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민진 Jul 19. 2022

It’s going to be amazing!

The Rabbit Listened 



My mom is always on her phone. I always ask her to get off. but she doesn’t. 

She’s on it half the day, and the other half she’s working. 

All I want to do is spend more time with her. 

What should I do?  

                                                                                                               Anonymous, 2022 


미국에  Highlights라는 매거진이 있습니다. 어린이들의 관심사에서부터 만들기 활동 등 다양한 읽을거리가 담겨있는 어린이 매거진이지요. 그중 어린이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코너에 눈길이 갔습니다. 요즘 정크푸드를 너무 많이 먹어서 고민이라는 이야기, 식물을 좋아하는 엄마가 방마다 식물을 너무 많이 놓는데 엄마 기분이 상하지 않게 좀 치우고 싶다는 이야기, 자기는 혼자 있을 때 자신의 고민들을 노래로 부르는데 이것이 안 좋은 거냐는 이야기까지 어린이들의 고민이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났습니다.


그중 엄마와 시간을 많이 보내고 싶은데 엄마는 폰을 많이 보고, 일하느라 바빠서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한다는 어린이의 사연에는 저의 모습들을 되돌아보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좋은 정보들을 찾고, 일한다는 명목이었지만 아이의 눈에는 고개 숙여 폰만 바라보는 엄마의 모습일 뿐이었겠지요. 엄마와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엄마에게 사랑의 말을 먼저 전하고, 집안일에 함께 참여하며, 하루 일과 중에 10분 만이라도 엄마의 일상을 함께하라는, 그래도 안되면 또 다른 방법들을 찾아보면 되니 포기하지 말라는 편집자의 조언은 애처롭기까지 했습니다.


저에게 가장 와닿았던 것은 슬픔을 마주하게 된 한 어린이의 사연에 8살 어린이가 해준 조언이었습니다.


When you are afraid

Your body shakes,

Your heart pounds faster.

Sometimes you cry.

You want to hide.

You want to run away.

You go to your mom so she 

Can hug you, and tell you 

Everything will be OK.

                        -Josh, age 9


두렵거나 울고 싶을 때, 숨고 싶거나 도망가고 싶을 때 언제든 달려가 안길 수 있는 엄마의 품은 이 세상 가장 포근하고 편안한 안식처겠지요.





Cori Doerrfeld 작가의  The Rabbit Listened 책 속의 주인공 Taylor에게도 큰일이 생겼습니다. 너무 슬픈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해결할 방법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하는 동물들은 Taylor에게 와서 이럴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려주지만 Taylor에게는 전혀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결국 모두 떠나게 되고 Taylor 혼자 남게 되지요. 


그런 Taylor에게 토끼가 조금씩 조금씩 다가옵니다. 토끼는 그저 Taylor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었어요. Taylor가 소리를 지르고, 숨어버리고, 심지어 복수를 계획할 때에도 그저 묵묵히 들어주었지요. 토끼는 내내 Taylor 곁을 지켜주었습니다. 결국 스스로 마음을 해결한 Taylor는 다시 일어날 용기를 얻게 되고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It’s going to be amazing!





이번 주에 큰 아이가 아웃리치를 떠났습니다. 아웃리치를 준비하는 기간 동안 팀 내에서 아이의 역할이 갑작스럽게 조정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원래 Bible sub teacher로 섬기기로 되어있었는데 명단을 보니 Art 팀에 들어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 혹시나 아이의 마음이 상하지는 않았을까 디렉터에게 이메일을 보내볼까, 어떻게 하면 아이의 마음이 다치지 않게 살펴 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아이가 스스로 디렉터에게 이메일을 보내 자신의 역할이 왜 변경되었는지 물어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동안 Art 팀으로 섬겼던 아이에게 너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아이는 없다며 Art 팀 총 디렉터 역할을 맡긴 것이었습니다.


이곳저곳 이메일을 보내며 자신의 역할을 조율하고 준비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이 아이를 통해 흘러갈 사랑이 벌써부터 아름다웠습니다. 무엇보다 스스로 마음의 감정들을 정리하고 앞으로 걸어 나가는 딸을 보며 내가 너무나 사랑한다는 이유로, 사랑하는 딸의 마음에 행여나 상처가 생길까 싶은 엄마의 불안함과 조급함이 아이의 마음 주인 노릇을 하려고 했구나 싶어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아이보다 앞서서 늘 해결해 주는 것보다, 한 걸음 물러서서 묵묵히 지켜봐 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깊은 사랑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런 시간을 통해 우리는 더욱 단단한 마음으로 'It’s going to be amazing!’이라고 외칠 수 있었지요.


  


 The Rabbit Listened 책과 함께 A Mouse Called Julian 책도 읽어보세요.  Todd-Stanton 작가는 comfort zone을 벗어나 맞닥뜨리게 되는 새로운 상황들이 그리 나쁘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Fagan 작가의 Bear Wants to Sing도 읽어볼까요? 다른 사람들로 인해 마음이 낙심되어도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끝까지 지켜나가는 주인공을 만날 수 있는 영어 그림책입니다.




오늘은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볼까요. 종이컵 실 전화기를 만들어 마음을 주고받아도 좋겠습니다. 우리 가족 상담소를 열어 이야기를 들어주고 꼭 안아주는 시간은 어떨까요? (단, 절대 조언하지 않고 들어주기만 하기로 해요.)  쑥스럽다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의 고민부터 들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톰 소여에게도 소공녀에게도 모두 다 고민이 있었답니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보세요. 우리를 둘러싼 수많은 소리들을 들어보세요. 이 세상 모든 만물이 우리에게 It’s going to be amazing!이라고 외치고 있네요.


자, 우리 모두 It’s going to be amazing!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행복을 품는 아이예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