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침을 넘어 새벽형 인간이다. 시작은 어딘지 모르겠다. 성적우수자를 모아둬 역설적으로 내게 도움이 안 됐던 심화반이라든가 (난 시끄러운 곳에서 혼자 서서 공부하는 걸 좋아한다. 독서실에 모아두면 내겐 도움이 안 된다.) 아주 먼 곳에 살며 4시 30분에 첫 차를 잡기 위해 뛰던 대학 시절 및 알바 시절이라든가 아님 수습기자 생활을 하며 집 가서 옷만 갈아입고 바삐 다시 나오던 시절의 잔상이라던가. 아무튼간에 나는 새벽형 인간이다. 그 시간에 깨어서 뭘 하고 아주 일찍 잔다. 물론 교대 근무든 저녁 취재든 밤새움 취재든 문제없이 다 한다. 그래도 일찍 일어난다. 그것만은 지켜야 하는 시스템인 셈이다. 늘어지게 자고 나면 등뼈와 목이 아파 견딜 수 없다.
애니웨이, 아침에 일어나면 해야 할 일들이 아주 빨리 처리된다. 아직도 유행하고 있는 MBTI의 TJ형 인간인 나는 대개 머릿속에 뭘 해야 할지 확고한 계획이 들어차 있는데, 그것에 따라 행동하면 그게 전부다. 아침에 일어나 바삐 움직인다고 자랑하는 글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야행성으로 할 일을 미루는 이들과 맞지 않는다. 야행성이 문제가 아니다. 회사의 오래된 고인물 중엔(냉정하게 우리가 애플 삼성전자 구글 다니는 게 아니잖아. SK하이닉스도 아니고. 물론 이 기업들에도 이상한 사람이야 있겠지만 언론판보다 덜하리라고 막연하게 생각한다. 사람을 믿는 게 아니다. 시스템이 있다는 얘기다.) 할 일이 없어 몸부림치다가 저녁이 돼서야 데스킹을 하고 수당을 신청하고 쳐자다가(미안하다 이런 표현. 이런 치들은 이런 표현으로 좀 맴매를 맞아야 한다.) 기자들 톡에 늦게 답하고 데스킹 대충 눌러두고 일하는 척하는 이들이 너무나 많은 일부의 이들이 있는 언론사와는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놀고 먹다가 연차만 대충 쌓여서는 업계의 전문가인 체 하는 것들이 나는 너무나 웃기기만 하다.
물론 위의 문단에는 내 존경하는 선배들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들은 유니콘처럼 내 마음 속 한 자리에 있다. (늘 생각한다는 게 아니라 굳이 쓰려다보니 언급했고, 존경한다는 것.) 아무튼간에 모든 일을 처리하기 좋은 아침과 점심과 해 떠 있는 시간을 지나 저녁에서야 일어나 일하는 척하는 이들이 버티는 조직도 걸러야 한다. 이래저래 거를 게 많아진 나이는 어리지만 고연차가 된 나는 좀 더 신중해졌다. 아마 진즉에 그랬어야 할 거다. 지나치게 생각이 많고 신중하면 뭐든 되지 않기 때문에 나는 첫 차를 잡아타는 성격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여러 생각이 든다. 신중하게 내 시간을 쓰자. 똑똑한 상사를 만나자. 존경하던 상사를 만나자. 부정적인 루저 (미안하다 이런 표현) 들을 피하자. 뭐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예전보다 더 신중하게, 나의 시간의 가치를 지키자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철저하게 결심을 해둬야, 그나마 나는 이상한 것들을 거를 수 있을 것이다. 난 너무 나이브하고, 일만 사랑하기 때문에, 세상에 그렇지 않은 치들이 있다는 것을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
+) 위와 아주 별개의 이야기로, 시차도 없이 어딜 가든 자동 새벽+아침형 인간 생활이 되는 나의 타고난 시간 감지 센서에도 감사하다. 하하하. (자랑 아님. 그만큼 시간 효율성 보장이 내게 중요하단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