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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신웅 Dec 06. 2023

위플래쉬

가스라이팅을 향한 통쾌한 복수의 한방

이 영화는 최고의 재즈 드러머를 꿈꾸며 미국 명문 음악학교인 셰이퍼 음악학교에 입학한 앤드류 네이먼이 악랄하고 교활한 플렛처 교수를 만나게 되면서 겪는 변화와 성장을 다루고 있다. 한마디로 앤드류가 플렛처의 가스라이팅을 극복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도입부, 전개, 클라이맥스, 결말 등으로 나눠 앤드류의 변화를 살펴보면 우선 플렛처 교수를 만나게 되는 도입부에서 앤드류는 다른 학생들과 다름없이 열정이 넘치는 평범한 학생의 모습을 보인다. 그러다 우연히 플렛처 교수를 만나 조언을 듣고, 교수의 밴드에 합류하면서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희망에 부푼다. 하지만 이내 돌변한 플렛처 교수의 무자비한 지적과 갑질에 충격을 받고 혼란을 겪게 된다. 가스라이팅이라는 미끼를 제대로 물게 된 것이다. 


전개와 클라이맥스 부분은 앤드류가 플렛처 교수에 의해 어떻게 미쳐가는지 그 과정을 보여준다. 앤드류는 자학에 가까운 집착으로 포기하지 않고 연습에 매달린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를 통해 메인 드러머로서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하게 된다. 이는 앤드류의 집착을 더욱 키우고, 여기에 친척들의 무시와 냉대는 앤드류 내면에서 활활 타오르고 있는 집착에 기름을 끼얹는 꼴이 된다. 이후 앤드류는 자신의 인생에서 뭐가 중요한지 깨닫지 못한 채 여자친구에게 일방적인 결별을 통보하는 등 플렛처 교수의 가스라이팅에 지배당하며 광적으로 드럼에 집착하게 된다. 


앤드류의 광적인 집착이 최고조에 이르는 장면은 영화 클라이맥스 부분인 ‘더 넬런 경연’ 날 장면이다. 하필 이날 교통사고를 당한 앤드류는 망가진 몸으로 어떻게든 공연을 하려고 하지만 밴드의 공연을 망치게 되고, 한순간에 자신의 노력과 위치를 부정당했음을 깨달은 앤드류는 그제야 자신을 가스라이팅한 플렛처 교수에게 분노를 표출하고 결국, 두 사람 모두 학교를 떠나게 되는 결말을 맞는다.


이후 계절이 지나 앤드류는 우연히 플렛처 교수를 다시 만나게 된다. 이때 앤드류는 과거의 상처를 통해 주저앉은 것이 아니라 한 단계 성장한 사람이 돼 있다. 플렛처 교수는 교활하게 자신을 학교에서 쫓겨나게 한 앤드류에게 복수하려 하지만, 그 자리에서 앤드류는 오로지 자신의 실력으로 플렛처의 복수를 뭉개버린다. 그리고 오히려 자신이 플랫처에게 통쾌한 복수의 한방을 날린다.


앤드류의 이러한 변화가 관객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앤드류의 드럼을 향한 식지 않는 열정 때문이다. 영화 내내 드럼과 음악에 대한 열정의 일관성이 앤드류의 심리적인 변화를 수긍할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악인을 통한 시련과 고통에서도 이 열정만은 끝내 놓지 않았기에 영화의 마지막, 앤드류가 통쾌하게 복수하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고, 앤드류의 내적 성장에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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