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randmer May 15. 2022

왜 식량이 문제일까?

한쪽은 식량이 넘치는데 한쪽은 부족해지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자.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에이즈, 말라리아, 결핵을 모두 합한 것보다 굶주림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죽고 있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매일 밤 굶주린 채로 잠자리에 든다. 농부들은 전 세계 사람들이 먹고 남을 만큼 식량을 생산하지만, 정작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먹거리가 다다르지 않는다. 


그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자. 


Ⅰ. 녹색혁명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것


역사적으로 볼 때, 시장경제로 대변되는 자본주의 체제를 성립할 수 있게 만들어준 터전은 농, 즉 농사였다. 영국에서 최초로 일어난 산업혁명은 농업 생산의 비약적 확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른바 농업혁명이 농산물을 원료로 이용해 가공하는 산업인 공업이 존립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준 셈이다.

그런데 산업혁명 이후 공업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면서 농사도 이윤을 얻기 위한 산업, 농업이 되었다. 


농업 생산에서 농민의 역할을 축소되었고, 대신 농업을 통해 이윤을 얻고자 하는 농기업들의 힘이 커졌다. 농기업들은 농자재 사업, 유통, 가공 등 먹거리와 관련된 거의 모든 영역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나갔다. 


농민들은 농사의 처음이자 끝이라 할 수 있는 종자도 기업에 의존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농민들의 육종에 의해 품종이 개량되었으나, 지금은 농민들이 다수확 종자를 시장에서 구입하고 종자에 의존하면서 추가로 화학 비료와 살충제, 제초제를 구입하지 않으면 안 되는 구조가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살충제 사용량은 10배 정도 늘어났지만 해충의 피해로 잃는 농산물의 양은 오히려 늘어났다. 이러한 악순환으로 인해 사람들은 농사를 짓기 위해 거대 농기업이 생산한 농자재를 더 많이 구매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여기에 더 많은 곡물이 가축의 사료로 사용되고 있고, 이제는 자동차까지 곡물을 사이에 두고 인간과 경쟁하는 세상이 되었다. 


보이지 않는 거인, 초국적 농기업


1980년대 이후 농산물의 국제무역은 크게 확대되었다. 농기업의 활동 영역도 확대되었고 국경을 초월하여 자신들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밀의 가공, 유통을 카길, ADM, 콘아그라 등 4개 업체가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으며, 콩도 ADM, 벙기, 카길 등 4개 업체가 80%를 장악하고 있다. 


이들의 지배력이 심화되면서 여러 문제가 생기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금융위기 때에 곡물 가격이 폭등하자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은 더 많은 식료품비를 지불해야 했지만 이들의 이윤은 103% 증가했다. 


기상 이변을 이용하는 검은 손들


투기 자금이 곡물 시장에 유입되면서 곡물 가격을 상승시키고 있다. 곡물 시장은 금융 시장이나 자원 시장에 비해 규모가 매우 작기 때문에 투기 자금에 노출될 경우 쉽게 요동칠 수밖에 없다. 


실제로 2006년 이후 헤지펀드를 비롯한 투기 자본들이 끊임없이 곡물 시장에 유입되어 전체 거래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사람들의 입으로 가야 할 곡물이 투기 자본의 사냥감이 되어 버린 것이다. 


Ⅱ. 식량에 대한 갈망


서인도제도 아이티는 쌀을 비롯해 기본적인 식량의 물가가 비싸다. 그래서 그들은 진흙을 산다. 그리고 진흙에 채소 쇼트닝과 소금물을 섞어 진흙 쿠키를 만든다. 


중앙아프리카의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니카라과 같은 나라에서는 옥수수, 콩, 쌀의 가격이 두 배로 올랐다. 


곡식을 일 년 전에 살 수 있었던 양의 절반밖에 살 수 없게 되자,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먹을거리를 줄이는 일뿐이었다. 


아프리카 모리타이나도 고기를 먹기 위해 염소를 죽이고 아침 식사에서는 염소 젖을 더 이상 먹지 못하게 된다. 소말리아에서는 쓰레기장을 뒤져서 먹을거리를 찾아내기도 한다. 


지구 인구 중 9억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다. 어린이 사망의 3분의 1이 영양실조와 굶주림과 관련된 질병이다. 가난의 원인은 사회적 불평등, 정부의 부패, 글로벌 경제 등 다양하다. 


이런 요인들은 식량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식량 공급이 불가능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전쟁이나 자연재해가 일어나면 굶주린 사람들의 고통은 더욱더 커지게 된다. 


부유한 나라에서 굶주리는 사람들


미국도 3,500만 명의 사람들이 충분히 음식을 사 먹지 못하고 있다. 식료품 가격은 나날이 오르기 때문에 할인된 식료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의 보조 영양 지원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는다. 이 정책은 예전에는 푸드 스탬프 프로그램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주 정부에서 실시하는 식량 지원 프로그램에 의지하는 사람들도 있다. 보조 영양 지원 프로그램의 대상자들은 정부에서 발행해 주는 카드로 식료품을 산다. 


카드로 쓸 수 있는 금액은 주마다 다르며, 가족 수와 연간 소득에 따라 결정된다. 또 다른 식생활 지원 프로그램으로는 연방정부가 실시하는 학교 급식과 윅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윅(WIC Women, Infants, Childre) 프로그램은 임신한 여성과 어머니들과 아이들의 식생활을 지원하는 주에 연방 정부가 자금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보조 영양 지원 프로그램과 윅 같은 사업에도 불구하고, 지원받을 자격이 있는 모든 가정이 혜택을 누리지는 못했다. 


그 결과, 많은 가정이 여전히 충분한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 


[ 글을 마치며 ]


산업 혁명 중에서 증기기관은 농업의 비약적인 발전에도 영향을 미쳤다. 산업 혁명 초기에는 공장에서 생산되는 섬유, 방직기의 기계화에만 영향을 미쳤지만 이후에는 증기기관을 이용해 물을 끌어오거나 곡물을 빻는 등의 역할에도 사용되었다. 


그리고 이후에는 전기의 발명과 더불어 기계의 힘을 이용한 현대식 농업이 식량 부족 문제를 일시적으로 해결해주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세계화로 인해 더 높은 부가가치의 농산물만 생산하게 되면서 자급이 가능했던 식량이 부족해지는 사태를 맞이하게 되고 비싼 가격에 농산물을 수입하면서 세계화의 역풍으로 인해서 기근에 시달리는 나라들이 탄생하고 말게 된 것이다. 


여기에 금융 자본주의의 발달로 인해서 식량이 투자자본의 표적이 되면서 곡물 가격은 중간에 필요 없는 이윤이나 마진이 추가되었고 이는 인류의 식량 불균형을 더욱더 가속화시킨 것이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지난 반세기 동안 발전된 세계화로 식량까지도 분업화로 변모하게 되면서 전 세계는 한쪽의 공급 불균형에 큰 영향을 받게 되었다.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으로 인해서 유럽의 밀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해바라기씨유가 부족해지면서 상대적으로 팜유의 가격이 상승했고 인도네시아는 팜유의 수출로 인해서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그런데 국내 시장에 판매하는 것보다 더 큰돈을 벌 수 있는 현상 때문에 내수에 판매하는 물량을 줄이고 모두 수출을 하기 시작하면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팜유 수출을 금지시켰고 이는 전 세계 식용유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식용유가 상승하면서 라면과 과자 같은 품목의 가격이 상승했고 자영업자들은 원재료 가격으로 인해서 최종 제품의 가격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 


한 마디로 세계가 하나의 가치 사슬로 묶여있다 보니 한쪽의 불균형이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기존의 세계 질서가 코로나 이후 자국 위주의 질서로 변화되면서 분업화로 인해서 자국 생산을 줄이던 국가들은 원자재를 적절하게 공급하지 못해 국내 경기가 어려워지는 사태도 발생되고 있다. 


효율적인 자본주의 경제 체제가 만들어낸 최대의 생산성 향상인 분업화가 대부분의 국가의 대외의존도를 높이고 말았고 이는 앞으로도 다양한 문제를 야기시킬 것으로 생각이 든다. 


물론 이 상황에서 예외적인 국가가 존재하기는 한다. 바로 미국이다. 미국은 달러를 가지고 있어 수입 물가 상승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리고 원자재도 보유하고 있고 식량 생산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국가이며 중남미와 인접해 있어 부족한 물자를 조달받는 것에도 어려움이 없다. 


나아가 국방력도 세계 최강대국의 면모를 자랑하고 있어 유사시에 자국 위주의 경제 논리를 언제라도 펼칠 수 있는 국가이다. 


이런 현상을 미뤄 볼 때에 식량 문제는 미국의 제외한 국가들에 많은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미국도 상당한 수준의 물가 상승률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지만 이들이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가지고 있는 한 언젠가는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 


단지 그 외의 국가들은 환율에 대한 방어가 어렵고 이는 자국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대외 수지 적자로 연결되어 내수 경기가 침체되는 영향까지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경제 현상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서 식량 문제가 대두되고 있어 관련된 책을 찾아보다가 좋은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다른 내용을 담고 있는 서적도 추가로 읽어볼 수 있도록 해야겠다. 


  참고 도서 : 왜 식량이 문제일까

작가의 이전글 하버드 마케팅 강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