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내러티브로 만나는 행복 마케팅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라는 일상적인 메일을 보면 가끔 스스로의 하루를 되돌아보게 된다.
대체로 매일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지는 못한 것 같은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드물게 행복을 느끼기는 하지만 행복을 잘 알고 있는지는 자신이 없다.
행복은 그저 느끼면 되는 것인데 행복을 생각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또는 행복을 너무 거창하게 저 멀리 그려 놓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행복을 도대체 어떻게 생각하며, 어떻게 느끼고 있는 것일까?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매 순간 반복되는 것 같다.
그럼 행복이라는 감정을 방해하는 것은 무엇이길래? 혹은 우리의 행복은 어떻게 발생될 수 있는 것인지 소비의 측면에서 한 번 바라볼 수 있도록 해보자.
Ⅰ. 소비자 행복의 미스터리
쾌락의 쳇바퀴와 인간의 숙명
행복추구는 본능인 것 같다. 인간의 본성은 행복을 추구하도록 설계되었다. 브릭만과 캠벨은 인간의 본성을 쾌락의 쳇바퀴라는 말로 은유했다.
이는 스스로 어느 한 지점에 만족하여 머물지 못하고, 끊임없이 또 다른 것을 추구하도록 운명 지어진 인간의 본성을 효과적으로 상징하는 말이다.
행복이 쟁취하는 것이든 발견하는 것이든 그 행복을 음미하는 시간은 경험상 결코 길지 않다.
우리는 다시 파랑새를 찾아 쳇바퀴 속으로 들어가고 만다.
다양한 쳇바퀴가 인간의 행복추구를 끝나지 않는 제자리 달리기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행복은 인간에게 영원한 갈구의 대상이 된 것이다.
네 잎은 행운이고 세 잎은 행복이라고 아무리 말해주어도 세 잎의 클로버를 손에 잔뜩 쥐고도 네 잎의 클로버를 찾아 끊임없이 헤매는 이유는, 그 사람이 벽창호라서가 아니라 그렇게 운명 지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행복에 대해 운명론자 같은 자세를 취한다면 인간이 책도 읽고, 연구하고, 선현의 말을 참조하고, 사색하는 보람이 없잖은가?
깨달음과 변화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대신 소비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현대 인간을 소비를 통해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는 발상이 실현 가능한 것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Ⅱ. 소비자 행복을 말하는 시대
소비가 행복을 결정한다.
돈을 얼마냐 버느냐보다, 얼마나 어떻게 쓰느냐가 행복을 결정한다는 견해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삶의 질에 대해 오래 연구해온 서지 교수에 따르면 삶의 행복은 인생의 여러 하위 영역에서 나오는 행복들에 의해 결정되는데, 하위 영역 중에는 소비영역도 있다.
한 국가의 경제 수준이 일정 궤도 이사 올라가면, 소득 행복의 관계를 넘어 소비 행복의 관계로 중심이 이동한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국내에서도 소비/지출 관련 행복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하지만 역시 소비 행복의 관계에서도 상충되는 연구 결과가 많다.
돈을 많이 쓸수록 더 행복할까?
사실상 소비는 본질적으로 욕구의 충족 또는 개인이 추구하는 목적의 성취를 위해 수행되기 때문에 소비지출이 많다는 것은 일정 정도 소비를 통해 더 많은 욕구의 충족 또는 더 많은 목표의 달성이 이루어진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그렇게 보면 소비 수준이 행복과 무관할 수는 없을 것이다.
Ⅲ. 혁신은 감동이다!
제품 본연의 우월한 상품적 가치로부터 가장 본원적 형태의 소비자 행복이 창출됨을 확인해보자.
사례 첨단 기술의 집합체
아이폰을 손에 쥘 날을 기다렸던 시간이 행복했고, 아이폰을 받았을 때 점검해야 할 사상을 조사했던 시간이 행복했고, 아이폰을 가지고 무엇을 할까 찾아보고 상상했던 시간이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아이폰을 찾으러 가던 발걸음도 즐거웠고요. 아이폰은 이전까지 충족하지 못했던 불만들을 해결해 주는 제품이었습니다. 지금도 그 아이폰은 내 외투의 호주머니 속에서 다운로드한 팟캐스트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나를 행복하게 했던 아이폰의 특징은 무엇이었을까요. 첨단기술의 집합체 - 송명우(남)
아이폰의 출시는 스마트폰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열게 한 혁신으로 받아들여졌던 것 같다.
저자 역시 사용하던 타브랜드 스마트폰을 처분하고 아이폰5를 구매한 날, 감동으로 벅찼던 기억을 잊을 수 없다.
사람도 아니고 음악이나 풍경이나 그림도 아니고, 일개 제품이 벅찬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걸 처음 안 순간이었다.
혁신의 결과물은 감동이었다. 최고의 기업에게 우리 소비자가 기대하는 건 그러한 감동인 것 같다.
사례 아이폰과의 첫 만남은 내 일생 최고의 감동의 순간
내 일상생활이 일부분이 되어 버린 애플사의 아이폰, 이젠 아이폰 없인 못 살 것 같다.
아이폰과의 첫 만남은 내 일생 최고의 감동의 순간. 왜 이제야 내게 왔니? 아이폰은 나의 일상생활이 되어 버렸다.
애플사의 아이폰은 내게 또 다른 삶을 주었다. 앞으로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더 줄지 너무 기대된다. 조유철(남)
사례 정말 똑똑한 아이폰이 있어 행복
아이폰 기기 자체는 상상 이상으로 간단명료했다. 난 더 많은 시간을 아이폰과 보내기 시작했다.
정말 놀라울 정도로 아이폰은 내 생활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쳤다. 왜 스마트폰이라고 하는지 절실히 이해가 간다.
지금은 몇몇 아이폰 동기들이 생겨 운동 가기 전 잠깐 모여 아이폰 스터디를 할 정도이다. 좋은 어플이 있으면 서로 공유하고 추천해준다. 내게 시간적 여유 있는 화요일은 아이폰을 통해 영화를 검색하고 시놉시스를 읽고 커뮤니티 활동도 하고 감정과 기분을 알린다.
참 친근하고도 무서운 세상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보다는 정말 똑똑한 아이폰이 있어 행복한 웃음을 한 번 더 지을 수 있어 좋다. - 주하미(여)
Ⅳ. 인간관계
인간관계를 원천으로 창출되는 소비자 행복은 전체 사례 중 16%에 해당하며, 그중 가족과의 관계를 위한 소비로 행복을 얻는 경우는 82%, 직장 동료, 친구, 이웃 등을 위한 소비로 행복을 얻는 경우는 18%로 가족지향 소비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우리는 때로 내가 좋아하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 소비한다.
이러한 사회적 관계지향 소비는 기존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하기도 하고, 어색한 관계에 윤활유 역할을 하기도 하며, 위태로운 관계를 회복하는 데 기여하기도 한다.
무관심하던 관계를 반가운 관계로 변화시키기도 한다. 다시 말해, 소비를 통해 인간관계를 구축하거나 재구축함으로써 발전된 관계로부터 행복을 얻는 것이다.
저명한 행복학자인 디너와 셀리그만도 관계지향 소비의 저력을 인정하고, 강력한 사회적 인간관계가 개인에게 미치는 엄청난 영향에 대해 강조했다.
사회적 관계가 인간의 행복에 포괄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특히 다른 사람을 위한 소비는 그 사람과의 관계에 놀라울 정도로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사례 캠핑을 미뤘다면 우리 아이들이 밝은 성격과 가족 간 화합은 지금 같이 않았을 수도
내가 많은 비용이 부담스러워 구매를 미루고 캠핑을 미뤘다면 우리 아이들의 밝은 성격과 가족의 화목은 지금 같지 않았을 수도 있겠으나 당장 실행하였기에 과거와 현재의 추억이 있고 미래에도 있을 것이며, 아이들의 인성도 한층 좋아질 것이라 확신한다.
사례 자연을 만나고 바람을 만나고 서로를 치유한다.
우리 가족은 여름엔 솔밭에서 겨울엔 오토캠핑장에서 자연을 만나고 바람을 만나고 서로를 치유한다.
뛰놀다 땀을 뻘뻘 흘리며 상기된 얼굴로 그늘막 밑으로 들어오는 아이들이 시원한 수박 한쪽을 베어 물고 환하게 웃는 모습에 나는 행복을 느낀다.
뉘엿뉘엿 해가 질 무렵 낯선 시골길을 앞서 걷는 아이들 뒤로 길게 늘어진 그림자를 바라보며 나는 행복을 느낀다.
도심의 콘크리트 아파트에 살면서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자녀들에게 자연으로 돌아가 뛰놀 수 있는 자유로움을 선물하고 싶은 부모의 마음.
아이들과 함께 자연의 품에서 더불어 좀 쉬고 싶은 부모의 누적된 피로감까지 가세하여 그 열기가 만들어진 것은 아닐지
[ 글을 마치며 ]
인간에게는 행복을 추구하는 본성이 있다. 그리고 그 본성은 다양한 선택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그중 중요한 선택 중에 하나가 소비라는 행동인 것이다.
그리고 소비를 통해서 우리는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을 수도 있고 반대로 정체성을 드러낼 수도 있다.
그 예시로 아이폰이 나오는데 이는 소비를 통한 감동을 말한다.
아이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혁신의 기기를 사용함으로써 깨어있는 소비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혹은 아이폰을 사용함으로써 그동안에는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럼 점을 고려해보면 소비를 통해 감동을 느끼고 그것을 더 사랑하게 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행복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것들이 우리에게 감동을 주고 행복감을 선사한다.
가족들과 함께 캠핑을 함으로써 경제적인 비용을 발생할 수 있지만 그보다 더 큰 가치를 내가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기꺼이 소비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얻어진 경험이 지속적으로 캠핑을 이어나가게 해주는 원동력이 된다.
이런 선택을 지속해서 하는 이유는 우리는 행복이라는 것을 찾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종국에는 행복이라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하지만 다시 그 행복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점차 사그라들고 우리는 새로운 행복을 찾아 떠나게 된다.
이 과정을 쳇바퀴에 비유해서 끊임없이 행복을 찾아서 여행을 하는 것이라고도 말해주고 있다.
소비라는 과정은 행복할 수 있지만 결제라는 순간은 상당한 고통을 수반한다.
비용이 지불됨과 동시에 자신의 것이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불한 것 이상의 만족감을 주지 않으면 우리는 소비를 통해서 행복감보다는 고통을 느끼게 된다.
그렇지만 자신이 원했던 소비가 이루어지고 충분한 만족감이 느껴진다면 소비라는 과정에서 결과까지 모두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행복한 소비자가 되려는 노력도 해야 하지만 소비자들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노력해주는 마케터가 되어야겠다.
참고 도서 : 행복한 소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