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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Jul 14. 2024

정반합

히트상품을 만드는 가장 빠른 키워드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정반합 이론의 골자는 줄곧 유지돼 오던 상태인 정이 그것을 부정하며 새로운 상태를 제시하는 반과의 모순과 대립을 승화해서 합으로 진보하게 된다는 것이다. 


돌이켜 보면 인류 역사는 이런 정반합의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 


영국에선 영국 왕 찰스 1세를 처형하며 공화정이 시작됐다가 불과 11년 만에 왕정복고가 일어났고 이후 정치적인 양극단을 오가며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비로소 지금의 입헌군주제를 확립하게 됐다. 


우리 역사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을 수 있다. 남인과 서인, 노론과 소론으로 분열돼 엎치락뒤치락하던 정쟁이 영조의 탕평책 이후 균형을 찾아간 것처럼 말이다. 


역사의 예시를 들긴 했지만 정반합의 원리가 굵직굵직한 역사적 사건이나 이념에만 국한되는 건 아니다. 


유심히 살펴보면 우리 사회 트렌드, 마케팅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정반합 이론이 적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 정반합을 어떻게 바라보고 우리 삶에 적용해야 하는지 고민을 해보도록 하자. 


Ⅰ. 변치 않는 성공 비결, 기본에 충실하라. 


소비자가 아쉬워하는 부분을 찾아라. 


1954년 테팔은 세계 최초로 눌어붙지 않는 프라이팬을 개발했다. 요리를 한 뒤 프라이팬에 지저분하게 눌어붙은 음식물 찌꺼기를 숟가락으로 박박 긁어내는 것은 모든 주부가 싫어하는 일이었다. 


음식물이 바닥에 눌어붙지 않고 물에 불리기만 하면 쉽게 설거지가 가능한 프라이팬의 등장은 주부들에게 커다란 희소식이었다. 


테팔에서 눌어붙지 않는 프라이팬을 발명한 사람은 창업자 마크 그레고아르다. 


원래 어업 회사에 근무하던 그는 낚싯줄과 낚시 도구가 서로 엉키는 것을 막기 위한 재료를 개발하던 중 유리섬유를 소재로 한 코팅을 발명했다. 


유리섬유는 내구성이 매우 뛰어났지만 당시에는 이것을 일상생활용품에 접목시킨 사례가 거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부엌에서 요리를 하던 그레고아르의 아내가 그에게 말했다. 


프라이팬이 또 탔어요. 새 걸 사주든지 날 도와줘요.


이 일화는 발전이라는 것이 어디서 오는지 보여 주는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더 나아지려면 소비자가 아쉬워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매일 관찰해야 합니다. 


발전과 진보는 소비자가 충족시키고자 하는 부분을 채워줄 때 생기니까요.


그 밖에 매직 핸즈 제품군도 있는데 이는 원래 일본 소비자를 겨냥해서 만든 것이다. 즉, 좁은 일본식 부엌에 맞춰 냄비나 프라이팬의 손잡이와 몸체를 분리해 작은 공간 안에 수납하도록 만든 제품이다. 


이처럼 소비자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좀 더 나아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회사는 소비자의 호응 속에서 점점 더 앞으로 나아가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Ⅱ. 한 우물 파기 전략의 승리


대기업보다 강한 기업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한 분야에 집중하는 것은 사실 쉬운 게 아니다. 


일단 다른 누구보다 잘할 수 있는 능력과 자신감이 있어야 하며 환경에 좌우되지 않고 꾸준히 밀고 나갈 뚝심과 끊임없는 혁신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그런 여러 가지 요소를 잘 융합해야 선택한 분야에서 특출한 성과를 올리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 


50여 년간 식음료 용기라는 단일 분야세 집중해 1위가 된 테트라 팩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일반 소비자에게 테트라 팩은 낯선 이름이지만 이 회사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늘 사용하는 제품을 만들고 있다. 


지금 책을 읽으면서 우유를 마시는가? 어쩌면 그 우유팩은 테트라 팩의 제품일지도 모른다. 


테트라 팩은 1961년에 설립된 스웨덴 회사로 2022년 기준 전 세계에 약 1930억 개의 포장 용기를 공급했다. 


더구나 매출액이 경기 불황의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들이 이처럼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가장 큰 비결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핵심 기술에 있다. 


테트라 팩은 처음부터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세운 회사입니다. 우리는 그 사실을 늘 잊지 않지요. 


현재 우리의 과제는 핵심 기술을 계속 발전시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입니다. 


테트라 팩은 2차 세계대전을 계고로 탄생한 회사다. 전쟁으로 도로가 막히고 물품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자 유럽에서 서민들이 곤란을 겪은 일 중 하나는 신선한 우유를 먹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유럽에서 빵이나 여러 가지 요리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우유는 필수품이다. 


1940년대만 해도 유리병에 담은 상태로 유통되었는데 우유가 쉽게 상해 먼 지역으로 배송이 어려웠다. 


이때 우유가 상하지 않는 용기를 만들기 위해서 테트라 팩의 창업자인 루벤 라우싱과 에리크 발렌베그르 박사가 밀랍으로 코팅한 종이 용기에 우유를 담는 실험을 했다. 


하지만 밀랍은 비용이 너무 컸고 라우싱 박사는 아내가 소시지를 만드는 모습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 


라우싱 박사는 삼각뿔 모양의 우유 용기를 개발했고 그 용기에 우유를 넣으면 정사면체로 포장이 되어 테트라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테트라는 성공했고 기존의 우유병을 완전히 대체했다. 


이후 1961년 테트라 팩은 세계 최초로 무균 포장 용기를 개발하면서 전환점을 맞이했고 고온 살균 기법을 더해 유통 기간을 한 달 이상으로 늘렸다. 


무균 상태로 음료를 넣는 기술을 통해 선박 운송이 가능해졌고 배송 비용이 줄어들었다. 


Ⅲ. 겨울 의류 목적에 충실한 캐나다 구스


환경 보호가 아닌 제품의 본질적인 부분에 진정성을 쏟아붓는 기업도 있다. 


인간을 추위에서 해방시킨다는 목표를 세운 캐나다 구스가 대표적이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옷을 만들기 위해 최고의 재료를 사용하는 캐나다 구스는 회사 이름 그대로 모든 제조 과정을 캐나다에서 진행한다. 


진정성은 진짜입니다. 여기에 평판이 붙는 거죠. 진짜라는 평판이 형성되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평판은 인식 단계를 넘어 본인이 직접 경험한 뒤 아 이건 진짜구나라고 느끼면서 형성된다. 


CEO 리스는 3세 경영인이지만 원래 그는 사업을 물려받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 


한때 소설가 지망생이던 그는 20대 때 세계 여행을 즐기다가 일본 오사카에 있는 작은 만두 가게를 방문했다. 


겉보기에는 보잘것없는 가게였지만 만두 맛만큼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그때 리스는 아 이런 게 바로 진정성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만두 외에 다른 메뉴를 끼워 넣어 브랜드를 희석시키지 않는 그 가게는 만두라는 단일 품목에서 최고의 품질을 지향했다. 


훗날 회사를 물려받은 리스가 진정성 있는 경영을 해야겠다고 결심하면서 그 가게를 떠올린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Ⅳ. 기존의 가치를 뛰어넘어 성공한 혁신가들


니즈를 충족시키는 대신 새로운 니즈를 만든다. 


조 말론 런던의 향수는 다양한 향이 충돌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제3의 향을 내도록 고안되었다. 


조 말론 런던의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여느 회사처럼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리서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조 말론 런던의 목표가 고객을 놀라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목적은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니즈를 만들어 내는 데 있다. 


아무도 향기를 배합해서 쓰는 개념을 생각해 내지 못했을 때 조 말론 런던이 그런 향수를 출시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 것처럼 말이다. 


조 말론 런던의 참신한 발상은 그 시작이 남이 아니라 나에 있다. 내가 갖고 싶은 것과 내 이야기에 집중할 때 새로운 것이 나온다는 믿음이 정말로 새로운 사업, 새로운 범주를 만들어 낸 것이다. 


Ⅴ. 끝까지 지켜내야 하는 유일한 보루, 왜


1900년대 초 저명한 물리학자이자 스미소니언 천체 물리 관측소의 설립자인 새뮤얼 랭리는 인류 최초의 동력 비행기를 하늘에 띄우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앤드류 카네기와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등 유력한 정 재계 인사들을 친구로 둔 그는 미 육군으로부터 5만 달러라는 거액의 투자비와 당대 최고의 지성인으로 구성된 드림팀을 제공받았다. 


1903년 12월 17일 인류는 마침내 하늘을 나는 데 성공했지만 역사상 최초로 하늘을 난 인물로 남은 이는 랭리가 아니라, 오하이오 주 시골 동네 데이턴에서 허름한 자전거 점포를 운영하던 무명의 라이트 형제였다. 


객관적인 조건만 놓고 보면 인류 최초로 하늘을 날 것 같은 사람은 라이트 형제가 아닌 랭리였다. 


랭리가 갖고 있지 않았던 무엇을 라이트 형제가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 무엇이란 바로 내가 그 일을 하는 뚜렷한 이유이자 목적의식 즉 왜다. 


그런데 뚜렷한 왜를 가지고 출발한 기업도 시간이 지나고 규모가 커지면 원래의 신념을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바로 그때 혁신이 사라지고 기업은 방향성을 잃고 헤맨다. 


닌텐도는 원래 화투를 만들다가 게임기 제조로 전향한 회사입니다. 그들은 무엇을 극적으로 바꿨습니다. 


하지만 WHY는 바꾸지 않았어요. 그들은 원래 재미라는 WHY를 추구하는 회사였고 화투에서 게임기로 제품 형태가 바뀌었을 때도 WHY를 변함없이 유지했습니다. 


닌텐도는 사업상 부침을 많이 겪은 회사죠. 회사가 어려웠을 때는 대개 WHY를 간과했습니다. 


[ 글을 마치며 ]


정반합을 간략히 요약해 보면 결국 기본에 집중하고, 반대로 생각하며 통합으로 해결한다는 뜻이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예시가 나오는데 그중에서 한 가지 씩만 다시 생각해 보도록 하자. 


첫 번째는 기본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진정성을 가지고 사업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을 시작하든 간에 처음에 시작할 때의 마음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어떤 일을 하는 그 목적 자체에 해결책이 담겨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목적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목적성을 잃게 되면 현재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잃어버리게 되고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도 정확하게 알지 못하면서 방향성을 잃어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독서를 하고 독서 노트를 쓰기로 했다. 목적은 스스로의 지식 함양의 위해서였다. 


그러다 보니 여러 가지 책을 읽는 것이 즐거웠고 독서노트가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이 무엇보다 즐거웠다. 


그런데 독서 노트를 쓰는 행위를 떠나 이후에 벌어지는 일에만 집중하게 되면 독서가 다른 목적성을 가지게 되고 의미 없는 시간 낭비가 되어 버릴 수 있다.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처음 왜 시작했는지를 잊지 말고 지속해서 해나가는 자세가 필요다. 


즉, 진정성을 갖고 대해야 한다. 


두 번째는 반대로 생각해서 해결책을 만들어 내는 노력을 해봐야 한다. 


앞서 말한 내용을 번복하는 것 같아 이상하기도 하지만 그 의미를 좀 더 깊이 생각해 보면 익숙함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일이든 처음에는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익숙해지게 된다. 


익숙해지게 되면 관성적으로만 하는 것에서 벗어나지 않게 되고 새로운 도전을 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는 최초의 목적을 가지고 진정성 있게 하는 것도 좋지만 그 분야의 변화를 인지하고 사용하는 소비자를 공부하고 고민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게 되는 것이다. 


변화는 어렵다. 하지만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그리고 쇄락하게 된다. 


이는 역사적인 진실이고 계속 반복되어 온 사실에 가깝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마지막 세 번째는 위의 두 가지를 합쳐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진정성을 가지고 업을 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 안정된 존에서 벗어나서 새롭게 도전했다면 이제 마지막은 위의 두 가지를 합해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다. 


위에서 두 가지의 좋은 예시를 마지막으로 들었는데 하나는 비행기를 개발한 라이트 형제이고 다른 하나는 재미를 추구한 닌텐도 오락기의 예시이다. 


라이트 형제는 인간이 하늘을 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꾸준히 연구한 결과 남들이 하지 못했던 발상을 생각해 냈고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닌텐도 오락기는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서 화투를 만들던 회사에서 게임기 회사로 거듭날 수 있었다. 


두 사례 모두 그들이 진정성을 가지고 업을 대하고 변화를 시도하지 않았다면 라이트 형제를 비행기를 만들지 못했고 자전거를 탔을 것이고 닌텐도는 화투를 만드는 그저 그런 회사로 명맥을 유지하다 없어졌을 것이다. 


지금의 시대가 위의 예시가 반복되는 시대라고 보인다. 


기존의 기술로는 한계가 존재해서 못 만들었고 사용하지 못했던 것들이 이제는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앞으로는 점점 더 많은 기술들이 세상에 나오게 될 것이고 우리는 사용하게 될 것이다. 


이럴 때에 우리는 기술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 될 것인지 아니면 사용하는 사람이 될 것인지 혹은 둘 다 외면하고 살아갈 것인지 고민해 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보인다. 


개인적으로 생각해 볼 때에 기술은 항상 진보해 왔고 누군가로 인해서 좀 더 빠르게 발전해 왔다. 


이를 미뤄 볼 때에 앞으로의 기술도 분명 빠르게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고 도서 : 정반합 ( 오윤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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