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초미세 공정을 위한 EUV 장비는 무엇인가?

by Grandmer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공정을 노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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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쉽게 비유하자면 빛이라는 붓으로 실리콘 웨이퍼 위에 아주 정밀한 설계도를 그리는 작업이다.


2026년 현재 3nm, 2nm를 넘어 옹스트롬 단위의 초미세 공정으로 가기 위해 EUV (극자외선, Extreme Ultraviolet) 장비가 필수적인 이유는 바로 붓의 굵기 때문이다.


1. 빛의 파장 : 더 가느다란 붓이 필요하다.


반도체 회로 선폭이 머리카락 굵기의 수만 분의 일 수준으로 좁아지면서 기존에 사용하던 DUV(심자외선) 광원은 한계에 부딪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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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V (기존) 파장이 193nm이다. 붓이 너무 굵어서 아주 세밀한 회로를 한 번에 그릴 수 없다.


EUV (신규) 파장이 13.5nm로 DUV보다 14배나 짧다. 훨씬 더 가느다란 붓으로 아주 미세한 회로를 정밀하게 그릴 수 있게 된 것이다.


2. 공정의 단순화 : 여러 번 그릴 것을 한 번에


EUV가 없던 시절, 삼성전자나 TSMC는 굵은 붓(DUV)으로 얇은 선을 만들기 위해 같은 자리에 여러 번 겹쳐 그리는 멀티 패터닝 방식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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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 패터닝은 회로 하나를 만들기 위해 공정을 3~4번 반복해야 한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정렬이 어긋날 확률이 높으며 비용이 비싸다.


EUV 싱글 패터닝은 EUV를 쓰면 복잡한 회로도 단 한 번의 노광으로 그려낼 수 있다.


공정 단계가 줄어드니 수율이 올라가고 생산 기간이 단축된다.


3. 기술적 난제 : 모든 것을 흡수하는 빛


EUV는 다루리가 까다롭기로 악명이 높다. EUV 광원은 공기를 포함한 거의 모든 물질에 흡수되어 버리는 성질이 있다.


빛이 사라지지 않게 하기 위해 장비 내부를 완벽한 진공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렌즈를 통과하면 빛이 흡수되므로, 특수 제작된 다층막 거울을 이용해 빛을 반사시켜 웨이퍼에 전달한다.


이 거울의 표면 거칠기는 원자 몇 개 수준으로 매끄러워야 한다.


4. 26년 현재 : High NA EUV의 시대


이제 업계는 일반 EUV를 넘어 High-NA(고개구율) EUV 장비 확보 전쟁 중이다.


렌즈의 해상력을 높여 2nm 이하 공정을 구현하기 위한 장비이다.


한 대당 가격이 5,000억 원을 상회하며 네덜란드의 ASML이 독점 생산한다.


이 장비를 몇 대 확보하느냐가 삼성, TSMC, 인텔의 미래 패권을 결정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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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V는 반도체를 더 작고, 더 빠르고, 더 저전력으로 만들기 위한 유일한 물리적 수단이다.


중국이 이 장비를 구하지 못해 고전하는 이유도 바로 이 대체 불가능한 정밀도 때문이다.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를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은 네덜란드의 ASML 뿐이다.


단순히 기술력이 좋은 수준을 넘어, 전 세계 반도체 제조사가 ASML의 일정에 목을 매는 슈퍼 을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ASML이 독점적인 이유는 거대한 기술 생태계의 정점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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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V 장비는 한 기업의 노력만으로 만들 수 없는 인류 공학의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ASML은 세계 최고의 광학 기술을 가진 독일의 자이스 ( ZEISS) 지분을 인수하며 배타적 협력 관계를 맺었다.


또한 EUV 광원을 만드는 미국의 사이머(Cymer)를 아예 인수해 버렸다.


즉, 핵심 부품 공급망 자체를 ASML이 장악하고 있다.


ASML은 EUV 상용화를 위해 30년 이상의 시간과 수조 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삼성전자, 인텔, TSMC가 과거에 ASML에 직접 지분 투자를 하며 개발비를 지원했을 정도로 전 세계가 합작해 만든 장비이다.


1억 도에 가까운 온도로 플라스마를 만들어 빛을 내고 이를 원자 단위로 매끄러운 거울로 반사시키는 제어 기술은 타 기업이 단기간에 따라잡을 수 없는 수준이다.


현재 ASML과 똑같은 방식의 EUV 장비로 정면 승부하는 곳은 사실상 없다.


대신 다른 방식으로 미세 공정을 구현하려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1) 캐논 - 나노 임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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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회로를 그리는 대신, 나노 크기의 문양이 새겨진 도장으로 웨이퍼를 직접 찍어내는 방식이다.


EUV 대비 장비 가격이 10분의 1 수준이며, 전력 소모도 90% 가깝게 줄일 수 있다.


26년 현재 5nm 급 공정 양산을 목표로 낸드 플래시 등 메모리 분야부터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복잡한 로직 반도체 ( CPU/GPU ) 적용에는 한계가 있다.


2) 니콘 - DUV 고도화 및 광학 협력


기존의 DUV (심자외선) 장비를 극한으로 정밀하게 다듬어 EUV 없이도 미세 회로를 구현하는 멀티 패터닝 기술에 집중한다.


일본 내 반도체 연합인 라피더스 등과 협력하며 차세대 광학 시스템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나, 최첨단 공정에서는 ASML의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고 있다.


3) 중국의 국산화 시도 (SMEE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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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규제로 ASML 장비를 살 수 없게 된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노광 장비 국산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재 28nm급 장기 자급화에는 성공했으나, EUV급 장비는 핵심 부품(광원, 거울)의 공급망 차단으로 인해 서방과의 격차가 여전히 10년 이상 벌어져 있다는 평가이다.


요약해 보면 초미세 공정을 위한 EUV 장비는 독점적인 구조와 막대한 시간과 자금력이 투입된 기술력으로 인해 단기간에 현재 상태가 변화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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