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도요타, 전기차 전략의 위기와 도전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전기차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평가받았던 도요타의 약진이 최근에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전기차 산업이 소비자의 캐즘을 뛰어넘지 못하고 약간의 정체기를 겪고 있는 동안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대세로 뛰어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시대적인 변화의 흐름은 결국 전기차로 넘어가게 되겠지만 최초에 공격적으로 설계했던 2030년이라는 공동의 목표는 조금 연장이 되는 듯한 모양새이다.
이 과정에서는 전기차에 지급되는 보조금의 고갈, 중국산 값싼 전기차의 등장으로 인한 기존 자동차 산업의 위기 등이 모두 복합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그럼 이런 변화 속에서 도요타 자동차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Ⅰ. CASE 혁명가 모빌리티의 미래
디지털화, 지능화, 전동화
CASE라는 말이 자동차 산업의 디지털 혁명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CASE란 Connected, Autonomous, Shared & Service, Electric의 첫 글자를 딴 것으로 자동차 산업에 나타난 네 가지 트렌드를 말한다.
2016년 다임러가 처음 쓰기 시작했다. 포괄적 의미에서 각 트렌드를 원활하게 조합하면 사람, 자원 자본의 이동을 넓은 의미로 재정의한 차세대 산업혁명 이른바 CASE 혁명이 일어난다.
디지털화, 지능화, 전동화라는 세 가지 기술혁신이 이 같은 디지털 혁명을 일으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는 말이다.
1908년 포드가 대중화에 성공한 포드 모델 T를 자동차 산업의 시초로 본다면, 그야말로 꼬박 백 년을 지나 맞이하는 대변혁이라 할 수 있다.
1900년의 뉴욕 맨해튼 5번가는 마차의 거리였지만 불과 십여 년 뒤, 그 많던 마차는 자가용 포드 모델 T로 모조리 대체되었다.
포드 모델 T는 언제 어디서나 이동의 자유를 제공해 사람들의 삶을 180도 바꿔놓았다.
지금 그와 맞먹는 대변혁이 일어나려 하고 있다. 자동차가 24시간 네트워크에 접속된 IoT 단말기로서 작동하고 자율주행 기술까지 보급되면 운전자는 운전이라는 행위로부터 자유로워진다.
또 자동차의 가치는 소유를 넘어 공유와 이용으로 그 범위가 넓어진다.
완전히 새로운 이동의 가치를 실현할 동력원으로 배기가스 없는 깨끗한 전기가 이용된다.
이것이 CASE가 일으키는 디지털 혁명이며, 장차 자동차 산업은 모빌리티 산업으로 진화하게 된다.
한때 만들어서 벌고, 팔아서 벌고, 고쳐서 벌었던 자동차 산업의 시대는 막을 내릴 것이다.
자동차 산업이 모빌리티 산업으로 변신하지 않고서는 살아남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앞으로 5년만 지나면 로보택시가 돌아다니고, MaaS를 통해 이동 수단을 공유하는 완전히 새로운 모빌리티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Mobility as a Service, 통합형 이동 서비스, 버스, 택시, 철도, 공유 차량 등 다양한 이동 수단에 대한 정보를 통합해 사용자에게 최적의 루트를 제공하는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다.
마스가 상용화되면 하나의 통합된 플랫폼에서 모빌리티 검색 예약 결제 서비스가 일괄 제공되고, 차량은 구매하는 대신 공유 또는 구독할 수 있게 된다.
Ⅱ. 포스트 코로나의 뉴노멀
코로나 사태는 무엇을 남겼나?
3년간 지속된 코로나가 종식되며 우리 생활은 드디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했다.
자동차 산업은 평준화되겠지만, 그것이 곧 비포 코로나 시대로 돌아갈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신차 판매량의 회복력이 둔한 가운데, 사회적으로는 GX와 DX라는 메가 트렌드가 한층 가속화하고 있다.
이제 곧 포스트 코로나 시대 자동차 산업의 뉴노멀이 탄생할 것이다.
2000년대 말에 발생한 리먼 사태는 인력 자원 자본 중 금융 시스템의 위기를 맞은 자본의 흐름이 갑자기 멈춘 데서 비롯되었다.
하루아침에 전 세계 신차 수요의 30% 정도가 사라졌고 자동차 재고가 폭증했으며, 길어진 리드타임 속에서 수요 감소, 재고 증가, 생산 조정이라는 현상이 반복해서 나타났다.
그런데 중국이 100조 엔의 재정을 투입하고, 각국이 낡은 차를 새 차로 교체하도록 장려책을 도입해 자본의 흐름을 되돌린 결과, 위기 발생 불과 1년 만에 신차 수요는 과거 수치로 회귀했다.
다만, 회귀한 세상은 전과는 완전히 달랐다. 선진국은 쇠락하고 신흥국이 세게 신차 수요를 주도하는 구조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코로나 사태는 어떤가? 위기의 시작은 주요 도시가 연쇄적으로 봉쇄되어 인력과 자원의 움직임이 갑자기 멈춘 데서 비롯되었다.
행동이 제한되었기에 새 차를 살 수도 생산할 수도 없게 된 것인데, 수요보다 공급이 훨씬 크게 곧두박질치는 바람에 전 세계의 자동차 재고가 소멸했다는 점이 그 특징이다.
인력과 자원의 이동이 회복되면서 리드타임이 짧아져 생산은 회복됐지만, 문제는 거기서부터 발생했다.
변종 바이러스가 재삼 등장해 인력과 자원의 이동이 몇 번이고 다시 봉쇄된 것이다.
세상에는 재택근무가 정착했고, 이동 요건과 이동 빈도에 큰 변화가 생겼다. 온라인 회의, 온라인 판매, 온라인 데이트, 구독 등의 서비스가 자리 잡으면서 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반이 무서운 기세로 확장됐다.
비즈니스의 디지털화와 사용자가 요구하는 디지털 체험도 고도로 진화했다.
가속화 중인 GX와 DX
디지털화의 물결은 자동차를 덮쳤다. 테슬라와 중국 차가 기세등등한 이유는 자율주행, 디지털 계기판, 멀티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등을 내세운 이른바 스마트폰 같은 자동차, SDV(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가 인기를 누리기 때문이다.
2023년 4월에 열린 상하이 국제 자동차산업 박람회에는 모처럼 전 세계 다수의 자동차 제조사가 참가했다.
일본 제조사에서도 여러 관계자가 참석해 몇몇 전략적 새 모델과 콘셉트 카를 전시했지만, 그리 주목받지는 못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중국 입국이 어려웠던 4년 사이에 상하이 모터쇼가 상상을 초월하는 SDV의 세계로 진화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장에는 소비자가 원하는 디지털화, 지능화 모델이 가득했다. 바야흐로 전기차라는 점만으로는 주목받을 수 없는 세상이 온 것이다.
SDV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서비스와 엔터테인먼트, 자율주행과 AI에이전트 같은 새로운 자동차의 가치를 창조해 나갈 것이다.
Ⅲ. CEO 해임과 멈춰 선 폭스바겐
터무니없는 전기차 투자 효율
2023년 3월에 발표한 투자 계획 플래닝 라운드 71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향후 5년간 천 8백억 유로(26조 엔)에 달하는 막대한 설비투자와 연구개발비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다시 한번 폭스바겐의 전기차 투자효율이 떨어지고 있음이 드러났다.
2023년 선행 투자에 기존 엔진 차량에 대한 투자의 마지막 국면이 겹치기 때문에 투자 금액이 370억 유로로 정점에 달한다지만 그 이후에도 눈에 띄는 감소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22년 폭스바겐의 전기차 판매량은 57만 대에 달했다. 폭스바겐이 세계 시장에 판매한 대수 중 전기차의 비율은 6.9%로 늘어났지만, 계획의 7~8%에는 못 미치는 수치다.
폭스바겐은 2025년에 전기차 약 2백만 대를 이루기 위해 휘발유, 경유 차 중심 구조를 변혁해 왔다.
그러나 전기차 투자는 배터리 투자를 포함해 520억 유로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
이는 테슬라가 창사 이래 투자해 온 규모를 25%나 웃도는 금액이며, 2030년에 350만 대를 목표로 하는 도요타의 5조 엔 투자도 크게 웃도는 규모다.
터무니없이 낮은 전기차 투자효율이 향후 사업의 비용 경쟁력을 우려하게 하는 요인이다.
폭스바겐은 아미 니더작센주 츠비카우 공장을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전환하고 생산 능력이 30만 대인 공장에 약 12억 유로를 투자한 상태다.
또 드레스덴의 통칭 투명한 공장뿐 아니라 니더작센주 엠덴 공장 등을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바꿔나갈 계획도 가지고 있다.
배터리 조달과 관련해서는 유럽에 배터리 공장을 여섯 군데 세워 연간 생산 능력 240 GWh를 확보할 생각이다.
독일 잘츠기터 공장은 기가팩토리인데 주력인 재내와 배터리 공장으로 지은 것이다.
노스볼트와 공동으로 2025년부터 양판 세그먼트용 배터리를 생산하기 시작해 최대 생산 능력은 40 GWh에 이를 전망이다.
노스볼트는 테슬라의 전 간부 피터 칼슨이 2016년에 설립한 스웨덴의 신흥 배터리업체로 폭스바겐의 출자 규모가 20%다.
2021년부터 스웨덴 북부 셸레프테오에 첫 번째 전지 공장을 가동하고 있지만, 생각만큼 수율이 오르지 않아 새삼 배터리 생산의 어려움을 실감하게 한다.
Ⅳ. 실패와 극복으로 점철된 역사
세계화, 현대화에 뒤처진 1990년대
세상이 다 알다시피, 도요타는 수많은 좌절을 겪은 기업이다. 도요타는 10년에 한 번씩 중대한 경영 위기에 빠졌고, 그때마다 카이젠의 힘으로 극복하고 한층 강해졌다.
오래전 1950년대에는 2차 대전 후 디플레이션 정책으로 경제가 침체한 가운데 극심한 노사갈등까지 불거지면서 심각한 경영 위기에 빠져들었다.
창업자인 도요다 기이치로 사장은 사임하라는 압박을 받았다. 그러나 은행단으로부터 협조 융자를 받고, 당시 도요타자동직기의 CEO였던 이시다 다이조아 미쓰이 은행에서 파견된 나카가와 후기오 등 창업자 일가 외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의 지휘권을 넘겨줌으로써 재건을 완수했다.
1967년에는 나카가와 후기오가 급사하면서 기이치로의 사촌인 도요다 에이지가 신임 사장에 취임함으로써 패밀리 경영에 부활했다.
모터리제이션의 물결까지 타고 도요타의 실적은 급회복되었고, 1970년 이후로는 도요다 가문을 중심으로 한 패밀리 경영이 지속되면서 창업자 기이치로의 장남 도요다 쇼이치로에게, 그리고 1992년에는 차남 도요다 다쓰로에게 사장 자리가 넘어갔다.
장기간에 걸친 패밀리 경영 아래 도요타는 서서히 활력을 잃었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상품 개발에서 거듭 실패를 맛보며 국내 시장 점유율이 오랜 기간 추락했고, 전도유망한 중국 시장에는 데뷔 자체가 치명적일 만큼 타 기업에 뒤처졌다.
필수적인 결단이 늦어지면서 심각한 정체기에 접어들었던 것으로도 볼 수 있다.
IT화와 밸류 체인 연장에 실패한 2000년대
2000년대 초반, 세상은 인터넷 버블의 광풍 속에서 각종 비즈니스가 인터넷을 통해 디지털로 바뀌고 있었다.
자동차 산업은 이런 흐름에 겁먹고 우물쭈물한 끝에 레거시 산업으로 전락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되면서 자동차 제조의 부가가치는 줄어들 것이며, 딜러 대부분이 사멸하고 B2B와 B2C를 지배하는 IT기업이 자동차 비즈니스의 부가가치를 점령할 것이라는 예상이 터져 나왔다.
이 같은 업계의 위기 속에서 도요타는 자동차의 커넥티드화 전략, 판매 금융 사업인 도요타 카드를 주축으로 한 밸류 체인 전략으로 살아남고자 했다.
그러나 이들 전략은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다. 도요타는 커넥티드 자동차의 초기 형태인 윌 사이파를 발표했다.
자동차를 디지털화해서 커넥티드 서비스를 도요타의 사업 영역으로 삼고 밸류 체인을 연장하겠다는 시도였다.
하지만 출시 직후 뜨거웠던 열풍은 오래가지 못했고, 판매 부진으로 불과 3년 만에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자멸해 버린 닷컴기업들
1997년에는 카 내비게이션과 휴대전화를 연결한 정보 서비스 모네가 등장했다. 일본 내 커넥티드 서비스의 선구자 격이었다.
2002년에는 모네와 GAZOO가 통합되어 G-Book이라는 텔레매틱스 서비스, 말하자면 현재 커넥티드 서비스의 초기 모델이 탄생했다가 도요타의 T-connect렉서스의 G-Link로 발전했다.
G-Book은 자동차가 인터넷에 접속하면서 확장된 밸류 체인을 확보할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사업을 성공시키기에는 휴대 통신의 속도가 너무 느렸고, 자동차에 탑재한 반도체도 취약했다.
음성 인식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이처럼 애초에 여러 요소 기술이 미숙했음에도 도요타는 밸류 체인 확장을 끝없이 시도했다.
아니나 다를까, 다양한 시도는 눈에 띄는 성과를 얻지 못했고, 닷컴기업에 맞설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이 싸움은 IT 기업 쪽이 먼저 자멸했고, 인터넷 버블은 어이없이 꺼지고 말았다.
대부분의 닷컴 기업은 구글과 아마존이라는 몇몇 생존 종을 제외하고는 사멸했고, 이와 동시에 도요타의 위기도 사라졌다.
추락한 미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역사적인 저금리 동결 정책을 동원하면서 미국에는 주택 버블이 부풀어 올랐고, 이에 자동차 시장까지 활황세로 돌아선 것이다.
도요타는 그 시장에서 연전연승했다.
커넥티드와 밸류 체인 전략 모두 중요한 시책에는 손도 대지 못한 상태였지만, 그런 상황은 까맣게 잊고 도요타는 세계 정상의 자동차 기업을 목표로 닥치는 대로 팔아 재꼈다.
그러다가 또다시 갑작스러운 위기를 맞았다.
미국의 주택 버블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2008년 9월 투자은행인 리먼브라더스가 경영파탄에 이르자 전 세계가 금융위기에 빠져들었다.
비용 경쟁력과 품질을 잃어버린 2010년대
리먼 사태가 일어난 2008년부터 전대미문의 품질 문제를 일으킨 2010년까지 3년 동안 도요타 역사상 최악의 위기였다.
도요타라는 기업은 존망의 갈림길에 섰다. 리먼 사태로 인해 선진국이 경제위기에 빠지면서 거액의 적자를 냈고, 미국발 품질 문제가 불거졌으며, 수요 구조가 신흥국으로 옮겨가는 메가 트렌드에 대응하지 못해 비용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리먼 사태는 자동차 산업에 세 가지 구조 변화를 초래했고, 일본 자동차 기업의 추락을 불러왔다.
도요타는 그 첫 희생양이었다. 먼저 이제껏 신차는 선진국에서 소비되는 제품이었으나 그 성장력이 중국을 필두로 하는 신흥국으로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당시 세상은 이러한 현상을 수요구조의 패러다임 전환이라 불렀다.
둘째 자동차의 차별화 요소가 줄어들면서 설계의 표준화와 부품의 공통화 정도를 높인 비용이 기업의 경쟁력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결국 이점에서 앞선 유럽차, 한국 차의 대약진이 일어났다.
셋째, 신흥국 내 판매와 설계 표준화를 위해 글로벌 생산 거점을 재배치하고 조달시스템을 재구축하는 가운데 보쉬처럼 자동차 업체에 버금가는 유럽의 메가 서플라이어가 강력히 대두했다.
도요타는 이 세 가지 측면 모두에서 구조적으로 낙후된 존재였다.
Ⅴ. 완전히 달라진 새로운 데이터 전략
보이지 않았던 세계
GAFA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IT 기업들은 모빌리티 산업을 지배하려 호시탐탐 노렸고 구글과 바이두 등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맹렬히 달려들었다.
바야흐로 자동차 외적 영역에는 모바일을 바탕으로 거대한 생태계가 이미 확립되어 있다.
이제 이를 지배하는 TI 기업이 자동차 내부 영역을 제어할 데이터를 입수해 그 둘을 결합하기만 하면 자동차 산업에는 파괴적인 혁신이 일어난다고 들 한다
고객과의 접점, 자동차의 밸류 체인을 모두 IT기업에 빼앗기고 자동차 기업은 자동차라는 상자만을 만드는 존재로 전락할 수 있다는 말이다.
자동차 OS가 만들어 낼 새로운 경쟁 구도
자동차 OS로 인해 자동차의 부가가치가 소프트웨어로 대폭 옮겨지는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이러한 현상이 초래할 업계 구조의 변화를 생각해 보자.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분리되면서 하드웨어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물리적 기능을 지배받는 구조로 바뀐다.
하드웨어에는 오랫동안 견고하게 사용하는 이용의 장기화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또 센서 등의 진화를 받아들여 하드웨어를 플러그 앤 플레이로 업데이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하드웨어의 중요한 경쟁 영역은 반도체 및 통합된 시스템을 내장한 SoC로 바뀔 것이며, 하드웨어의 부가가치는 전통적인 티어 1보다는 퀄컴 같은 티어 2의 SoC 제조사가 지배하는 영역이 늘어날 것이다.
구체성을 보이기 시작한 모빌리티 컴퍼니로의 진화
모빌리티 1.0에서는 클로즈 루프 시스템의 자동차 산업을 타파하기 위해 자동차를 OS 화하고, 오픈 아키텍처의 자동차로 진회 시킨다.
이른바 SDV화를 가리킨다. 이때 새로운 자동차 제조의 관건이 되는 것이 자동차 OS 아린이다.
아린을 통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분리되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도 자동차와 자유자재로 연결된다.
모빌리티 1.0 단계에서 자동차는 SDV로 진화한다.
모빌리티 2.0에서는 SDV를 기반으로 모빌리티를 확장한다. 풀 라인업의 자동차, e-팔레트 같은 새로운 모빌리티와 라이드 셰어, 하늘을 나는 자동차 등 산업 구분을 뛰어넘어 네트워크로 전 세계의 사람, 사물, 행위, 에너지의 이동을 뒷받침하고 모빌리티를 확장하려 하는 것이다.
모빌리티 3.0에서는 자동차가 사회적 디바이스로 발전해 사회 시스템과 하나가 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게 된다.
사회와 연결된 자동차는 사람들의 생활을 뒷받침하는 서비스로 이어지며 에너지, 교통, 물류, 생활을 포괄하는 생태계를 형성한다
우븐 시티는 이러한 새로운 서비스와 고객 체험을 실증 실험한 뒤, 세상에 보급하려 한다.
자동차 산업에는 아직 큰 가능성이 있습니다. 도요타가 구조 개혁을 위해 용기 있게 행동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Ⅵ. 목표는 2030년까지 우상향 영업이익
새 체제는 우상향 하는 청사진을 강조
우선 2023년부터 2030년까지는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하이브리드의 성장에 힘입어 생산 대수는 천만 대로부터 우상향 선을 그린다.
수익성은 영업이익을 나타내는데, 2023년의 3조 엔을 기점으로 2030년까지 줄곧 상승세를 그릴 목표라고 했다.
수익 증가의 요인으로는 왼쪽부터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한 판매 대수 증가, 밸류 체인의 수익 확대, 이어서 도요타의 특기인 원가 절감을 들고 있다.
그리고 아래를 향하고 있는 검은색의 거대한 이익 감소 요인이 전기차로의 전환에 드는 투자와 규제 대응 비용, 모빌리티에 대한 선행 투자 비용 등이다.
현재의 강점은 하이브리드로부터 얻는 수익이다. 이를 확실히 거둬들이는 동시에 전기차로의 전환과 모빌리티에 대한 대응을 확실히 추진해 우상향의 지속 가능한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새 체제의 강한 의지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증감 요인은 시계열적으로 차례대로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도요타의 영업이익은 2026년경까지는 하이브리드의 이익 덕에 순조롭게 증가 기조가 지속되겠지만, 그 후에는 전기차로의 전환에 드는 비용이 거액의 이익 감소 요인으로 작용해 2026년 이후로는 수익의 내리막길이 예상된다.
지속 가능한 재무 체질을 유지하려면 하이브리드를 잘 팔아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밸류 체인 수익을 제대로 챙겨야 한다.
휘발유 차량에서 큰 효과를 내면서 경쟁력의 원천으로 떠올랐던 원가 절감은 부품 개수가 줄어드는 전기차에서는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글을 마치며 ]
여기에 나온 정보 중에서 네 가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보도록 하자.
첫 번째는 모빌리티 서비스로의 변화라는 점이다.
스마트폰의 탄생은 우리 삶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냈다.
스마트폰이 있기 전 우리는 택시를 타기 위해서 길에 서서 오랜 시간 동안 기다려야 했다.
그렇지만 지금은 이동 전에 택시를 호출하고 정해진 시간에 이동하고 정해진 금액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나아가 구글 지도를 활용해서 우리가 원하는 목적지를 쉽게 찾을 수 있고 언어를 극복해서 운전자와 소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예전에는 이동을 위해서 자동차라는 기기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자동차보다는 사람과 사람이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도구인 스마트폰이 더 중요해진 시점이다.
이는 기존의 모빌리티 서비스가 새롭게 이동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모빌리티 산업은 자동차의 중요도보다는 자동차가 어떻게 사용될 것인가 하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두게 될 것이다.
두 번째는 전기차로의 전환은 새로운 기업에게는 기회이지만 기존의 기업에게는 너무 큰 규모의 투자가 된다.
자동차를 이동시키는 에너지가 휘발유와 경유에서 전기라는 새로운 에너지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전기를 활용하게 됨으로써 사용자는 더욱 저렴한 비용으로 사용하고 환경도 보전할 수 있어 사회적으로 더 많은 이용성이 보장되지만 생산자 입장에서는 매우 큰 부담이 된다.
아직 전기차의 소비가 대중화가 되지 못해서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고 이는 전기차 생산업체들에게 상당한 비용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때에 각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이 큰 부분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이는 불균형한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내게 되었고 중국에게 더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되게 되었다.
중국은 자국 내에서 자국 전기차에게만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중국과 우호적인 국가들에게는 전기차 도입에 따른 인센티브를 약속하면서 중국 전기차의 약진을 강하게 돕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중국의 지원에 대해서 불만을 표출하고 관세를 높이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결국 중국이라는 큰 시장이 없어지게 됨으로써 전기차 판매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 된다.
이 때문에 기존의 내연기관차 업체들은 기존 공장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투자를 하기가 어렵다.
반면에 전기차만 생산해 내는 기업들은 신규 투자에만 집중하면 되기 때문에 오히려 효율적으로 생산을 할 수 있다.
도요타의 적기 생산 시스템(JIT)이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는 있겠지만 이는 큰 차이점으로 다가오지 못하고 전기차 투자를 극복할 수 있는 요인은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전기차로의 전환은 필수적인 요소로 인해서 분명 투자를 포기할 수 없는 대상이 될 것이다.
세 번째는 내연기관 → 하이브리드 → 전기차로의 변환이라는 청사진을 위해 영업이익이 지속 우상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기차로의 전환을 위해서 어떤 기업들은 바로 대규모의 전기차 투자를 집행했지만 이는 경영상의 너무 과도한 부담으로 다가오게 되었고 현재는 현명한 투자 결단이었다고 보이지는 않고 있다.
오히려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의 판매가 좀 더 현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요타도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판매 비중을 늘려 영업이익을 만들어내고 이 과정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을 활용해 단계적으로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판매를 점진적으로 늘려나가야 하며 전기차에 대한 투자도 지속해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네 번째는 미래 자동차의 경쟁력은 소프트웨어에 있다는 점이다.
인간은 앞으로 자동차를 직접적으로 운전하는 경우가 점점 더 줄어들 것이다.
이미 크루즈 모드와 자율주행 모드는 사람들에게 많이 사용되고 있고 점점 더 발전할 것이라고 보이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동차를 통제하는 시스템적인 요소가 더욱더 크게 작용할 것이다.
자동차는 주차장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줄어들 것이고 사용하기 위해서 호출이 될 때에 적극적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도심에서는 공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고 자동차 대수의 감소로 인해서 건물의 활용이나 도로의 활용도도 높아지게 되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즉, 자동차의 발전이 다양한 사회적인 변화도 함께 만들어낼 것이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마지막은 전기차로의 전환은 이뤄질 것인데 이는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 여부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다.
지금까지 도요타가 자동차 회사로서 향후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나갈 것인가에 대해서 고찰해 봤는데 결국 전기차로의 전환과 모빌리티 서비스의 혁신을 이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현재의 기술력을 보면 자동차 제조에서는 도요타가 분명 선도하는 기업임에는 분명하다.
그리고 전기차의 발전이 캐즘을 넘지 못하면서 하이브리드 판매를 통해서 도요타가 기회를 잡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미래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상상해 보면 운전자가 없는 자동차를 만드는 것은 자동차 제조업체가 아닌 IT 기업들에 달려 있다고 보인다.
그리고 OS를 만들어서 자동차를 마치 스마트 기기처럼 통제하는 기술이 미래에 중요하게 대두될 것이다.
이런 변화가 어떻게 이뤄지게 될 것인지 지속해서 고찰하고 고민하는 것은 미래 산업 변화를 알아가는데 매우 중요할 것이다.
참고 도서 : 도요타 EV 전쟁 ( 나카니시 다카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