객들이 타이거 우즈의 경기를 열심히 지켜보지만 2018년에는 스마트폰으로 우즈를 찍고 있다.
스마트폰은 전통적인 카메라보다 훨씬 더 유용한 도구다. 최신 기술로 소형화했다고 해도 카메라는 여전히 크고 무겁다. 게다가 용도가 사실상 한 가지이고, 배터리도 빠르게 닳는다.
전통적인 카메라는 별도의 장치에 저장해야 하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심지어 파일 변환도 해야 한다. 반면 스마트폰은 카메라 앱을 켜서 촬영하고 SNS에 올리면 끝이다.
기존 사업자들의 고객을 불편하거나 불쾌하게 만들고 있다면 새로운 사업자가 진입해 기존 시장을 파괴하거나 대규모 고객 이탈을 유발한다.
변곡점 발생이 확실하더라도 우리가 있는 시장에 현실화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고객들은 인질이 아니다. 계속해서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에 붙잡혀 있지는 않을 것이다.
성장 사업부와 침체 사업부는 서로 분리할 필요도 있다. 평가지표나 조직 운영 방식, 고객들이 기대하는 가치도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변곡점을 예상하는 데 있어 고객들이 처한 상황과 기대하는 결과를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다음번 변곡점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구조와 고객들의 고통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Ⅴ. 변화하기 필요한 것들
MS의 나델라는 조직원들이 미래를 바라보는 조직의 관점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많은 언론이 최고 경영자 나델라가 MS의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했지만 그는 훨씬 전부터 조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왔다.
디지털 혁명은 서로 다른 업종 간 협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업종 간 경계를 다시 생각해야 하며, 기존의 진입 장벽에 기대는 식의 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기존 솔루션이 고객 요구를 충분히 해결해주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새로운 진입자가 나타나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
혁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혁신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평가 및 인센티브 제도를 개발하고 운용할 필요가 있다
업무용 SNS, 다양한 차원의 교육 훈련, 역량 계발 기회 같은 수단들이 조직의 수직 구조를 허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글을 마치며 ]
시장은 서서히 변화하며 누군가는 이 변화를 일찌감치 알아차리고 준비하지만 어떤 사람은 변화가 일어난 다음에 불만을 토로하기만 할 뿐이다.
오늘 결정한 어떤 일들은 짧으면 내일 혹은 한 달 후, 길게는 일 년 후 혹은 오 년 후의 나의 미래를 결정하게 된다.
어떤 변화의 시점에 바뀌는 세상에 대한 인사이트를 찾아내고 그 변화의 주체가 된다면 새롭게 변화하는 시장의 주인이 될 수 있지만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는다면 급변하는 시장에 너무도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변화 자체도 스스로가 아닌 타의에 의해 진행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마치 급커브 구간에 신호를 먼저 알아차린 사람은 핸들을 서서히 조작하면 되지만 늦게 알아차린 사람은 브레이크를 밟거나 급하게 핸들을 꺾어야 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럼 변화를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변화는 항상 주변에서부터 서서히 일어난다. 마치 눈이 가장자리에서 녹으면 가운데로 전파되는 것과 유사한 이치이다.
눈이 녹기 시작한다고 해서 모두가 긴장을 하지는 않는다. 중심에 있는 핵심적인 부분은 변화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재의 변화가 앞으로 우리에게 어떤 일이 발생될 것인지는 예측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상상력을 가미한 이야기들이 미래를 예측하고 상상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SF 공상 과학 소설이 우리의 미래를 투영하는 것과 유사한 이치이다.
변곡점을 찾아내는 일은 매우 힘든 일이다. 그리고 변곡점이 올 것이라 예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변화를 해서 변곡점에 대비해야 하는 것은 더 높은 차원의 어려움이 필요되는 일이다.
그렇지만 간단하게 2 가지만 기억하면 변곡점을 찾아내는 것과 변화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수 있다.
첫 번째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현재의 상태가 가장 안정적이라고 생각할 때가 가장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안정적이 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세상은 그보다 더 빨리 변하기 때문에 우리가 멈추는 순간 모든 것은 우리를 스쳐 지나가게 된다.
그리고 어느새 지금 내가 머무르고 있는 그 자리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 된다.
두 번째는 선택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택은 도전이라는 단어와 교체해도 무방하다. 다양한 선택은 곧 다양한 도전을 말하고 다양한 도전을 하는 것은 다양한 경험을 했다는 것과 동일시된다.
어떤 일도 한순간에 성공의 결과로 나타나지 않는다. 수 없이 많은 실패와 도전의 흔적들이 모여서 현재의 성공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 이 점을 잊지 말고 현재를 벗어나기 위한 시도와 도전을 끊임없이 해야 하겠다.
참고 도서 : 모든 것이 달라지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