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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May 26. 2024

결국, 오프라인

경영하고, 공감하고, 관계 맺는, 공간의 힘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우리가 세상의 변화를 체감하든 체감하지 못하든, 변화 자체가 진행되었고 또 진행 중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전통적 주료 경제학에서 강조하는 이성의 합리성보다 행동경제학에서 집중하는 본성의 비합리성이 지금 소비자의 생각과 마음과 행위를 더 잘 설명한다. 


박제화된 사고방식으로는 이 현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 


이에 따라 공간도, 장소도, 오프라인도 달라졌다. 


가장 변화에 둔감하고 저항이 큰 부동산 마저 유동화되고 있다. 


이 역설적인 현상이 시사하는 것은 무엇일까. 


기계적이고 상투적인 비즈니스 마인드로는 변화에 대응할 수도, 의미 있는 가치를 만들 수도, 무엇보다 시대의 변화만큼 진화한 소비자를 이해하거나 그들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프라인의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체감하지 못한 채로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이런 변화의 바람이 어떤 쪽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Ⅰ. 팝업이란 무엇인가


팝업에 소비자가 반응하기 때문이다. 또 비용 대비 효과가 좋아 인게이지먼트 마케팅을 극대화하고, 마케팅 관점에서 투자자본수익률을 높이는 오프라인 장르 중에 팝업만 한 것이 없다. 


팝업이 성행하면서 한 동네의 생태계가 바뀌기도 했다. 


팝업의 성지가 된 성수가 그 주인공이다. 렌트의 문을 열며 성수에 자리 잡을 무렵만 해도, 성수는 힙보다는 로컬 특유의 정이 흐르는 고적한 동네였다. 


경공업의 옛 기억을 간직한 채 자의식이 확고한 카페와 작은 브랜드가 삼삼오오 모여 독창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가던 성수가 가장 도전적인 오프라인 마케팅이 스트리밍 되는 유례없는 동네로 탈바꿈될 거라고 누가 예상했겠는가. 


미국 내 아티스트 밀도가 높은 맨해튼처럼, 트렌드의 최전방에 선 비즈니스 플레이어들이 밀집한 지역이 다름 아닌 성수다. 


팝업스토어는 단기간 운영되는 임시 매장을 뜻한다. 웹 페이지에 불쑥 튀어나오는 팝업 창처럼, 오프라인에서 비정기적으로 단기에 이루어지는 일련의 이벤트를 팝업이라 부른다. 


팝업의 문자적 의미는 가볍다. 단어 자체에 본질적 의미가 내재된 것이 아니라, 현상을 나타내는 지시적, 형태적 명사에 가깝다. 


사실 오프라인 공간으로서의 팝업은 그 시작부터 가벼웠다. 


공사를 시작한 상설 매장을 대체해 고객을 만나기 위해 임시로 만든 매장이 팝업의 시작이었다.


Ⅱ. 팝업 - 성장판이 된 시대의 특이점


팬데믹이 불 붙인 비대면 서비스의 생활화와 온라인을 생활 터점으로 받아들인 대중의 인식 변화가 없었다면 사회적 거리 두기가 유발한 촉각적이고 직접적인 경험에 대한 대중의 허기가 없었다면, 오프라인의 침체로 상업 건물에 공실이 넘쳐 부동산이 예전과 다른 방식으로 소비되지 않았다면, 팝업은 엄연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장르로 자리매김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여기에 온라인의 성장과 더불어 달라진 마케팅 환경 역시 팝업을 촉발하는 데 일조했다. 


독점적 광고 매체의 효율 저하


TV 광고는 효과가 보장된 전통적인 마케팅 채널이었지만 그 채널의 가치가 빠르게 효력을 잃어 가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사람들이 TV를 잘 안 보기 때문이다. 


다수의 현대인이 워낙 바쁘게 살아 여유 시간이 없는 탓도 크지만, 온라인 콘텐츠, SNS, OTT가 활성화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인 듯하다. 


소비자와 브랜드가 능동적인 관계를 구축하는데 TV와 온라인 광고 모두 한계가 명확해지고 있다. 


차별화된 질적 경험의 추구


공급 부족의 시대를 산 시니어 세대는 생존형 소비에 능숙하다. 


반면 공급 과잉의 시대를 살고 있는 주니어 세대는 라이프 스타일이 투영된 가치 소비에 익숙하다. 


MZ세대는 물질의 부족함을 모른다. 배고픔 자체보다 배고픔을 무엇으로 채울지를 고민하는 MZ는 라이프 스타일 소비에 익숙하다. 


친환경, 욜로, 사치성 소비 등은 모두 라이프 스타일 관점의 소비 트렌드다. 


캔커피든 믹스커피든 아메리카노든 그저 커피면 충분한 세대와 커피에 자아를 투사하는 세대를 구분 짓는 것은 소비 패턴이다. 


시니어 세대에게 가치 소비는 대개 과소비로 여겨진다. 


시니어 세대는 테크와 온라인, 즉 가상현실의 경험에 취약하다. 반면 주니어 세대는 생경험이 빈곤하다. 


온라인에서 일상의 모든 필요를 해결하는 젊은 세대는 생경험이 빈곤하다. 


온라인에서 일상의 모든 필요를 해결하는 젊은 세대는 직접성을 체감할 기회가 드물다. 


사람을 만나 관계 맺고, 부대끼고, 어울리며 시간을 쌓는 경험이 극도로 적다. 


가상현실이 아닌 실제 세계에서 사람과 관계 맺는 데 어려움이 큰 것도 사실이고, 면 대 면 의사소통에서 완성되는 인간적 경험이 부재한 탓에 경험자체에 대한 결핍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오프라인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오감 충족형 경험이 신선하다. 


잘 파 세대가 오프라인에 더 강하게 반응하는 것은 경험의 결핍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젊은 소비자의 저력은 무엇일까. 즐거움을 주는 트렌드에 동조하고, 트렌드를 경험하는 데 가용 자본을 아낌없이 투자하며, 유행을 선도하고 만들어 나가는 데 있지 않을까. 


그들은 문화 흡수력이 빠르고 정보를 퍼트리는 재능이 있다. 


Ⅲ. 콘텐츠 -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중요한 이유


22 Days의 팝업은 22일간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아왔고, 약 5천 건의 구매 결제가 이루어졌다. 


열악한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놀라운 성취였다. 


찾아와 준 것도 고마운데 상당히 많은 분이 이렇게 인테리어를 잘해 놓고 없애기 아깝지 않냐며 단기 운영을 아쉬워했다. 


방문객의 피드백을 직접 들으며 깨달았다. 


소비자가 느끼는 인테리어의 완성도는 자본에 있지 않고 공간이 자아내는 매력적인 분위기와 콘텐츠 밀도에 있다는 것을, 또한 소비자는 경험의 총합으로 공간을 평가한다는 것을 말이다. 


파인 다이닝의 대중적 척도가 되는 미슐랭 가이드의 업체 선정 기준은 지엽적이지 않고 총제적이다. 


레스토랑의 가치를 맛뿐 아니라 전체 분위기, 청결, 응대 서비스 등을 두루 고려해 평가하는 것이다. 


사실 이 관점은 소비자가 공간을 평가하는 패턴과 정확히 일치한다. 


소비자는 전체적이고 통합적인 관점에서 공간을 인식한다. 공간이 쾌적하지 않거나 서비스가 형편없는 곳은 맛이 빼어나도 다시 발길을 들이지 않는다. 


뛰어난 셰프와 맛집이 넘치는 세상인지라 소비자로서는 딱히 아깝지 않다. 


Ⅳ. 목적 : 관광지가 되는 장소


뉴욕 맨해튼 5번가의 애플스토어는 전 세계 애플스토어 중 소비자 방문율과 단위 면적당 매출이 가장 높은 매장이다. 


애플스토어 1호점이라는 특수성도 있지만, 2011년에 7개월간 약 670만 달러를 투자해 리모델링한 이후 애플 사용자들의 성지로 거듭났다. 


리모델링의 핵심은 유리 파사드의 단순화였다. 


통유리를 제작해 가로 세로로 세분된 분할선을 최소한으로 없애며, 유기적 연결을 상징하는 조형물로서의 가치를 극대화했다. 


이 공간은 강력한 팬덤 문화를 형성한 애플 사용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애플의 세계관을 모르는 사람들은 리모델링의 결과를 폄훼했지만 긍정적 평가를 뒤엎을 정도는 아니었다. 


브랜드의 정수가 스며든 오프라인은 그 자체가 목적지가 된다. 


소비자에게 목적지가 될 만한 가치 있는 공간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1. 정형화된 일상에서 벗어나 극적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


2.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오롯이 투영된 밀도 있는 공간


3. 도시사회학자 레이 올든버그가 주장하는 제3의 장소


제3의 장소는 가정이나 직장 외 건전한 관계 형성에 토대가 되는 공간을 뜻한다. 


이해관계에 종속되지 않는 만남을 장려하고, 비공식적 공공 생활을 지지하는 제3의 장소는 일종의 커뮤니티 공간이다. 


이 공간의 정체성은 대개 식음료를 통해 만들어진다고 올든버그는 강조하는데 대표적인 제3의 장소로 카페를 꼽는다. 


Ⅴ. 한정 - 소비 기한이 짧아 가능한 도전들


모든 제약은 한정이다. 한정은 영역의 구분이다. 구분된 영역, 즉 세그먼트는 효율을 증대하는 바탕이다.

 

그러므로 단기라는 시간성은 역설적으로 시공간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조건이다. 


오직 그때만 할 수 있는 이야기에 집중할 때 말의 설득력은 배가 된다. 


여름 시즌에만, 크리스마스 시즌에만, 밸런타인데이 시즌에만 할 수 있는 활력 있는 이야기에 집중할 때 소비자의 눈과 귀가 열린다. 


브랜드 인게이지먼트의 물꼬가 트인다. 


일상적 공간에는 지나간 시간이 기록된다. 


시간에 실린 감정의 잔재도 사은품처럼 얹혀 있다. 당신이 사는 집에는 기쁨과 슬픔과 불안과 분노와 희망이 새겨져 있다. 


공간에 입혀진 기억을 벗겨 내고 싶어도 당신은 그럴 능력이 없다. 


그건 공간의 자산이다. 고정된 브랜드 공간에도 시간이 축적된다. 축적된 시간은 이미지를 만든다. 


특정 공간에 특정한 이미지가 새겨진다. 그 이미지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나 헤리티지로 연동되기도 하고, 한편으로 브랜드를 박제화하는 신빙성 높은 자료가 되기도 한다. 


축적된 이미지의 총합은 해석자의 관점에 따라 다르게 읽히지만, 그 해석은 한 공간에 특정한 심상이 새겨져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젠틀몬스터 플래그십 스토어나 하우스 도산은 매장 내 판매 기능을 극단적으로 제거하며, 기존의 상업 공간과 분명히 차별되는 그들만의 세계로 대중을 끌어들인다. 


패션 브랜드가 선도하고 제안해야 할 시즌별 스토리를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전달하는 데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메종 마르지엘라 프랑스 패션 액세서리 브랜드 데이제르 블랙핑크 제니, 중국의 아티스트 차이쉬쿤 등과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디자이너 브랜드 스탠드 오일의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 역시 두 달 단위로 MD를 전면 교체해 콘텐츠를 순환시킨다. 


한국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일본의 한큐 한신은 에이치투오 리테일링 소속의 백화점 브랜드다. 


한큐 한신 우메다 본점은 2012년에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친 후 극장형 백화점이라는 아이덴티티를 선언했다. 


당시로서는 매우 과감하고 혁신적인 시도였다. 


전체 면적의 20%를 서비스 공간으로 만들어 판매 기능을 제거했고, 이 공간에 단기 이벤트를 끊임없이 열어 사람들이 구경하고 축제처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Ⅵ. 서비스 공간 - 커뮤니케이션 기반의 사고 전환


모든 공간 경험이 곧 브랜드다. 


상품을 팔지 않는 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구성 요소는 서비스이자 콘텐츠다. 


서비스란 공간 내에서 소비자가 겪는 모든 경험을 총칭한다. 


재차 강조하듯, 오늘날의 팝업은 고객에게 상품을 팔기 위해 설계되지 않는다. 


그 공간은 방문자의 경험을 위해 설계된다. 


따라서 물질적으로 화려하고 멋진 공간을 만드는 것보다, 그 공간을 부러 찾아가게 하는 것이 관건이다. 


오프라인은 확실한 방문 근거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선택받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 


크고 화려한 공급자의 자기 과시적 공간을 요즘 소비자는 반기지 않는다. 


그런 공간은 이미 차고 넘친다. 


인류 문명사에서 의미 있게 전수된 공간은 권력, 힘, 자본을 가진 자들의 욕망을 실현하고 충족하기 위한 결과물이었다. 


신을 기리고 종교의 권위를 보여주기 위해 만든 파르테논 신전, 황제의 권위와 위세를 과시하기 위해 만든 자금성과 콜로세움, 국가와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만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동대문 플라자 등을 떠올려 보라.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공간은 생산자의 힘을 가진 소수의 만족에 국한된 곳이 아니다. 


[ 글을 마치며 ]


이 책에 나오는 내용 중에 팝업 스토어에 대해서만큼은 다시 한번 고찰해 보고 의미를 생각해 보자. 


언젠가부터 성수라는 장소는 팝업 스토어의 성지 같은 곳으로 인식이 되기 시작했다. 


매주 다양한 형태의 팝업 스토어가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곳이 바로 성수로 오늘 이 시간에도 분명 새로운 브랜드가 어떤 콘셉트를 가지고 팝업 스토어를 구축하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그런 팝업 스토어가 왜 이렇게 각광을 받는 시대가 되었고 사람들은 왜 이렇게 팝업 스토어에 열광하는 것일까?


첫 번째로 팝업 스토어는 한정적이라는 것이다. 


1년 365일 상시 매장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고 일정한 기간에만 잠깐 운영을 했다가 사라지는 것이 팝업 스토어이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잠깐의 시간에 팝업 스토어에 가서 자신이 그 한정된 시간에 한정된 공간을 경험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 


이런 변화가 나타나게 된 현상은 시대적인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팬데믹으로 인해서 온라인이 활성화되면서 오프라인에서의 경험이 온라인으로 전파되었다는 것이다. 


오프라인에서 누군가가 경험한 것을 온라인으로 대체해서 경험하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되었다. 


맛집은 물론이거니와 여행지, 혹은 여행, 쇼핑까지 우리가 하는 일상생활에서의 모든 것이 다 온라인으로 들어오고 유통되는 시대이다. 


이런 시대적인 변화의 흐름으로 인해서 오프라인에서의 한정적인 경험은 온라인에서 매우 큰 가치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다음에 있을 팝업 스토어에 대한 기대감을 더 크게 부각하게 된다. 


두 번째는 팝업 스토어는 시니어와 MZ세대의 복합적인 문화공간이라는 점이다. 


팝업 스토어에 MZ세대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40대 ~ 50대도 팝업스토어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실질적으로 찾아가는 발걸음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세대 간의 경험치의 차이가 하나의 접점으로 이어지는 곳이 팝업 스토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니어 세대는 공급이 부족한 세대로 물질적인 결핍이 있는 시대를 경험했다. 


이 때문에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소비하지 않는 비중이 더 많은 세대이다. 


반면 MZ세대는 물건이 필요해서 소비하는 세대는 아니다. 


이미 가방이 집에 있어도 신발이 여러 개 있어도 옷이 충분히 있어도 시대적인 흐름에 따라서 새로운 물건을 소비하는 것이 MZ 세대이다. 


소비하는 목적 자체가 물건이 필요하다기보다는 새로운 경험을 위해서 소비하는 경향이 더 짙다. 


또한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아이덴티티에 감화되고 공감해서 소비를 하는 경향도 있다. 


그런 스토리가 이제는 MZ세대에서 시니어 세대로 전파될 수 있는 공간이 팝업스토어라는 것이다. 


팝업스토어에 가면 브랜드에 대한 설명이 존재한다. 


이미 알고 온 사람이나 알지 못하고 온 사람이나 팝업스토어라는 공간에서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이미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시니어 세대는 MZ세대의 오프라인 활동을 통해서 생생한 메시지를 전달받을 수 있게 되고 감화되어 새로운 브랜드에 대한 소비를 결정하게 된다. 


세 번째는 서비스 공간이라는 개념이다. 


과거 공간은 짜임새 있게 만들어지고 모든 것이 판매를 위해서 사용되어야 했다. 


판매를 하는 직원이나 소비를 하는 소비자나 공간에서 물건을 위해서 불편함을 감내해야만 했고 공간은 물건의 판매를 위해서 모두 집중되어야 했다. 


빽빽하게 늘어선 마네킹이나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밀도 있게 전시된 전자제품이나 모두 물건이 주가 되는 공간으로서 리테일은 존재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물건이 반드시 전시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젠틀몬스터에 가면 대체 무엇을 팔고자 하는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그래도 그나마 안경이 전시되어 있어서 안경을 팔고자 한다고 생각을 할 수는 있지만 공간에 전시되어 있는 대형 거미나 인형 같은 것을 보고 있자면 안경과 접점을 찾기는 조금 어렵다. 


그렇지만 이런 전시물을 보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매장을 방문하고 전시되어 있는 조형물을 기반으로 사진을 찍기 여념이 없다. 


성수에 있는 아더스페이스라는 곳에 가면 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하게 된다. 


공간에 들어가게 되면 우주에서 날아오는 듯한 메시지를 전시한 기분이 든다. 


우주인이 천장에 매달려 있기도 하고 오버핏으로 제작된 정장 차림의 종업원들은 일반적인 사람들과 확연히 구분된다. 


전시되어 있는 옷들은 공간에 머무는 듯한 기분이 들뿐 옷이 주가 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공간과 공간을 이동하면서 독특한 경험을 하고 그 안에서 옷이 섞여 있는 기분이 들지 옷이 메인은 절대적으로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외국에서도 일부러 찾아와서 사진을 찍고 휴식을 취하기도 하는 공간이며 종업원들도 특별히 매장 내 손님들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매장에 들어간 손님이 마치 어떤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관람하기 위한 관람객 같은 느낌으로 변모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처럼 오프라인은 이제 새로운 형태로 진화해서 한정적인 공간에서 한정적인 시간을 통해서 반드시 방문하고 싶어지게 하는 매력을 분출한다. 


그리고 그 공간에 방문한 사람들은 온라인으로 사진을 퍼 나르고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게끔 자발적으로 노력을 하게 된다. 


결국, 오프라인이 시작점이 되어 온라인의 홍보를 담당하게 되고 다시 오프라인이 최종점이 되어 온라인의 사람들을 끌어모으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이 외에도 현재 이슈화가 되고 있는 다양한 예시들을 분석해 오프라인 변화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나중에 몇 번 더 읽어볼 만한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참고 도서 : 결국, 오프라인 ( 최원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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